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스승이 참 인간을 만듭니다.’ 라는 말이 있죠.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은 우리 아이들을 푸르게 싱싱하게 영글게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동안 좋은 선생님들이 많아 감사할 일 많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일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소중한 가르침을 안겨주시는 선생님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스승의 날 테마 그림책 – 선생님 고맙습니다!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

(원제 :  Lily’s Purple Plastic Purse)
글/그림 케빈 헹크스 | 옮김 이경혜 | 비룡소

학교 생활 모든 것이 신나고 맘에 드는 릴리, 그런 릴리가 가장 좋은 건 바로  슬링어 선생님 반이 된 것입니다. 자유분방하고 멋쟁이인 슬링어 선생님은 교실 한쪽에 아이들이 마음껏 그리고 쓸 수 있는 공간 ‘반짝반짝 연구실’도 만들어 두셨어요. 아이들은 모두 이 곳을 좋아했는데 특히나 릴리는 이 곳에서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지요.

월요일 아침,  릴리는 수업 중에 새로 산 보라색 가방과 선글라스를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다 선생님께 물건들을 빼앗깁니다. 집에 갈 때 찾아가라는 선생님 말씀에 화가 난 릴리는 오후에 ‘반짝반짝 연구소’에서 선생님 그림을 그리고 ‘커다랗고 뚱뚱하고 비겁한 도둑 선생님’이라 써서 선생님 가방에 집어 넣었어요. 수업이 끝나고 보라색 가방을 돌려받아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릴리는 가방 속에 선생님이 써넣어둔 쪽지와 과자를 발견하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게 됩니다. 릴리는 선생님께 드릴 그림과 이야기를 새로 써서 다음 날 선생님께 전해 드리며 용서를 구합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모인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신선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선생님이 최고야!”를 읽고나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주는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점 피터 레이놀즈

(원제 : The Dot)
글/그림 피터 레이놀즈 | 옮김 김지효 | 문학동네

자기 뜻대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미술 수업이 다 끝나도록 하얀 도화지 그대로인 베티에게 미술 선생님이 하고 싶은대로 시작해 보라 말씀하셨어요. 베티는 연필을 잡고 반항하듯 도화지에 내리 꽂아 점 하나를 찍었죠. 그 점을 바라본 선생님은 도화지에 이름을 쓰라고 말하셨어요. 신경질적으로 이름을 쓰고 집으로 돌아갔던 베티는 다음 미술 시간에 자신의 그림이 액자에 담겨 벽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 날 이후 저것보다 훨씬 더 멋진 점을 그릴 수 있다 생각한 베티는 다양한 모습의 수많은 점들을 그렸고 베티의 점 그림은 학교 미술 전시회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어요.

자신의 생각을 담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격려해주고 기다려 주신 미술선생님, 선생님의 격려와 기다림은 한 아이의 잠재된 재능을 발견하는데 커다란 밑거름이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사람과 사람을 통해 더욱 따뜻하게 전달되지요. 선생님은 지식의 전달자이기 전에 사랑을 가르치는 가장 숭고한 일을 하시는 분입니다. ^^피터 레이놀즈의 “점”은 이런 선생님의 가르침을 간략한 글과 그림으로 멋지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 피터 레이놀즈의 “점” 리뷰 보기


까마귀 소년

까마귀 소년

글/그림 야시마 타로 | 옮김 윤구병 | 비룡소

아무하고도 어울리지 못하고 공부도 못해 학교에서 외톨이인 땅꼬마는 학교 아이들에게 바보 멍청이로 불리지만 비가 오는 날에도 태풍이 부는 날에도 학교만은 빠지지 않고 옵니다. 6학년이 되면서 새로 부임해 오신 이소베 선생님은 그런 땅꼬마가 가진 재능을 눈여겨 보셨고 땅꼬마가 잘하는 것을 아낌없이 칭찬해 주셨어요. 졸업을 앞 둔 학예회 무대 위에도 땅꼬마를 세워주셨죠. 학예회 무대에서 아주 멋지게 까마귀 소리를 흉내낸 땅꼬마.

자연과 친구하며 오랜 시간을 묵묵히 그리고 성실하게 등교한 땅꼬마와 마음이 따뜻한 이소베 선생님과의 아름다운 만남은 그림책을 다 읽고 나서도 긴 여운을 남깁니다.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겁쟁이 ‘땅꼬마’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까마둥이’로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참교육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그림책 “까마귀 소년”  1956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 “까마귀 소년” 리뷰 보기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

미야가와 히로 | 그림 하야시 아키코 | 옮김 이영준 | 한림출판사

운동장과 이어진 곳에 있는 놀이터는 단풍나무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인 곳이었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놀던 창호가 다치는 바람에 놀이터는 폐쇄되고 맙니다. 다음 해 봄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께 아이들은 놀이터를 다시 열어달라고 부탁했어요. 하지만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실팽이를 잘 돌리게 되면 놀이터를 열어주겠다 약속하십니다.

