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을 소재로 칼데콧상을 받은 그림책은 모두 일곱 권입니다.(칼데콧 메달은 없고 모두 명예상입니다.) 1953년부터 2007년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같은 소재로 수상작이 나오는걸 보면 아이에 대한 부모의 교육열은 어디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칼데콧상을 받은 일곱 권의 그림책들 중 한글판으로 출간된 것은 “알파벳은 요술쟁이“와 “알파벳 도시” 두권입니다.(맛보기를 할 수 있도록 아마존의 미리보기를 아래에 링크해두었습니다. ‘Hosie’s Alphabet’은 아마존에 미리보기가 없어 Vintage Childrens Books My Kid Loves 의 소개를 링크했습니다. 연도는 칼데콧상 수상 연도입니다.)

  1. 1953. Ape in a Cape: An Alphabet of Odd Animals (Fritz Eichenberg)
  2. 1973. Hosie’s Alphabet (글 Hosea, Tobias & Lisa Baskin | 그림 Leonard Baskin)
  3. 1975. Jambo Means Hello: A Swahili Alphabet Book (글 Muriel Feelings | 그림 Tom Feelings)
  4. 1987. 알파벳은 요술쟁이 (글/그림 수스 맥도날드)
  5. 1996. 알파벳 도시 (스테판 T. 존슨)
  6. 1997. The Graphic Alphabet (David Pelletier)
  7. 2007. Gone Wild: An Endangered Animal Alphabet (David McLimans)

이 중에서 국내에 출간된 “알파벳은 요술쟁이“와 “알파벳 도시” 두 권의 그림책을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알파벳은 요술쟁이
알파벳은 요술쟁이

(원제 : Alphabatics)
글/그림 수스 맥도날드 | 케이유니버스
(발행 : 2002/02/10)

※ 1987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알파벳은 요술쟁이

그림책 “알파벳은 요술쟁이“의 원제는 ‘Alphabatics’ 입니다. 그림책 속표지를 보면 Alphabatics는 ‘alphabet’ 과 ‘acrobatics(곡예)’ 의 합성어임을 알 수 있습니다. A부터 Z까지 알파벳들이 곡예를 부리면서 해당 알파벳으로 시작되는 단어의 모습을 표현하는 형식으로 그림책은 이뤄져 있어요.

가온빛의 영문 표기에 나오는 알파벳 G, A, O, N, B, I, T 일곱 글자들을 한 번 볼까요.

G : Giraffe

알파벳은 요술쟁이

G가 앞구르기를 하고 나니 어느새 기린의 얼굴이 알파벳 G 속에 담겨 있네요. 알파벳을 보여 주는 스물여섯 장의 그림은 지금 보는 것과 똑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왼쪽 페이지에서는 알파벳 대문자와 소문자를 보여 주고, 알파벳이 재미난 곡예를 부리고 나면 그 알파벳으로 시작되는 단어의 형상으로 변신 성공! 오른쪽 페이지는 단어와 그림을 보여주고 있어요.

A : Ark

알파벳은 요술쟁이

A는 물위로 풍덩 뛰어들더니 노아의 방주가 되었어요. 뒷 장에 나오는 rooster(수탉), yark, giraffe 가 타고 있네요.

O : owl

알파벳은 요술쟁이

흠… O 는 곡예라기보다는 변신술을 발휘한 것 같습니다. 대문자 O 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니 갑자기 동그라미가 두 개로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달빛 아래 부엉이로 변신해 있네요.

B : balloon

알파벳은 요술쟁이

 

B 가 폴짝 공중제비를 돌고나니 하늘 위로 날아 오르는 분홍색 풍선이 되었습니다.

I : insect

알파벳은 요술쟁이

오롯이 서 있던 I 가 서서히 날아 오르더니 파리가 되었어요. 꽃을 찾아 날아갔으니 꿀벌이라고 해야 하나요? ^^

T : Tree

알파벳은 요술쟁이

저는 스물여섯 글자 중에서 T 의 변신이 가장 맘에 듭니다. 별다른 재주를 피우진 않았지만 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던 T는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하나 둘 나뭇가지가 무성해지고 결국엔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아이들이야말로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꽃과 같은 존재임을 보여주고 싶었던 수스 맥도날드의 마음 아닐까요? ^^


알파벳 도시
알파벳 도시

(원제 : Alphabet City)
그림 스테판 T. 존슨 | 주니어김영사
(발행 : 2007/10/23)

※ 1996년 칼데콧상 명예상 수상작
※ 1995 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알파벳 도시

도시의 다양한 풍경 속에서 알파벳 문자를 찾아내 사진으로 담아낸 그림책 “알파벳 도시“는 칼데콧 명예상 뿐만 아니라 미국 삽화가 협회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했고, 뉴욕타임즈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알파벳 도시“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글자를 알려 주기 위한 그림책이 아닙니다. 늘 지나치던 길, 매일 뛰어놀던 운동장과 놀이터 곳곳에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움과 즐거움들이 숨어 있었다는 걸 새삼 일깨워주는 아주 멋진 그림책입니다.

스테판 T. 존슨은 “알파벳 도시“를 만들면서 두 가지 원칙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1. 모든 글자는 대문자여야 한다.
  2. 우리들이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주변 환경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도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거나 드라이브 하면서 얼마든지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글자 찾기도 좋고, 영어나 한글로 된 간판만 찾기나 약국 간판만 찾기 등등 얼마든지 자유롭게 변형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딸내미랑 동네 산책하면서 저도 한 번 해 봐야겠어요. ^^

자, 스테판 T. 존슨이 도시의 일상 속에서 찾아낸 알파벳으로 가온빛을 한 번 써 볼까요~

알파벳 도시

G, A, O, N, B, I, T 일곱 글자 모두 찾으셨나요? ^^

그럼 아래 그림엔 어떤 알파벳들이 숨어 있는지 한 번 찾아 보세요!

알파벳 도시

어릴 때부터 전 사람들과 소리들 그리고 도시를 둘러싼 오래되거나 새로 지은 건물들 속에서 어떤 특별한 에너지를 느꼈어요. 어느날 도시의 거리를 걷고 있을 때, 제 머릿속에 갑자기 “알파벳 도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중략)
제가 그린 그림들을 통해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우리 주위를 새롭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바라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를 넘어서 그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다 보면, 그림자의 조화와 리듬, 천 조각에 그려진 색색의 패턴, 도시의 가장 어두침침한 구석에도 새로운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 스테판 T. 존슨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우리 주위를 새롭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바라보게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잘 담겨 있는 그림책 “알파벳 도시“, 아이들과 함께 일상 속에서 다양한 놀이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주는 그림책입니다.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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