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콧상 수상작 :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 (2006)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
책표지 : Daum 책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
(원제 : Song Of The Water Boatman And Other Pond Poems)

조이스 시드먼 | 그림 베키 프랜지 | 옮김 이상희 | 웅진주니어

※ 2006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다양한 색의 변화를 통해 계절의 변화의 오묘함을 담아 보여 준 그림책 “빨강이 나무에서 노래해요” 생각나시나요? 오늘 소개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 역시 사계절을 노래하는 그림책이고 두 권 모두 조이스 시드먼의 시로 만들어졌습니다. 사계절 전문 시인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이죠? ^^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는 계절이 변해 가면서 작은 연못을 무대로 동식물들과 곤충들이 만들어내는 생태계의 모습을 조이스 시드먼이 쓴 열한 편의 시와 베키 프랜지의 목판화 그림으로 담아낸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 같은 그림책입니다.

그럼 먼저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에서 조이스 시드먼의 열한 편의 시가 각각 어떤 동물이나 식물, 또는 곤충을 노래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내 노래를 들어봐요 – 고성청개구리(여기서 ‘고성’은 강원도 고성이 아니라 ‘높은 음’을 뜻해요. 고성개구리는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높은 음의 휘파람 소리 같은 울음으로 봄을 알리는 개구리라고 합니다.)
  2. 봄 연못에 풍덩! – 미국원앙
  3. 물방개의 먹이 타령 – 물방개
  4. 날아라, 잠자리야! – 푸른무늬왕잠자리
  5. 여름 연못 속 깊은 곳 – 먹이사슬
  6. 쪼끄만 초록 수수께끼 – 개구리밥
  7. 물속의 멋쟁이 – 날도래
  8. 물벌레와 송장헤엄치개의 함정 – 물벌레, 송장헤엄치개
  9. 여행 – 물곰
  10. 사계절의 병정들 – 부들
  11. 진흙 속으로 – 비단거북

그림책은 열한 편의 시를 열한 장의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고, 각 그림 옆에는 시 속에 등장하는 생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딸려 있습니다. 저도 이 그림책을 보면서 몇가지 재미난 사실들을 배우게 되었는데요. 개구리밥은 이름과는 달리 개구리가 먹지 않는다는군요. 개구리밥은 영어로 duckweed 라고 하는데 실제로 오리들이 개구리밥을 좋아한대요. 또 한 가지 물벌레와 송장헤엄치개는 크기와 모양이 거의 비슷하답니다. 그럼 어떻게 구분하냐구요? 물벌레는 등을 위로 하고 엎드려서 헤엄을 지고, 송장헤엄치개는 배를 위로 내놓고 누워서 헤엄을 친대요. 그래서 이름에 ‘송장’이 붙은 모양입니다.

열한 편의 시 중에서 다섯 번째 시 ‘여름 연못 속 깊은 곳’이라는 시는 특정 생물이 아닌 먹이사슬에 대해서 보여 주고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

여름 연못 속 깊은 곳

여름 연못 속 깊은 곳
조그만 초록 말이 늘어져 있어요.

여름 연못 속 깊은 곳
물벼룩이 더듬이를 내저으며
조그만 초록 말을 먹어요.

여름 연못 속 깊은 곳
아가미 달린 약충이 까딱거리며
후루룩 물벼룩을 마셔요.
조그만 초록 말을 먹은 물벼룩을 후루룩 마셔요.

여름 연못 속 깊은 곳
반들반들 날쌘 벌레가 내려와 휙 약충을 잡아채요.
조그만 초록 말을 먹은 물벼룩,
그 물벼룩을 후루룩 마신 약충을 휙 잡아채요.

여름 연못 속 깊은 곳
황금색 눈 개구리가 뒷발로 물을 차며
널름 벌레를 삼켜요.
조그만 초록 말을 먹은 물벼룩,
그 물벼룩을 후루룩 마신 약충,
그 약충을 휙 잡아챈 벌레를 널름 삼켜요.

