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
마틴 루터 킹

(원제 : Martin’s Big Words : The Life of Dr. Martin Luther King Jr.)
도린 래퍼포트 | 그림 브라이언 콜리어 | 옮김 서애경 | 아이세움
(발행 : 2010/02/10)

※ 2002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 2001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국내에 출간된 칼데콧상 수상작들 중에서 미국 내 흑인 노예 및 흑인 인권 문제를 다룬 그림책은 “마틴 루터 킹”(2002), “일어나요, 로자”(2006), “모세 – 세상을 바꾼 용감한 여성 해리엣 터브먼”(2007), 그리고, 얼마 전 소개했었던 “헨리의 자유 상자”(2008) 모두 네 권입니다.

노예, 특히 인종 차별에 대한 문제는 사실 단일 민족 국가임을 긍지로 여겼던 우리 사회에서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문화 가정’이란 말이 생소하지 않은 요즘 우리 역시 평등과 차별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공존하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흑인 인권 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리는 마틴 루터 킹 목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마틴 루터 킹”을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틴 루터 킹

마틴이 살고 있는 동네에는 ‘백인 전용’이라고 써 있는 안내판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린 마틴은 ‘백인 전용’ 표시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마틴의 어머니는 상처 받은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해 줍니다.

“너는 어느 누구 못지 않게 훌륭한 사람이다.”

어머니의 말과는 달리 현실에서 흑인은 백인보다 못한 존재임을 몸으로 느끼며 살아야만 했던 어린 마틴은 자신이 정말 훌륭한 존재인가 확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자라고 생각이 깊어지면서 그는 어머니의 말에 담긴 깊은 뜻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슴 속 깊이 담습니다. ‘나는 훌륭한 사람이다!’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신념을 잃지 않고 훌륭하게 자란 마틴은 목사가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의 생각을 전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미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마틴은 ‘사랑’을 말했습니다. 세상이 ‘차별’을 말할 때 마틴은 ‘공존’과 ‘평화’를 외칩니다.

마틴 루터 킹

1955년 12월 1일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아주 뜻깊은 날입니다. 흑인 인권 운동의 발단이 된 로자 파크스 사건이 발생한 날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이 전개됩니다. 버스에서의 인종 차별에 맞서 당시의 흑인들은 무려 381일 동안 회사나 학교에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갔습니다. 그리고 그 행렬의 맨 앞에는 마틴 루터 킹이 함께 했습니다. 킹목사가 주도한 흑인들의 평화적 시위는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냈습니다. 이제 흑인들도 버스 안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자리 어디에나 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틴 루터 킹

그 후 흑인 시민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곳엔 언제 어디서나 마틴이 함께 했고, 늘 앞장섰습니다. 사랑을 실천해야 할 백인 목사들도, 법을 수호해야 할 경찰과 판사들도 마틴과 흑인들을 탄압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백인들의 압박이 거세질 때면 흑인들 중에서도 주먹으로 맞서 싸우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은 이 세상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입니다.”

마틴 루터 킹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장면이죠.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링컨 기념관 근처에는 25만여 명의 군중이 모여들었습니다. ‘일자리와 자유’를 위한 시민들의 회합이었고 마틴 루터 킹은 이 날 그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라는 명연설을 하게 됩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고, 그 진정한 의미를 신조로 살아가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예전에 노예였던 부모의 자식과 그 노예의 주인이었던 부모의 자식들이 형제애의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 출처 : 미국의 명연설 – 네이버 지식백과

마틴 루터 킹

마틴 루터 킹의 사랑은 흑인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온 미국인 뿐만 아니라 온 인류에게 애정을 기울였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그를 존경했고, 주먹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함께 공존하자는 그의 가르침을 따랐습니다.

십여 년의 평화와 공존을 근간으로 한 마틴과 흑인들의 저항 운동은 결국 승리합니다. 흑백 차별 정책은 폐지되고 남부에서 더 이상 ‘백인 전용’이라는 문구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평등과 공존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틴 루터 킹은 멈추지 않습니다. 파업중인 흑인 환경미화원들을 돕기 위해 그는 멤피스로 향합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그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찾아갔습니다. 그들과 함께 행진하고 그들과 함께 노래 부르며 더 나은 세상을 꿈 꾸던 그는 39살의 젊은 나이에 총에 맞아 쓰러졌고 응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숨을 거두고 맙니다.

하지만 마틴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 뜻 깊은 말로 우리 가슴 속에 고스란히 살아남아 있으니까요.


글을 쓴 도린 래퍼포트는 백인입니다.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사건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도린은 백인들의 폭력에 비폭력으로 맞서는 흑인들의 용기있는 행동과 실천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마틴 루터 킹이라는 인물을 존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전기를 읽고 어려서부터 ‘뜻 깊은 말’을 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다는 점에서 모티브를 얻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흑인인 브라이언 콜리어가 어려서 가장 좋아했던 그림책은 에즈라 잭 키츠의 “눈 오는 날” 이라고 합니다. 그는 마틴 루터 킹을 생각하면 스테인드글라스가 떠오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림책의 앞 쪽 면지와 마지막 두 컷의 그림엔 스테인드글라스를 담았습니다.

눈을 감고 킹 선생의 삶을 생각할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르고 또 떠오르는 것은 주로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어둠 속에 있으면 스테인드글라스는 여러 줄기 빛살로 우리를 환히 비춥니다. 그 여러 색깔은 여러 인종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정치적 방관자든 참여자든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자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 브라이언 콜리어

콜라주 기법으로 여러 조각이 모여 완전한 하나를 이뤄냄으로써 존경하는 킹 선생을 기리고자 했던 브라이언 콜리는 나중에 “일어나요, 로자”의 일러스트도 아주 멋지게 그려냅니다.


흑인 노예 및 흑인 인권을 다룬 칼데콧 수상작

칼데콧 수상작 보기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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