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일 : 2014/06/04
■ 업데이트 : 2014/12/19


사자와 생쥐

부엉이에게 쫓기던 생쥐가 그만 사자의 등인 줄 모르고 올라갔다가 사자에게 사로잡혔습니다.

사자에게 잡힌 생쥐가 사자에게 싹싹 빌어 목숨을 구하며 한 번만 살려주면 꼭 은혜를 갚겠다 얘길 해요. 작고 보잘것 없는 생쥐의 그런 모습을 보고 사자는 비웃으며 생쥐를 놓아주지만  훗날 사자가 그물에 걸려 꼼짝 못하게 되었을 때 생쥐의 이빨로 그물을 끊어 은혜를 갚는다는 이솝우화 “사자와 생쥐”. 어린 시절 우리들에게 작고 미천한 생쥐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는 사자의 모습을 보며 아무리 하찮은 존재라도 선행을 베풀면 언젠가는 자신에게 그 이익이 돌아온다는 교훈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촛점은 힘센 사자에게 맞춰져 있었죠.

그런데 제리 핑크니가 그린 그림책 “사자와 생쥐”를 보면 그 느낌이 사뭇 다르게 다가옵니다. 한 번만 살려달라 싹싹 빌며 애원하는 생쥐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화가난 사자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은 생쥐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자는 동물의 왕다운 모습으로 생쥐를 놓아주고 생쥐는 새끼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후에 덫에 걸린 사자를 구해주죠. 야생에서 가장 약한 존재인 생쥐지만 제리 핑크니가 그린 그림책 속에서의 생쥐는사자의 목숨을 구해주는 당당하고 힘찬 생명력이 느껴지는 존재로 비춰집니다. 사자와 생쥐 모두 중요한 비중으로 다뤄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작고 약한 생쥐의 모습이든, 크고 힘센 사자이든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새로운 해석이죠.


사자와 생쥐
사자와 생쥐

(원제 : The Lion & The Mouse)
글/그림 제리 핑크니 | 옮김 윤한구 | 별천지
(발행 : 2010/03/10)

※ 2010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 2010년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 수상작
※ 2009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작가 제리 핑크니는 칼데콧상을 여섯 차례나 수상한 작가로 특히 이솝우화에 많은 일러스트를 그리며 새로운 이솝우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듣는 작가입니다.

제리핑크니는 “사자와 생쥐”를 그리면서 겉으로는 반대되는 모습을 가진 두 캐릭터를 그리는 것이 많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작은 먹잇감을 살려주기 위해 야수의 본성을 누르는 사자와 용감하게 은혜를 갚은 생쥐의 마음에 감탄 한 작가는 미천한 생쥐의 도움을 얻어 정글의 왕이 목숨을 구한다는 것에 촛점을 맞추지 않고 사자와 동등하게 평등하고 소중한  생명체의 하나인 생쥐를 그려내는데 촛점을 두었다고 해요.

세렝게티의 드넓은 초원을 배경으로 그려낸 이 그림책은 동물들의 울음 소리 외에는 글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그림으로만 이야기를 풀어갔습니다. 그림책 표지 속 사자는 누구를 바라보고 있을까요? 표지의 앞 뒤장도 꼭 확인해 보세요.


칼데콧상 수상작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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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
이세
2014/06/27 12:32

우리 아이 첫그림책이자 엄마인 제가 그림책에 관심을 갖게 해준 그림책이에요.
제리 핑크니의 다른 그림책들 모두 정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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