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먹게 해주는 그림책. 정말 있을까요? ^^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열심히 먹는 입, 바쁜 손, 잘 먹는 아이들 보면 참 예뻐요. 그 모습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됩니다. 그런데, 무엇이든 맛나게 먹어주면 소원이 없겠는데, ‘우리 아이는 편식이 심해요’,  ‘우리 아이는 새로운 음식에 손을 잘 안 대요’, ‘식사 시간이면 괜히 투정 부리고 짜증을 내요’ 등등…… 엄마 아빠들 고민이 참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더 맛있게 먹어줄까, 한 술이라도 더 뜰까 말이죠.

바른 식습관은 어릴 때부터 제대로 배워야겠죠. 잘 먹는 아이, 잘 먹지 않아 걱정인 아이 모두 모두 오늘 소개하는 밥 잘 먹게 해 주는 그림책 함께 읽어 보고 자연스럽게 먹는 것의 즐거움, 기쁨, 음식의 소중함과 감사한 마음을 알아가게 해주세요.


꼬르륵 냠냠

꼬르륵 냠냠

(원제 : Lunchtime)
글/그림 레베카 콥 | 옮김 신주영 | 상상스쿨

억지로 식탁 앞에 끌려 와 앉았지만 밥 먹는게 영 내키지 않는 아이, 엄마 눈치를 보면서 한참 동안 식탁 앞에 앉아 있기만 한 아이 앞에 식탁 밑에서 동물들이 차례로 나옵니다. 그리곤 아이가 먹기 싫어 쳐다 보기만 했던 음식들을 하나씩 가져가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악어가 나타나 아이의 샌드위치를 먹어 치웠고, 곰은 아이의 스프를, 늑대는 사과를 먹어치웠죠.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을 본 엄마는 기뻐하면서 아이를 칭찬해 주셨습니다. 물론 아이는 놀던 자리로 돌아가 오후 내내 즐겁게 놀았구요. 그런데 자꾸만 뱃 속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꼬르륵 꼬륵….

잠시 후 엄마가 밥 먹자고 말씀하셨어요. 아이는 쏜살 같이 달려가 엄마가 차려주신 음식을 맛있게 먹습니다. 이번에도 동물 친구들이 찾아왔지만 아이는 혼자 몽땅 먹어 치웠어요.

꼬르륵 냠냠

나는 맛있게 밥을 먹었어요.
몽땅……
마지막……
한 톨까지요!

시장이 반찬이라는 우리 속담처럼 배고픔을 이길 장사 없죠. 아이가 한 끼 안 먹는것이 가슴 아프기는 하지만 배고픔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껴 보는 것 만큼 좋은 경험이 없습니다.^^ 즐겁게 저녁을 먹는 아이 모습에 흐뭇하게 웃습니다. 아마도 다들 이런 기억 한 번쯤은 있지 않나요? “꼬르륵 냠냠”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이 이 모든 내용을 한줄 요약으로 담고 있네요.^^

“꼬르륵 냠냠” 리뷰 보기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원제 : I Will Not Ever Never Eat Tomato)
글/그림 로렌 차일드 | 옮김 조은수 | 국민서관

※ 2000년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수상작

찰리와 롤라의 부모님은 가끔 오빠 찰리에게 롤라 밥을 차려주라고 하세요. 하지만 말도 못하게 까다로운 롤라에게 무언가를 먹이는 일은 아주 어려운 일이에요.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당근은 토끼나 먹는 거라서, 콩은 너무 작고 온통 초록색 투성이라서 먹기 싫대요. 세상 모든 음식들 하나하나 먹기 싫은 이유를 조목조목 대가며 안먹겠다는 여동생 롤라, 그런 롤라가 강조해서 하는 말이 있어요.

“그리고 난 무슨 일이 있어도 토마토 절대 안 먹어.”

