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 단오풍정
신윤복의 ‘단오풍정’ – ⓒ네이버

5월 5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린이날입니다. 그런데 음력 5월 5일은 우리 명절 단오인 것을 우리 아이들이 알고 있을까요? ^^

옛부터 사람들은 월과 일이 홀수이면서 같은 숫자로 겹치는 날을 좋은 날이라 생각했대요. 그래서 1월 1일 설, 3월3일은 삼짇날, 5월 5일은 단오, 7월 7일은 칠석일이라고 부르고 다양한 행사를 했는데요. 그중에서도 5가 두번 겹치는 단오를 양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날이라 여겼다고 합니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에 찾아오는 단오는 씨를 뿌리고 난 뒤, 한 해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날입니다.

이번 테마 그림책에서는 단옷날 풍습과 의미를 담은 단오 그림책 세 권을 준비했습니다. 참고로 2015년 단오는 돌아오는 6월 20일 토요일입니다.


신화와 놀이 한마당 강릉 단오제

신화와 놀이 한마당 강릉 단오제

장정룡 | 그림 정소영 | 열린어린이 

아래에 소개할 두 권의 그림책이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 위주로 단오 풍경을 담아낸 그림책이라면 “신화와 놀이 한마당 강릉 단오제”는 단오의 기원과 함께 강릉 단오제를 제법 심도있게 다룬 지식 그림책입니다.

신화와 놀이 한마당 강릉 단오제

해와 달을 귀하게 여기던 풍습에서 나온 단오, 특히나 강릉 사람들은 단오가 되면 예전부터 강릉을 지켜주는 신들에게 제를 올리고 한바탕 서로 어울리며 신나게 놀았는데요. 강릉 단오제는 1967년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제 13호로 지정되었고 200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었습니다.

강릉 단오제의 역사는 동예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시대 곡식이 잘 자라도록 빌었던 잔치가 오늘날 강릉 단오제로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신화와 놀이 한마당 강릉 단오제

강릉 단오제는 음력 4월 5일 신에게 바치는 술인 신주 빚기로 시작됩니다(4월에 시작해서 5월에 끝맺으니 축제 기간이 무려 한 달이나 됩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단오제가 이 지역에서 얼마나 중요한 행사였는지 짐작이 되는군요). 신주를 빚고 나면 대관령과 강릉 곳곳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여러 차례 제사를 지냅니다. 대관령 산신에게 산신제를 지내고 대관령 꼭대기에 있는 대관령 국사성황사에서 국사성황제를 올리고 나면 신이 깃든 나무인 신목을 베어내 오색 천으로 장식한 후 강릉 시내로 갑니다. 가는 도중 구산과 학산 성황당에도 들러 제사를 지내고 국사여성황사에서 영신제도 지내며 제관들이 위패와 신목을 모시고 강릉 시내를 한 바퀴 돌면 사람들은 이 행차를 따라 가며 구경을 하죠.

신화와 놀이 한마당 강릉 단오제

음력 5월 4일부터 7일까지는 매일 아침 단오 제단에서 재앙을 막고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비는 조전제가 열립니다. 조전제가 끝나면 떡과 음식을 나눠 먹고 단오굿을 하는데요. 단오굿은 그 규모가 굉장히 크고 화려해 단오제의 꽃이라 불립니다.

신화와 놀이 한마당 강릉 단오제

강릉 단오제는 풍요를 기원하고 나쁜 기운을 막는 탈놀이 관노가면극 뿐 아니라 마을 사이에 놓인 다리를 밟으며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답교 놀이, 그네 뛰기, 씨름, 농악놀이 등 볼거리가 아주 풍성합니다. 창포 뿌리를 삶은 물로 머리 감는 행사나 단오 부채, 단오 부적, 수리취떡과 쑥떡을 먹는 세시 풍속 행사도 하구요. 전국에서 상인들이 찾아와 커다란 난장도 섭니다.

난장은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먹고 놀고 화해하는 장소예요.
강릉 단오제 놀이 마당에서 신과 사람이 하나 되는 것이죠.

신화와 놀이 한마당 강릉 단오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색다른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강릉 단오제는 신을 보내는 송신제를 지내고 단오제에서 사용한 물건들을 태우며  5월 7일에 막이 내려요. 강릉 단오제는 옛 단오의 전통을 살리면서 현대의 문화와 놀이를 받아들이는 신화와 놀이가 함께 어우러지는 멋진 잔치입니다.

단오 그림책 “신화와 놀이 한마당 강릉 단오제”는 화려한 색감과 역동적인 그림과 함께 강릉 단오제가 시작된 유래와 일정까지 상세하게 소개하며 강릉 단오제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지식을 아이들에게 전달해주는 책입니다.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

김미혜 | 그림 조예정 | 비룡소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

청개구리 큰눈이는 창포 잎 사이에서 놀다 금지 엄마가 베어낸 창포잎 사이에 끼어 금지네 집까지 가게 됩니다. 다행히 창포를 솥에 넣기 직전 폴짝 뛰어 부엌에서 도망쳐 대추나무 아래 숨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금지 아빠가 돌멩이를 들고 대추나무로 오셨어요. 금지 아빠는 대추나무 가지 사이에 돌멩이를 끼우며 말씀하셨어요.

“대추나무야, 널 시집보냈단다. 올 가을에는 토실토실 조랑조랑 많은 열매를 맺어야 한다.”