그날 이후 아이들이 쉽게 돌아가지 않는 실팽이를 연습 끝에 제대로 돌려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면 그 때마다 실팽이 갯수를 하나씩 더 늘려가며 직접 돌리는 시범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에게 연습을 더 해오라고 하셨어요. 한 개에서 두 개, 두 개에서 세 개로 돌려야 하는 실팽이 숫자가 늘어갈 때마다 아이들은 좌절을 하면서도 놀이터를 돌려받기 위해 열심히 연습을 해요. 그리고 결국 실팽이 네 개 돌리기 임무를 완수해 약속한 놀이터를 돌려받습니다.

놀이터 돌려받기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하는 다양한 놀이들을 배우게 되는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은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는 교장 선생님이 아이들의 멋진 놀이 친구가 되어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 속 교장 선생님은 어린 시절 새마을 운동 모자를 쓰시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운동장 돌을 줍곤 하셨던 교장 선생님을 떠오르게 합니다. ^^

▶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 리뷰 보기


선생님은 몬스터!

선생님은 몬스터! (아니라니까)

(원제 : My Teacher Is a Monster! (No, I Am Not))
글/그림 피터 브라운 | 옮김 서애경 | 사계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잔뜩 인상을 찌푸리는 커비 선생님, 바비는 학교에서 자신을 못마땅해 하는 커비 선생님때문에 학교 생활이 힘들어요. 바비는 수업이 없는 날엔 공원 자신의 비밀기지에 가서 놀곤했죠.

그런데 어느날 비밀기지로 가는 길에 커비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내키진 않았지만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잠깐 동안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학교에서와 달리 선생님은 말도 잘 통하고 샹냥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 선생님 역시 바비가 학교에서와 달리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하게 되구요.

바비가 선생님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갈수록 몬스터 같았던 선생님의 모습도 점점 변해갑니다. 다시 학교에서 선생님을 만났을 때 더 이상 선생님은 몬스터로 보이지 않았어요. 늘 바비에게 고함을 치던 커비 선생님 역시 바비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구요.

이제껏 순진한 아이들 시각에서 본 어른들의 모습을 표현해 왔다면 “선생님은 몬스터” 속에서는 아이와 선생님이 주고 받는 상호작용을 이야기 하고 있어요. 얼만큼 이해하느냐에 따라 서로의모습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것으로요. 이해 받지 못한 세상의 모든 선생님과 이해 받지 못한 세상의 모든 말썽꾸러기들이 함께 보면 좋을 그림책입니다.^^

▶ “선생님은 몬스터” 리뷰 보기


참! 잘했어요

참! 잘했어요

글/그림 이경국 | 고래뱃속

오늘은 시험 보는 날, 침착하게 문제 잘 읽고 충분히 생각해서 시험 잘 보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마음 단단히 먹고 학교에 간 참이. 문제마다 성실하게 잘 생각해서 답을 썼지만 어째 참이의 쓴 답이 좀 독특하네요. 왠지 그럴듯 해 보이긴 하지만 선생님이 요구하는 답변은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은 처음엔 모두 틀렸다고 빨간 작대기를 쫙쫙 그으셨지만 다시 파란색으로 동그라미를 쳐주셨어요. 그리곤 처음에 표시한 ‘O점’ 표시 위에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셨죠. 시험지 아래에는 엄마 아빠에게 편지도 써주셨어요.

참이 부모님께
정답은 아니지만 참이가 쓴 답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네요.
덕분에 저도 참이에 대해 좀더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획일화된 교육 아래 똑같은 정답만을 요구하는 시대, 아이들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답을 인정해 주고 아이들의 노력과 생각을 아낌없이 칭찬해 주시는 선생님들이 많은 세상이야말로 진짜 참 세상아닐까요? “참 잘했어요”는 기발한 소재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면서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그림책입니다.

▶ “참 잘했어요” 리뷰 보기


고맙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원제 : Thank You, Mr. Falker)
글/그림 패트리샤 폴라코 | 옮김 서애경 | 아이세움

“그럼, 그렇고 말고. 우리 모두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인생이 경이로운 거야. 저기 저 조그만 개똥벌레들 보이지? 저것들도 모두 다 다르단다.”

