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원제 : Mr. Rabbit And The Lovely Present)
샬롯 졸로토 | 그림 모리스 센닥 | 옮김 고정아 | 보림
(발행 : 2000/03/10)

※ 1963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은 어린이 문학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샬롯 졸로토와 모리스 센닥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그림책으로 1963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했습니다. 보통 그림책 속에서 토끼라는 이미지는 귀엽고 예쁜 존재로 표현되지만 이 그림책에서는 엄마 생일 선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소녀의 고민을 들어주고 생일 선물 고르는 일을 도와주는 든든한 존재로 토끼 아저씨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어요. 표지 그림 속 소녀의 얼굴을 지긋히 바라보고 있는 토끼 아저씨의 눈빛에서 그의 지혜와 연륜이 느껴집니다.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꼬마 아이가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은 표정으로 오늘이 엄마 생일인데, 아직도 생일 선물을 고르지 못했다며 토끼 아저씨에게 도와 달라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뭐가 좋을까요?” 아이가 물었어.
“그래, 뭐가 좋을까?” 토끼 아저씨도 물었어.
“우리 엄마는 빨간색을 좋아하세요.” 아이가 말했어.
“빨간색? 하지만 빨간색을 선물할 수는 없잖아.” 토끼 아저씨의 말.
“그러니까 무언가 빨간 거요.” 아이의 말.

뭐가 좋을지 묻는 아이에게 토끼 아저씨는 똑같은 질문을 다시 아이에게 던집니다. 그러자 아이는 대략 큰 범위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건 ‘빨간색’이라는 걸 떠올리죠. 토끼 아저씨는 아이의 손을 잡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선물 할 수 있는 빨간색을 찾아보았어요.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빨간 속옷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아이의 말에 토끼 아저씨는 빨간 지붕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미 자기 집에는 지붕이 있다는 아이의 대답, 빨간 새 홍관조는 어떤지 묻는 토끼 아저씨에게 엄마는 새가 숲에 있는 걸 좋아한다고 아이가 대답합니다. 이렇게 둘은 대화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엄마가 좋아하는 것의 범위를 좁혀갑니다.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그러다 문득 엄마가 빨간 사과를 좋아하신다는 것을 깨달은 소녀는 토끼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엄마에게 드릴 사과를 땄어요. 하지만 이것만으론 좀 부족하다 생각한 모양인가 봐요. 다른 것도 더 있으면 좋겠답니다.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노란색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이리저리 생각을 굴려보던 아이와 토끼 아저씨. 노란 유치원 차, 해님, 카나리아, 버터…… 그러다 떠오른 것은 노란 바나나입니다. 사과에 바나나까지 엄마 생일 선물로 준비한 아이는 다른 것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며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더 떠올려 봅니다.

초록색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토끼 아저씨와 아이는 초록색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 에메랄드, 앵무새, 완두콩, 시금치, 애벌레…… 그러다 껍질이 초록색이 나는 청실배를 떠올리고 숲에서 청실배를 잔뜩 땄습니다.

이번에는 토끼 아저씨가 엄마가 또 무얼 좋아하는지 아이에게 물었어요. 엄마는 파란색을 좋아한다는 아이 말에 둘은 또다시 대화를 시작합니다. 파란 호수, 파란 별, 사파이어, 파랑새…… 그러다 파란빛 나는 포도를 떠올리고는 포도를 선택하기로 했어요.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이렇게 종일 걷고 생각하다보니 어느새 달이 떠오르고 별이 총총한 밤이 찾아왔어요. 아이는 토끼 아저씨와 온종일 고민하면서 모은 사과와 배, 바나나, 포도를 미리 준비해 두었던 바구니에 예쁘게 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 자신을 도와준 토끼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헤어집니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토끼 아저씨.” 아이가 인사했어.
“무슨 소리. 내가 좋아서 한 일인 걸.” 토끼 아저씨가 대답했어.
“그럼 안녕히 가세요.” 아이가 인사를 했지.
“안녕.” 토끼 아저씨도 인사했어.
“엄마한테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드리렴. 그리고 멋진 생일 선물도 축하한다고!”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엄마의 생일 선물을 찾는 이야기를 토끼 아저씨와 아이의 대화로 이끌어가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멋진 토끼 아저씨,  고민이 있을 때 내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토끼 아저씨 같은 친구가 있다면 언제나 마음이 든든하겠죠? ^^ 색깔을 기준으로 엄마의 생일 선물을 고르며 토끼 아저씨와 아이가 나누는 반복적인 대화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아이의 생각을 찬찬히 이끌어 주는 토끼 아저씨의 지혜가 멋지게 느껴지는 그림책 입니다.

※ 2000년에 보림출판사에서 출간된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은 현재는 절판입니다. 아쉽지만 이 책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가까운 도서관을 이용해 보세요.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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