금지가 아빠에게 단오 부채를 드리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나가는 것을 본 큰눈이는 연못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금지 뒤를 따라갔어요. 금지는 친구 은선이를 만나 그네를 매어 놓은 나무로 가서 힘차게 발을 굴러 쌍그네를 뛰었습니다. 그걸 본 큰눈이는 금지의 빨간 댕기 위로 잽싸게 뛰어 올랐어요. 높이 올라가면 창포 숲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

하늘에서 보니 연못도 보이고 창포 숲도 보입니다. 바닥으로 뛰어내린 큰눈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씨름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친구 청국이를 만났어요.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

큰눈이와 청국이는 사람들이 앵두 화채나 수리취떡을 먹는 풍경도 보고 씨름 구경도 실컷 하다 연못으로 돌아갔습니다. 큰눈이는 이제 창포 잎에서 놀아도 아무 걱정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남자 아이들이 또 창포를 뽑으러 연못으로 왔어요.

“창포를 뽑아 가자. 창포 뿌리를 허리에 차면 나쁜 병을 쫓을 수 있대.”

큰눈이는 재빨리 연못으로 뛰어내렸습니다. 그 때부터 개구리들은 단옷날만 되면 수련 잎에서 놀게 되었대요.^^

단옷날 창포잎에서 놀지 말라는 엄마 말씀을 듣지 않았던 청개구리 큰눈이의 집찾기 대모험 한 편을 보고 나면 단오의 풍경과 의의를 재미있게 알게 되는 단오 그림책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 개구리의 시선으로 들려주는 사람들의 단오 풍습과 단오에 먹는 음식이야기는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얼쑤 좋다, 단오 가세!

얼쑤 좋다, 단오 가세!

이순원 | 그림 최현묵 | 책읽는곰

얼쑤 좋다, 단오 가세!

마당을 쓸다가 화단의 나무를 올려다 보시던 할아버지가 문득 상준이에게 단오 구경을 가자고 말씀하셨어요. 상준이는 할아버지와 버스를 타고 강릉까지 단오 구경을 갔어요. 해마다 음력 오월이 오면 강릉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단오제가 열리거든요.

“할아버지, 단오가 뭔데 그렇게 기다리셨어요?”
“단오는 봄 농사를 마치고 여름이 시작될 무렵 돌아오지.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보내고 한 해 농사도 잘 짓게 해 달라고 하늘에 제사 드리면서 한바탕 신명 나게 노는 게 바로 단오제란다.”

단오제를 구경하던 중에 할아버지의 고향 친구를 만났습니다. 장터 밥집에서 친구들과 만나 그간의 소식을 묻느라 바쁜 할아버지에게 상준이는 혼자 나가서 구경 하고 오겠다 말씀을 드리고 단오제 구경을 나섰어요.

얼쑤 좋다, 단오 가세!

밥집 옆에선 씨름판이 한창이었고, 또 한 곳에서는 고운 한복을 입고 높은 기둥에 매단 그네를 뛰는 아주머니들도 있었어요. 둥당둥당 풍물 소리가 들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울긋불긋한 옷을 입은 할머니가 춤을 추고 있었어요. 구경을 하던 상준이에게 복떡을 나눠주신 할머니는 무당 할머니가 국사서낭신(국사성황신)에게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굿을 하는 중이라 알려주셨습니다.

굿당을 나선 상준이는 단오 체험장에서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체험도 했어요. 창포 삶은 물로 머리를 감으면 다음 단오 때까지 그 향기가 몸을 지켜준다는 아주머니 말씀. 머리를 감고 나니 더위가 싹 가시는 것 같이 시원해진 상준이는 단오 부채도 만들고 관노가면굿도 구경하며 신나는 시간을 보냅니다.

여기서 잠깐 그림책의 맨 첫 번째 장으로 돌아가 볼까요?

얼쑤 좋다, 단오 가세!

마당에 있는 감나무 가지 끝에 노란 감꽃이 한 송이 두 송이 피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입니다. 마당 화단에 핀 감꽃이며 앵두 열매를 바라보며 고향 생각에 젖어드는 할아버지……

눈꽃이 지고 가지 끝에 노란 감꽃이 피면 단오가 오지.
얼음꽃이 지고 가지 끝에 빨간 앵두 알알이 열면 단오가 오지.
종달새 높이 날던 무논에 농부가 모내기를 마치고,
밭둑에 산딸기가 탐스럽게 익으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오가 오지.

상준아, 단오 구경 가지 않으련?

단오 구경 가자는 말에 별 생각 없이 할아버지의 고향인 강릉 단오장에 따라 나섰던 상준이, 온종일 단오제 구경을 실컷 하고 나서야 할아버지 마음을 여럼풋하게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할아버지가 왜 감꽃과 앵두 열매를 보며 단오를 그리워 했는지 말이에요. 또 강릉 사람들이 왜 한 해 내내 단오를 기다리는지도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마을 축제 강릉 단오제에 가게 된 상준이와 할아버지 이야기 속에 단오 풍속이며 강릉 단오제 특유의 단오굿, 관노 가면극 소개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보여주는 단오 그림책 “얼쑤 좋다, 단오 가세!”는 강릉 단오제의 신명나는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그림책입니다. 고운 색감으로 그려진 강릉 단오제의 흥겹고 다채로운 모습, 그 속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핑크색에 하얀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상준이가 어디있는지 찾아 보는 것도 책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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