책을 사랑하는 분위기에서 자랐지만 어쩐 일인지 글자를 쉽사리 깨우치지 못하던 트리샤는  전학 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심한 놀림과 따돌림을 당합니다. 그런 트리샤에게 학교는 끔찍하고 지긋지긋 한 곳일 뿐이었죠. 트리샤는 5학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글자를 제대로 읽을 수 없었어요. 그 해 새로 오신 폴커 선생님은  그런 트리샤를 위해 독서 지도사인 플레시 선생님과 함께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는 방법을 알려주셨고 선생님을 믿고 열심히 공부한 트리샤는 어느 순간 글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선생님은 그 책 어느 페이지 중간쯤에 있는 한 문단을 가리켰습니다.
전에는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거의 마법처럼, 머릿속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처럼, 낱말과 문장들이 그 페이지에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 트리샤에게 가르쳐 주신 것은 글자 읽는 방법 뿐만이 아닙니다. 선생님을 통해 트리샤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 학교를 사랑하는 법, 책을 사랑하는 법까지 배우게 되었지요.

“고맙습니다, 선생님”은 이 책의 작가 패트리샤 폴라코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 그림책이에요. 책 뒷 부분에 ‘진짜 폴커 선생님인 조지 펠커에게 바칩니다. 선생님은 영원히 나의 영웅입니다’ 라고 쓴 헌사는 아이들에 대한 차별없는 사랑과 열정으로 지식의 달콤함을 가르쳐 주는 세상의 모든 선생님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합니다.


나의 명원 화실

나의 명원 화실

글/그림 이수지 | 비룡소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는 하교길에서 ‘명원화실’이라는 못 보던 간판 하나를 보게 됩니다. 아이는 엄마를 졸라 그 화실을 다니게 되었어요. 화실에는 진짜 화가 같은 화가 선생님이 계셨는데, 선생님은 아이들 그림에 그다지 관여하지 않으셨어요. 늘 그릴 것을 정해주셨던 학교 선생님과 달리 진짜 화가는 그저 아무 때나 와서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말씀 뿐입니다.

진짜 화가는 바가지와 해바라기와 수도꼭지와 포도송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그릴 것이 많은지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세상을 뚫어지도록 열심히 살펴 보는 것이 중요하다나요. 그렇게 열심히 살펴본 것이 내 마음 속에 옮겨지면, 그걸 조금씩 조금씩 그려 나가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명원 화실에 다니면서 진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새학년이 되자 한동안 바빠 가지 못했던 화실은 어느 사이 사라지게 되었고, 다시는 진짜 화가를 만날 수 없었지만 명원 화실에서 만난 진짜 화가와의 인연은 아이에게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됩니다.

“나의 명원 화실”은 국내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수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그림책으로 한 편의 성장 이야기인 동시에 진정한 가치가 무엇이며 세상을 볼 수 있는 참된 눈을 갖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신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나의 명원 화실” 리뷰 보기


들꽃 아이

들꽃 아이

임길택 | 그림 김동성 | 길벗어린이

면 소재지 산골 마을에서 첫 교사 생활을 시작한 선생님의 책상엔 아침마다 꺾어 온 들꽃들이 늘 꽃병 가득 꽂혀있습니다. 들꽃을 가져오는 아이는 지각도 잦고 공부도 뒤떨어지지만 정직하고 맡은 일에 항상 열심인 보선이였어요.
6학년인 선생님 반 아이들은 중학교 입학 시험을 치루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매번 수업을 빼먹고 서둘러 집에 가버리거나, 집안 일 하느라 오후 수업에 늦게 오는 보선이가 걱정된 선생님은 보선이 집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늦은 오후 자전거를 끌고 여유롭게 보선이네 집으로 향한 선생님은 밤이 늦도록 숲 길을 헤맵니다. 선생님이 보선이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어 있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선생님을 대접할 음식을 준비해놓고 선생님을 맞아 주었어요.

그 날 밤 선생님은 그렇게 먼길을 지나 학교에 오갔을 보선이 생각에 마음이 짠해집니다. 겨울이 되어 눈이 많이 내린 날이면 결석이 잦았던 보선이는 결국 졸업식 날에도 오지 못했어요. 봄이면 군대에 가야할 선생님은 보선이에게 줄 ‘안네의 일기’를 옆 반 선생님께 맡겨 놓고 눈 내린 교정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임길택 시인의 글에 김동성 작가가 그림을 그려 만든 그림책 “들꽃 아이”는 오랫동안 산골 마을에서 아이들과 벗하며 교편을 잡았던 작가의 경험과 사랑이 그대로 녹아 있는 책입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꾸밈없는 생각을 존중했던 선생님의 마음이 책 깊숙히 배여있는 “들꽃 아이”는 읽는 이에게 묵직한 감동을 안겨주는 책입니다.

▶ “들꽃 아이” 리뷰 보기


함께 읽어보세요 : 유치원 버스 아저씨의 비밀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0 0 votes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