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늘 상상을 하며 자랍니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보고도 상상을 하고, 옷에 있는 불규칙한 무늬를 들여다 보며 상상을 하기도 하죠. 아끼는 인형과 함께 멋진 모험을 떠나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상상의 친구를 만들어 내기도 해요. 현실에서도 꿈에서도 다양한 상상을 하는 우리 아이들, 아이들에게 있어 상상은 현실을 견디고 이길 수 있는 힘이면서, 동시에 멋진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불’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모험과 상상을 담은 그림책들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으면서 엄마 아빠도 멋진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세요~


내 이불은 바다야

내 이불은 바다야

글/그림 미로코 마치코 | 옮김 이기웅 | 길벗어린이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내 이불은 바다야

고양이를 안고 잠자리에 든 아이에게 이불은 솨솨 파도 소리가 나는 푸른 바다가 됩니다.

전등은 달
베개는 구름.

바다 이불은 깊고 넓어.

하양이는 헤엄을 아주 잘 쳐.
나보다 빨리 쓱쓱 나가.

이불 바다에서 고양이를 따라가는 작은 조개껍데기들, 일어나 보니 어젯밤 안고 잤던 고양이가 조개껍데기처럼 작고 예쁜 새끼를 낳았어요. 말랑말랑 고양이들을 안고 잔 날엔 폭신폭신 달콤하고 좋은 냄새가 났어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폭신폭신 맛있는 빵이 아침 식사로 준비 되었네요. 맛난 빵을 먹고 잠자리에 든 날 이불은 빵이 됩니다. 냄새가 좋아서 냠냠 이불을 먹었더니 발이 나와서 추워요. 내 방에 찾아온 코끼리와 이불빵을 나눠먹고 코끼리가 가져온 나무 무늬 이불을 펼쳐 사이좋게 잠이 듭니다. 아이의 꿈 속에서 이불은 바다로, 식빵으로 숲으로 다양하게 변신 합니다.

꿈과 현실이 교차된 세상이 멋지게 펼쳐지는 “내 이불은 바다야”, 무엇보다 화면 가득 펼쳐지는 미로코 마치코의 강렬한 색채로 대담하게 그려진  생명력 넘치는 그림이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리듬감 넘치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간결한 글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며 현실과 꿈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다음엔 누가 나올까?’하는 궁금증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멋진 그림책입니다.


한밤중 한 시에 검은모자들이 찾아온다

한밤중 한 시에 검은모자들이 찾아온다

글/그림 오쿠하라 유메 | 옮김 이기웅 | 길벗어린이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아이들이 그린 듯 친근하게 그려진 표지 그림과 글자가 먼저 눈길을 끄는 그림책입니다. 한밤중 한 시에 검은모자들이 누구를, 무엇때문에 찾아오는 것일까요? 검은모자에 검은 망토를 두르고 말 없이 웃기만 하는 이들은 한밤중 한 시가 되면 다같이 모여 하늘 높이 올라가 잠든 사람들을 찾아갑니다. 그리곤 소리 없이 창틈으로 들어가 살포시 이불을 덮어주고 가죠. 잠자는 이들이 깨지않도록 주의하면서 세상 구석구석까지 찾아가 이불을 덮어주는 검은모자들 덕분에 우리는 오늘도 편안하고 아늑한 잠자리를 보장 받을 수 있답니다.

리듬감 실은 이야기와 따뜻한 상상을 담은 그림이 재미있게 어우러져 마법 같은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고 실감나게 보여주는 “한밤중 한 시에 검은모자들이 찾아온다”는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꿈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정하고 예쁜 그림책입니다.


이불 나라의 난쟁이들

이불 나라의 난쟁이들

오치 노리코 | 그림 데쿠네 이쿠 | 옮김 위귀정 | 베틀북

온몸이 불덩이인 아이가 이불을 덮고 가만히 누워서 보니 이불에 잡힌 주름이 꼭 작은 산처럼 보입니다. 그 순간 신기한 작은 소리들과 함께 이불 산에 사는 작은 사람들의 재미난 일상이 아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며 이불 산에 숨어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있는 난쟁이들.

가만히 그들의 세상을 들여다 보던 아이가 자기도 모르게 웃는 바람에 난쟁이들이 먹던 음식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어요. 으랑랑! 몽모도 몽모도, 샤가샤가 자기들만의 언어로 회의를 한 그들이 아이에게 다가와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었어요. 온몸이 불덩어리인 아이를 위해 시원한 눈가루를 뿌려주는 기계였죠. 이불 나라에 사는 조그만 난쟁이들의 보살핌을 받고 한숨 자고 일어나니, 열이 뚝 떨어졌다는 신기한 이야기는 꼭 어린시절 걸리버 여행기를 읽고 꾸었던 꿈같아 살포시 웃음 짓게 만듭니다.

정감 가득한 이야기에 섬세하고 따뜻한 그림, 난쟁이 나라만의 언어가 재미있는 “이불 나라의 난쟁이들”은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책입니다.


조각이불

조각이불

글/그림 앤 조나스 | 옮김 나희덕 | 비룡소

조각이불

어릴 때 입었던 옷, 커튼, 이불에서 나온 천 조각을 모아 새 이불을 만든 아이는 너무나 기뻐 잠이 잘 올 것 같지 않았어요. 꽃무늬 , 풍선 무늬, 삐에로 무늬……조각 조각 추억이 깃든 이불이 마치 작은 마을 같다는 생각을 하며 가장 좋아하는 강아지 인형을 안고 스스르 잠든 순간 아이는 서커스가 열리는 곳에 가게 됩니다. 그런데 늘 함께 있던 강아지 샐리가 보이지 않아요. 아이는 샐리를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닙니다. 서커스장을 나와 마을로, 꽃밭으로, 무시무시해 보이는 터널로, 조각배가 떠있는 호수로, 숲으로 다니다 보니 강아지 샐리가 절벽 아래 있었어요.

물론 이것은 모두 이불을 덮고 단잠에 빠진 아이의 꿈이었죠. 이불 무늬와 아이 꿈 속 상상의 세상을 아주 멋지게 연결시켜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그림책 “조각이불”은 상상과 현실을 멋지게 이어주는 그림책입니다.


요 이불 베개에게

요 이불 베개에게

글/그림 타카노 후미코 | 옮김 고향옥 | 한림출판사

요 이불 베개에게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가 요와 이불과 베개에게 부탁을 합니다.

요야.
이불아.
베개야.

아침까지 푹 자게 해 줘.
부탁할게.

한밤중에 오줌 마렵지 않게, 손끝에서 발끝까지 따뜻하게, 무서운 꿈 꾸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아이가 잠이 들었어요. 잠든 아이를 포근히 감싸주면서 배 속에서 찰랑찰랑 몸부림 치는 오줌을 아침까지 기다리라고 달래는 요, 밤새 따뜻하게 감싸주며 낮동안 피가 난 다리까지 호호 불어주는 이불,  살금살금 기어나오려는 무서운 꿈을 콧김으로 씽씽 날려주는 베개. 아이를 포근히 안아주고 달래주고 어루만져주는 착한 이부자리 삼종 세트 덕분에 아이는 오늘도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었죠. 아침에 깨어난 아이 역시 편안한 잠자리를 가져다 준 요, 이불, 베개를 제자리에 예쁘게 개어주면서 “요야. 이불아. 베개야. 언제나 고마워.”하고 인사합니다.

“요 이불 베개에게”는 단순한 선으로 그려진 그림과 간략한 글로 구성되었지만  아이가 잠이 들기까지의 과정을 만화같은 상상력으로 따뜻하게 그려내 그림책을 읽는 순간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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