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원제 : Green)
글/그림 로라 바카로 시거 | 옮김 김은영다산기획

※ 2013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로라 바카로 시거는 그림책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로 2013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이에 앞서 2008년에도 “무엇이 무엇이 먼저일까?”로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녀의 그림책들의 특징은 붓터치까지 살아있는 선명한 색상의 조합을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다이 컷 기법(Die-Cut : 종이에 구멍을 뚫는 기법)을 사용한다는 점, 간단 명료하게 표현한 글과 함께 놀이하듯 재미있게 그림책을 구성 한다는 점을 들 수 있어요.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초록들이 존재할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초록색들은 얼마나 될까요? 초록색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숲 속엔 울창한 초록

초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누구나 숲이나 나무 아닐까요? 작가 로라 바카로 시거도 이렇게 울창한 숲 속이라는 장소를 시작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많고 많은 초록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페이지마다 그림에 구멍을 뚫어 다음 장에선 무엇으로 연결될지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해놓았어요. 초록색 나뭇잎으로 시작된 그림책 속 구멍은 이야기의 전개와 함께 물고기로, 호랑이 눈으로, 애벌레로, 전등으로 다양한 모양으로 변신합니다.

초록은 숲 속 뿐만 아니라 바닷 속에도 존재합니다. 숲 속의 것이 울창한 초록이라면 바닷 속엔 깊푸른 초록이 존재하지요.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우리 주변 초록들을 더 찾아 볼까요? 라임은 초록 중에서도 싱그런 초록을 가지고 있어요. 녹두는 누릇한 초록이구요.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정글은 거뭇한 초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깊고 울창한 밀림을 떠올리게 하는 거뭇한 초록 속 호랑이의 붉고 검은 얼룩덜룩한 무늬는 정글의 무겁고 짙은 초록빛깔과 대조되어 더욱 선명하게 이미지를 부각되게 합니다.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이구아나도 초록을 품고 있어요. 그 초록빛은 주변 색상과 잘 어우러져 눈에 띄지 않도록 얼룩덜룩한 초록입니다.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고사리 달빛 어린 초록’이라는 표현은 참 아름답습니다. 달맞이 중인 고사리에 어린 초록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초록빛을 품고 있는 달에게서 온 것일까요? 그러고 보니 달빛 역시 초록을 품고 있습니다. 세상은 빨강색, 노랑색, 초록색, 파랑색 처럼 단순히 한 색깔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작가의 그림을 통해 바라보면 세상의 색상은 서로 다른 듯 비슷하게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초록빛 줄무늬를 갖고싶은 얼룩말, 붉은 꽃잎 위 느릿느릿 기어가고 있는 초록색 애벌레, 오래되어 빛바랜 초록, 반딧불 반짝이는 초록불빛, 나무 아래 초록 그늘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초록에서부터 연상되는 초록까지, 울창한 초록부터 짙은 초록, 싱그런 초록, 얼룩덜룩 초록, 달빛 어린 초록까지 다양한 경계를 넘나드는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빛 향연.

하지만 이렇게 많고 많은 초록들도 가을이 오면 멈추고 맙니다. 이제 초록의 세상은 끝이 난 것일까요?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겨울이 오면 주변의 수많은 초록빛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지만 영원히 없어진 것은 아니예요. 이때의 초록들은 흰 눈에 덮여 있거든요.

흰 눈에 덮인 초록

초록을 이렇게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작가의 표현력이 참 놀랍죠? 겨울의 초록은 흰 눈에 덮여있다는 작가의 낭만과 통찰력!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숨어있던 초록은 계절이 순환되면서 이렇게 다시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밉니다. 연초록빛 세상은 다시 순환을 시작하는 것이죠. 고사리 손으로 심은 작은 식물은 자라고 또 자라 울창한 초록빛을 뿜으며 세상을 초록으로 물들이겠죠.

우리 곁에 언제나 초록은 영원해.

그림책을 읽고 나면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던 초록이 자꾸만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사색 볼펜에서 잘 쓰지 않아 존재감을 잊고 있었던 초록색 볼펜이며 신호등 초록불, 비상탈출구의 초록색까지 말이예요. 그리고 그 초록들을 다양하게 표현해보고 불러주고픈 충동까지 생겨나네요.^^  다양한 초록색의 향연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소중함, 그리고 세상에 대한 관심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림책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 은 단순한 문장 속에 숨어있는 오묘한 진리를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눈과 그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 입니다.


칼데콧 수상작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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