음식 투정이 심한 여동생 롤라, 그 중에서도 토마토를 아주 싫어하는 롤라를 위해 오빠 찰리는 꾀를 내어봅니다. 찰리는 ‘당근’은 목성에서 따온 ‘오렌지 뽕 가지 뽕’이라 이름 붙여줬고, ‘완두콩’은 초록빛이 뭉쳐서 빗방울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초록방울’, ‘감자’는 백두산 제일 높은 봉우리에 걸려 있던 ‘구름 보푸라기’, ‘생선 튀김’은 바다 밑 수퍼마켓에서 사 온 ‘바다얌냠이'(인어들이 즐겨 먹는대요.)라고 말해줬어요. 조금씩 관심을 보이던 롤라는 오빠가 구해온 새롭고 신선한 음식들을 냠냠 맛나게 먹어봅니다. 그리고는 말했어요.

“오빠 저거 좀 몇 개 줄래?”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롤라가 스스로 먹겠다며 오빠에게 달라고 한 것은 절대로 먹지 않겠다던 토마토였어요. 토마토를 집어들면서 롤라가 하는 말,

“그럼 물론이지. 달치익쏴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혹시 이걸 토마토로 안 건 아니겠지? 그치, 오빠?”

음식에 색다른 이름 붙여주기, 찰리의 특별한 아이디어가 여동생 롤라를 솔깃하게 만들었네요.

사진과 그림들을 정성스럽게 오리고 붙여 만든 독특한 일러스트, 톡톡 튀는 글. 특히나 동생의 눈높이에 맞춰 상상력을 총동원해 즐겁고 행복한 식사 시간을 선사한 오빠의 사랑 덕분에 음식을 새롭고 특별하게 받아들이게 된 롤라, 두 남매 때문에 더욱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누구나 먹는다!

(원제 : Everyone Eats!)
글/그림 줄리아 쿠오 | 옮김 이은파 | 고래뱃속 

누구나 먹는다!

토끼는 당근을
아삭아삭

곰은 벌꿀을
꿀꺽

“누구나 먹는다” 라는 제목처럼 누구나 먹는 이야기를 다룬 유아용 그림책입니다. 토끼를 시작으로 곰, 물고기, 오리… 한장 한장 넘어갈 때마다 아기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이 무언가를 오물오물 아삭아삭 냠냠 꿀꺽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곰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말은 무엇을 즐겨먹는지 재미있는 의성어와 함께 표현하고 있어요.

모두들 맛있게 냠냠……마지막 페이지가 재미있습니다.

누구나 먹는다!

나는요
모두 다 먹어요.
당근, 벌꿀, 상추, 미역,
옥수수, 도토리, 버섯,
산딸기, 쌀, 사과를요!

아이가 앉아있는 식탁 앞에 동물들이 모두 모였어요. 아이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부러운 듯 쳐다보기도 하네요. 앞서 소개한 동물들이 먹는 음식들, 그 음식을 다 먹을 수 있는 나! 그런 자신을 너무나 뿌듯한 듯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아이 모습이 참 예쁘네요. ^^

이제 막 음식 맛을 알아가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동물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우리는 어떤 것을 먹을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세요.


프란시스는 잼만 좋아해

프란시스는 잼만 좋아해

(원제 : Bread and Jam for Frances)
러셀 호번 | 그림 릴리안 호번 | 옮김 이경혜 | 비룡소

아침 식사 시간, 삶은 달걀을 먹고 있는 가족들에게 프란시스는 말합니다. 자기는 식빵에 잼 발라 먹는게 제일 좋다구요. 심지어 달걀이 먹기 싫은 이유를 노래까지 불러가면서 말이죠.

프란시스는 잼만 좋아해

송아지 고기 튀김으로 저녁 식사를 할 때도 프란시스는 식빵에 잼을 발라 먹었어요. 다른 음식에는 도통 관심을 갖지 않는 프란시스가 하는 말,

“음식마다 맛이 다른데, 괜히 모르고 먹었다가 맛없으면 어떡해?
하지만 잼은 언제 먹어도 맛있는걸.”

다음 날 아침부터 엄마는 프란시스에게 잼 샌드위치만 주셨어요. 점심 도시락도 잼 샌드위치를 싸주셨구요. 학교에 다녀온 프란시스에게 간식으로도 잼 샌드위치를 주셨죠. 온 가족이 고기 완자 스파게티를 먹는 저녁에도 프란시스에게는 잼 샌드위치를 주셨어요.