여름 연못 속 깊은 곳
턱 넓은 물고기가 살금살금 다니며
개구리를 꿀꺽 삼켜요.
조그만 초록 말을 먹은 물벼룩,
그 물벼룩을 후루룩 마신 약충,
그 약충을 휙 잡아챈 벌레,
그 벌레를 널름 삼킨 개구리를 꿀꺽 삼켜요.

여름 연못 속 깊은 곳
연못의 여왕 왜가리가
물고기를 콕 찔러 잡아요.
조그만 초록 말을 먹은 물벼룩,
그 물벼룩을 후루룩 마신 약충,
그 약충을 휙 잡아챈 벌레,
그 벌레를 널름 삼킨 개구리,
그 개구리를 꿀꺽 삼킨 물고기를 콕 찔러 잡아요

초록 말은 물벼룩에게, 물벼룩은 약충에게, 약충은 벌레에게, 벌레는 개구리에게, 개구리는 왜가리에게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관계와 자연의 순환 과정을 보여주는 시와 그림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

쪼끄만 초록 수수께끼

난 공기 없이도 떠 있어요.
흙 없이도 뿌리 내려요.
모두가 나를 먹지만,
내 이름에는 그 중 하나만 붙였어요.
풀빛이예요.
물 양탄자예요.
귀처럼 생긴 딸들을 키워요.
나는 물감 한 방울만 하지만
이제 금방, 연못을 다 덮을 거예요.

쪼끄만 초록 수수께끼의 정답은 뭘까요? 힌트는 그림 속에 있습니다. 정말로 수수께끼에 설명된 대로 귀처럼 생긴 딸들이 있을까요? 정말로 물감 한 방울만 하지만 연못을 다 덮을 수 있을까요? 가까운 생태공원에 있는 작은 연못에 가서 꼭 아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세요! ^^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내 눈은 감기고,
겨울 리듬에 맞춰 심장이 느려져요.
안녕, 안녕!
따뜻한 날들을 잊지 말아요.
싱그러운 날들을 잊지 말아요.
나를 잊지 말아요.
기억해 주세요.

숲도 연못도 온통 눈으로 뒤덮인 겨울입니다. 연못의 물은 꽁꽁 얼었고 그 안에서 펼쳐지던 작은 생태계도 겨우내 깊은 잠이 듭니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는 자연의 지혜겠지요. 우리 아이들은 기억할 겁니다. 연못에 살던 예쁜 식물들과 장난꾸러기 곤충들, 그리고 동물들을. 그리고 따뜻한 봄소식과 함께 그들이 다시 돌아올거라는 사실도 말이죠.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

사계절의 병정들


우리는 산뜻한 초록 군대
빳빳이 창을 들고
불쑥 나타난다.
우리는 연못을 포위한다.

여름
우리는 갈색 우단 깃털 장식을
경쾌하게 까딱이며
물결치는 미끈한 화살들.
명령대로 태양을 향해 돌진한다.

가을
붉은 날개를 단 장군들이
우리를 버리고 달아난다.
툭 터지는 베개 속처럼
용기가 보풀보풀 솟아오른다.

겨울
우리 발 밑에는 온통 얼음.
갈색 뼈들이 바람에 덜거덕거린다.
우린 잠들어서도 씨앗 정찰병들을
머리 위로 날려 보내는 꿈을 꾼다.

물가를 지키고 서 있는 부들의 모습을 보고 조이스 시드먼은 ‘사계절의 병정들’이라고 표현합니다. 봄 여름이 지나고 가을 겨울을 꿋꿋하게 맞이하는 부들의 노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다짐이고 각오 아닐까요?

작은 연못이 맞이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그 계절의 변화 속에서 펼쳐지는 생태계의 순환을 멋진 시와 그림으로 담아낸 그림책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 였습니다.


칼데콧 수상작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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