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의 나른함에 몸을 쭈욱쭈욱 펴고 기지개를 펴게 되는 봄,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을 뚫고 살포시 고개를 내민 새싹들, 연초록 이파리들, 울긋불긋 어여쁜 꽃들이 마냥 반갑고 고마운 봄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봄의 따사로움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테마로 봄 그림책 모아 보았습니다. 봄 그림책 읽고 우리 아이들 손 잡고 가까운 공원이나 숲으로 나가 따사로운 봄볕을 쬐며 계절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세요. 봄 바람이, 봄 내음이, 봄 햇살이 우리 마음에도 건강에도 가장 좋은 보약입니다.^^


오소리네 집 꽃밭

오소리네 집 꽃밭

권정생 | 그림 정승각 | 길벗어린이

“우리 집 둘레엔 일부러 꽃밭 같은 것을 만들지 않아도 이렇게 예쁜 꽃들이 지천으로 피었구려.”
“그건 그래요. 이른 봄부터 진달래랑 개나리랑 늦가을 산국화까지 피고 지고 또 피니까요.”
“겨울이면 하얀 눈꽃이 온 산 가득히 피는 건 잊었소?”

회오리 바람 때문에 읍내 장터까지 날아간 오소리 아줌마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학교 담장 너머 꽃밭을 보게 됩니다. 꽃밭이 너무 예뻐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남편에게 꽃밭을 만들자고 졸랐어요. 오소리 아줌마의 간청을 못이긴 오소리 아저씨는 꽃밭을 가꾸려고 괭이질을 시작하려는데 그 때마다 여기 저기 온통 들꽃들이 피어있어 괭이질을 할 수가 없었어요. 꽃 심을 곳을 여기 저기 둘러보던 오소리 아줌마는 그제서야 자기 집 주변이 온통 꽃천지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일부러 심지 않았는데도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예쁜 꽃들이 지천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는 오소리 부부의 이야기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동시에 무심코 지나친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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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킁킁

코를 킁킁 (원제 : The Happy Day)

루스 크라우스 | 그림 마르크 시몽 | 옮김 고진하 | 비룡소

※ 1950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모두 “와!” 하고 외쳤어요.
“눈 속에서 이런 예쁜 꽃이 피어나다니!”

하얀 눈 내리는 한 겨울의 산골짜기, 그런데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갑자기 깨어나 코를 킁킁거리며 한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들쥐들도, 곰들도, 달팽이들도, 다람쥐들도, 마르모트들도 코를 킁킁대며 달려가다 모두 한 곳에서 멈춰섰어요. 그리곤 모두 웃으며 신나게 춤을 췄지요. 왜그랬을까요? 그건 바로 눈 속에서 피어난 노란 꽃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생명이 잠들어있는 흑백의 숲 속에서 피어난 노란 꽃은 겨울의 끝을 알리고 봄이 시작되었음을 상징하고 있어요. 색깔의 대비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고 있는 “코를 킁킁”은 1950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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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쿵따 소리씨앗

덩쿵따 소리씨앗

글/그림 이유정 | 느림보

덩쿵따 쿵따따 쿵쿵척 쿵쿵쿵 덩쿵따 쿵따르따닥 쿵쿵척 쿵쿵쿵
덩 소리에 씨앗들이 눈을 뜨고 여기서 쿵! 저기서 따!
생명의 소리가 와르르르르르
어깨가 들썩들썩 신명나는 우리 장단,
내 맘도 흔들고 네 맘도 흔들며
사방팔방 넘실넘실 하늘 땅 휘돌아 흘러가는구나!

한 알의 씨앗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뿌리를 내려 세상에 고개를 내밀기까지의 과정을 덩, 쿵, 따 소리 글자를 그림으로 이미지화 시킨 후 거기에 우리 가락을 얹어 낸  기획과 구성이 돋보이는 그림책입니다. 생명의 소멸과 탄생이 서로 어우러지고 이어지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자연의 오묘한 진리를 우리 가락과 접목해 흥겹게 이야기 하고 있는 “덩쿵따 소리 씨앗”은 생명의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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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봄이다 (원제 : And Then It’s Spring)

줄리 폴리아노 | 그림 에린 E. 스테드 | 옮김 이예원 | 별천지

※ 2012년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 수상작

그래도 갈색은 여전히 갈색이지만,
땅에 귀를 바짝 대고
두 눈을 꼭 감으면
땅속 깊숙이서
녹색 기운이 꿈틀대는 소리가 들려.

봄이 어디까지 왔나 궁금한 아이가 주변을 살펴보니 세상이 온통 갈색 뿐입니다. 아이는 봄을 위해 씨앗을 심기로 했어요. 아이는 씨앗이 싹트기만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어제와 다른 오늘, 조금 달라진 갈색들, 언제 싹이 틀지 매일매일 기다리고 기다리는 아이의 간절한 마음을 봄은 아는지 모르는지 더디기만 하네요. 하지만 어느 순간 갈색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오종종하게 자라 나온 새싹들, 푸르게 변한 벌판, 온통 연초록빛으로 변해 성큼 봄이 다가왔음을 보여줍니다.

시처럼 간결하고 편안하게 묘사된 글과 , 눈에 보일 듯 말듯 서서히 주변 풍경들이 변해가며 봄이 오는 과정을 담은 정성스러운 그림은 사그러들었던 대자연이 새옷을 갈아입기까지의 오랜 기다림을 차분하게 그려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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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봄바람이 인사해요

 살랑살랑 봄바람이 인사해요.