프란시스는 잼만 좋아해

잼 샌드위치에 질린 프란시스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고기 완자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며 조금만 달라고 합니다. 엄마는 프란시스가 스파게티를 안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말씀하시자 프란시스가 하는 말,

“주지도 않고 내가 좋아할지 싫어할지 어떻게 알아?”

음식마다 맛이 달라 모르고 먹었다가 맛 없으면 어떡하냐고 말했던 프란시스가 이렇게 달라졌어요.^^ 조금은 마음 아프지만 요런 방법도 나쁘지 않죠? ^^ 먹을 때마다 밥투정, 반찬 투정 하는 아이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꼭 읽어 보세요.

▶ “프란시스는 잼만 좋아해” 리뷰 보기


줄리어스, 어디 있니?

줄리어스, 어디 있니?

(원제 : Where’s Julius?)
글/그림 존 버닝햄, 옮긴이 김정희 | 현북스

줄리어스, 어디 있니?

모험을 좋아하는 줄리어스는 식사 때마다 모험을 하러 어디론가 떠나고 없습니다.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구멍을 파고, 나일강 근처 네파투티움 왕의 무덤 꼭대기에 오르기도 하고, 중앙 아프리카 롬보봅보 강에서 하마 진흙물 목욕을 시켜주고, 러시아 노보스키 크로스키 황무지에서 늑대에게 눈뭉치를 던지고, 티베트 근처 창가베낭 산꼭대기에서 해 뜨는 모습을 보느라 부모님과 식사를 함께 할 수 없는 줄리어스.

하지만 그 때마다 엄마 아빠는 정성껏 차린 음식들을 줄리어스가 있는 머나먼 곳까지 직접 배달을 해주십니다. 메뉴도 아주 다양하게 바꿔가면서요.

줄리어스, 어디 있니?

엄마 아빠의 끝없는 배려 속에 세째 날 저녁이 되어서야 줄리어스는 드디어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아빠가 말했어요.

“여보.
오늘 밤에는 줄리어스가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다오.”

줄리어스의 엄마 아빠는 식사 시간에 제때 오지 않는 아이를 향해 불평하거나 꾸중하지 않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상상의 모험을 떠난 아이를 위해 식사를 직접 가져다 주십니다. 식사 시간에는 반드시 식탁에 앉아야 한다는 식사 예절을 떠나 먹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는 아이의 세계를 존중해 주면서 기다려 줄 수 있는 부모의 모습…… 우리도 어린 시절 문득 ‘우리 엄마 아빠가 이랬으면 좋겠어’하며 바랬던 부모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부모의 입장이 되어보니 조금 달라졌지만 말이죠.^^

“줄리어스, 어디있니?”는 아이의 세계를 존중해주는 부모, 스스로 깨닫게 되는 아이 모습을 존 버닝햄만의 색다른 관점으로 보여주는 그림책 입니다.

“줄리어스, 어디 있니?” 리뷰 보기


대단한 밥

대단한 밥

글/그림 박광명 | 고래뱃속

오늘도 넌 밥상 앞에 시큰퉁하게 앉아 있구나.
그래, 날마다 먹는 밥이 어쩌면 시시해 보일지도 모르지.
그런데 말이야.
사실 밥상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

대단한 밥

밥상 앞에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 있는 아이에게 들려주는 한 편의 이야기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의 손길부터 북적거리는 마트에서 가족을 위해 장을 보는 사람, 시장에서 식재료들이 거래되고, 그 재료들이 트럭으로 옮겨지고, 포장되고, 좀 더 맛나게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그리고 음식의 원료를 얻기 위해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

대단한 밥

우리들의 한 끼 식사를 위해 애쓴 모든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밥상이야 말로 결코 시시한 밥상일 수 없어요.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만든 대단한 밥상이야.
대단히 많은 사람 가운데 특별히 너에게 온 거야.

대단히 많은 사람들의 수고로 대단히 많은 사람 가운데 특별히 나를 위해 준비된 음식들, 그러니 대단히 맛있게 먹어야겠죠? ^^ 이 그림책을 읽으면 쌀 한 톨, 콩 한 쪽도 소중해지는 느낌입니다. 대자연의 손길과 많은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밥상이란 사실에서 말이죠. 그리고 그런 밥상을 받는 우리 역시 특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대단한 밥” 리뷰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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