내 토끼 어딨어?
책표지 : 살림어린이
내 토끼 어딨어? (원제 : Knuffle Bunny Too: A Case of Mistaken Identity)

글/그림 모 윌렘스, 옮긴이 정회성, 살림어린이

※ 2008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모 윌렘스는 칼데콧 명예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그림책 작가입니다.(2004년 “비둘기에게 버스 운전을 맡기지 마세요!“, 2005년 “Knuffle Bunny : A cautionary Tale“, 2008년 “내 토끼 어딨어?”) ‘세서미 스트리트’ 등으로 에미상을 여섯 차례나 수상한 방송 작가이기도 하구요. 모 윌렘스는 좋은 그림책의 첫 번째 조건 ‘재미’를 항상 충족시킬 줄 아는 그림책 작가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방송 작가답게 하나의 캐릭터가 완성되면 대부분 시리즈물로 기획해서 아이들의 인기를 끌어 모으는 재주가 아주 뛰어난 작가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국내에도 그의 작품은 꽤 많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기가 막힌 반전을 감추고 있는 그림책 “안 돼요, 안 돼!“,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정말 정말 한심한 괴물, 레오나르도” 등은 아이들이 틀림 없이 좋아할 겁니다.

오늘은 그에게 세 번째로 칼데콧 명예상을 안겨 준 “내 토끼 어딨어?”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내 토끼 어딨어?

아빠와 유치원에 가는 트릭시는 꼬마 토끼 인형을 유치원 친구들에게 보여 줄 생각에 잔뜩 들 떠 있습니다. 트릭시의 생기발랄함 넘치는 표정은 보는이에게도 에너지를 전달하는 듯 합니다.

내 토끼 어딨어?

그런데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꼬마 토끼 인형이라 생각했던 것도 잠시, 소냐도 트릭시와 똑같은 꼬마 토끼 인형을 들고 유치원에 왔습니다. 그 바람에 트릭시와 소냐는 오전 내내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오후에 선생님에게 토끼 인형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수업이 끝나자 선생님은 꼬마 토끼를 돌려주셨고, 트릭시는 기분이 조금 나아진 채로 집에 돌아와 열심히 놀다 겨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꼬마 토끼를 꼬옥 껴안은 채 말이죠. 그렇게 트릭시의 하루가 잘 지나가나 싶었는데…

내 토끼 어딨어?

한 숨 잘 자던 트릭시는 한 밤중에 엄청난 사실을 깨닫고 눈을 뜨게 되는데요. 그건 바로 꼬마 토끼가 소냐의 토끼와 바뀌었다는 사실이었어요. 새벽 두시 반, 울먹이며 엄마 아빠 방으로 달려갔죠. 이 토끼는 내 토끼 인형이 아니라는 트릭시를 달래며 아침에 찾자는 아빠의 말씀. 하지만 꼬마 토끼 없이는 다시 잠들 수 없을 것 같은 트릭시의 눈빛(트릭시가 눈빛만으로 아빠를 설득하는 장면이 참 재미있어요. ^^)을 보자 아빠는 하는 수 없이 소냐네 집에 전화를 걸어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소냐의 집에서 먼저 전화가 왔습니다. 트릭시의 토끼가 소냐네 집에 있다구요.(그런데, 그러나, 하지만이 너무나 많은 트릭시의 일상입니다.)

내 토끼 어딨어?

트릭시와 소냐, 트릭시 아빠와 소냐의 아빠는 그렇게 새벽 거리에서 만나 꼬마 토끼들의 진짜 주인들을 찾아 주었죠.

그리고 유치원에서 같은 토끼 인형 때문에 신경전을 벌였던 두 소녀는 자신의 꼬마 토끼가 없어져 걱정했던 마음을 나누며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었대요. 이제 유치원에 가는 트릭시와 소냐는 둘이서 뿐 아니라 꼬마 토끼까지 함께 노느라 할일이 엄청 많아 졌다고 하네요. ^^

나만의 꼬마 토끼라 생각하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트릭시 앞에 나타난 똑같은 소냐의 토끼 인형, 그리고 꼬마 소녀들이 벌이는 신경전이 재미있죠? 어른들 눈에는 그저 똑같아 보이는 토끼 인형일 뿐이지만 그 둘에게는 분명 다른 토끼인형입니다.

트릭시와 아빠 뿐 아니라 트릭시의 꼬마 토끼의 표정 변화까지 아주 섬세하게 그려냈어요. 중간에 트릭시와 소냐의 토끼 인형들이 바뀌게 되는 부분의 토끼 표정도 주목해서 보세요.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두 토끼 인형의 어디가 다른지도 꼭 찾아 보세요. 트릭시를 위해 새벽 시간 어색한 표정으로 만나는 아빠들의 모습 속엔 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흑백의 실사 사진 배경 위에 잉크로 스케치한 그림이 독특한 매력을 선사하는 그림책입니다. 애착을 갖는 꼬마 토끼를 통해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는 트릭시의 이야기는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웃음 짓게 되는 그림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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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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