글/그림 김은경 | 시공주니어

따스한 햇살에 나뭇잎이 반짝반짝,
숲길 따라 들꽃들이 활짝 피었어요.

봄바람에 두 볼이 간질간질,
풀들이 사락사락 춤을 추어요.

봄이 찾아 온 숲 속, 아이들이 봄을 맞으러 숲속으로 들놀이를 갑니다. 가는 길에 만난 토끼풀로 팔찌와 화환을 만들고 커다란 머위잎으로는 모자를 만들어요. 숲길을 걷다 보면 봄 숲에서 다양한 초록 식물들도 만날 수 있고, 각종 곤충들도 만날 수 있지요. 멋진 새소리는 덤이구요. 아이들에게 봄숲은 자연 그대로의 신나는 놀이터이면서 거대한 배움의 장입니다. 숲에서 만나는 30여 개의 동식물로 자연놀이를 하는 모습은 그림책이 주는 멋진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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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눈아 봄꽃들아

겨울눈아 봄꽃들아

글/그림 이제호 | 한림출판사

겨울눈아, 봄꽃들아.

난 꿈을 잃지 않는 ‘겨울눈.’
꽁꽁 얼어붙은 긴 겨울에도
따뜻한 봄날을 꿈꿔요.

목련부터 진달래, 벚나무, 오동나무, 가죽나무, 감나무, 화살나무, 음나무, 사과나무, 단풍나무, 호두나무, 버즘나무까지 12그루 나무의 겨울눈과 꽃, 새싹을 세밀화로 표현한 그림책이예요. 흔히 뒷동산에서 혹은 아파트 화단에서 만날 수 있는 잘 아는 나무들도 있지만 이런 나무도 있었구나 새롭게 알게되는 나무들도 있어요. 세밀화로 그려진 섬세한 그림은 나무를 표현한 글과 잘 어우러져 한 편의 멋진 시화집을 만난 기분이 들어요. 그림책을 읽고나면 봄을 기다리며 다양한 모습의 겨울눈으로 혹독한 겨울을 난 나무며 꽃들이 참으로 대견해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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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팔랑

팔랑팔랑

글/그림 천유주 | 이야기꽃

팔랑팔랑 살랑살랑
봄이로구나.

햇빛 반짝 빛나고 바람 살랑 부는 날, 도시락 들고 소풍을 나온 나비와 책 한 권 들고 산책 나온 아지는 벚나무 아래 자리를 잡았어요. 벚꽃이 흐드러진 나무 아래, 도시락을 먹는 나비와 묵묵히 책만 보던 아지는 때마침 떨어져 콧잔등에 앉은 벚꽃잎을 날리다 서로에게 용기를 내 말을 걸고 친구가 됩니다. 이 좋은 봄 날, 누구라도 마음을 열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여백 많은 그림으로 그려낸 “팔랑팔랑” 속에는 그림책 한 가득 간질간질하고 싱숭생숭, 옴찔옴찔, 살랑살랑한 봄날이 담겨있습니다.

팔랑팔랑” 그림책 리뷰보기


민들레는 민들레

민들레는 민들레

김장성| 그림 오현경 | 이야기꽃

※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Non Fiction – Special Mentions)

민들레는 민들레
싹이 터도 민들레
잎이 나도 민들레
꽃줄기가 쏘옥 올라와도
민들레는 민들레

오래된 기와 지붕 위에서도, 시멘트 틈 사이에서도, 들판에서도 언제나 꿋꿋하게 자라 봄이면 어디서나 만나는 노란 꽃을 피우는 민들레. 민들레는 홀씨로 날아와 어느 곳에서나 생명을 싹 틔우며  굳세게 살아가는 식물입니다. 이 책은 그런 꿋꿋한 민들레의 모습을 민들레의 한살이로 보여주면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오고 또 어디로 가더라도 ‘민들레는 민들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홀씨였을 때도 민들레, 작은 싹이었을 때도 민들레, 꽃이 피어도 민들레, ‘민들레가 민들레’인 것처럼 ‘나 자신은 바로 나’, 우리는 모두 저마다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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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의 빨간 보자기

아리의 빨간 보자기

글/그림 문승연 | 사계절

오늘은 숲에 놀러 갈 거야.
초록 머리 아리는 숲에 친구가 많아.
아리는 빨간 보자기를 가슴에 안고 집을 나섰어.

초록 머리의 아리는 봄을 맞아 빨간 보자기를 안고 숲 속으로 친구들을 찾아 나섰어요. 땅 속 깊은 곳에 사는 두더지부터 토끼, 다람쥐, 후투티까지 차례차례 친구들을 만난 아리는 들고간  빨간 보자기 속에서 선물을 하나씩 나누어 주고 돌아와 멋진 꿈을 꿉니다. 다음 날 친구들이 아리를 찾아와 모두 함께 꽃마중을 가 숲 속에서 한바탕 잔치를 벌입니다. 아리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그림책을 차분히 읽으며 아리는 누구일지 생각해 보세요. 곱고 화사한 봄날 같은 그림이 참 아름다운 “아리의 빨간 보자기”는 읽는 사람 모두에게 새봄을 맞는 설레임과 기쁨을 선물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아리의 빨간 보자기” 리뷰 보기

계절을 느껴요 
1. 봄 그림책
2. 여름 그림책
3. 가을 그림책
4. 겨울 그림책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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