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끝이 찡할 만큼 추운 겨울은 잠시 멈춰 서서 숨가쁘게 지나온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 보는 계절이면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설레는 계절이기도 하죠. 지난 봄 시작한 계절 테마 그림책, 봄, 여름, 가을에 이어 오늘은 그 마지막인 ‘겨울 그림책’입니다.

상상력 넘치고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분위기와 스토리로 세상을 향한 공감대를 키워가며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세요. 노오란 귤 한 바구니 준비해 놓고 폭신한 수면 양말 신고 보들보들한 극세사 이불 덮고 따뜻한 방 안에서 재미난 책을 읽다보면 이 겨울도 잠깐입니다.^^


겨울 할머니

겨울 할머니

(원제 : Grandmother Winter)
필리스 루트 | 그림 베스 크롬스 | 옮김 강연숙 | 느림보

겨울 할머니

눈처럼 하얀 거위와 사는 겨울 할머니는 봄이면 눈보라처럼 하얀 깃털이 날리는 거위를 데리고 다니다 여름이되면 하얀 거위의 깃털을 모아요. 가을이 오면 겨울 할머니는 여름내 모았던 깃털을 가득 채워 이불을 꿰매 두었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 오면 깃털 이불을 펼쳐서 흔든답니다. 그러면 눈이 내리기 시작하죠. 겨울 할머니가 깃털 이불을 흔들면 아이들은 눈송이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집 밖으로 뛰어 나와요. 어른들도 동물들도 벌레들도 바쁘게 겨울을 날 준비를 마친답니다. 깃털 이불을 다 턴 할머니가 포근한 깃털 이불을 덮고 잠자리에 들면 할머니의 거위들도 날개 속에 머리를 파묻고 봄을 기다린답니다. 날개를 푸드덕 거릴 새 봄을 기다리면서요.

하얀 눈은 어떻게 내리는 걸까? 겨울은 누가 가져오는 것일까? 자연의 수수께끼를 신비롭고 재미있는 상상으로 담아낸 “겨울 할머니”, 아름다운 눈이 내리는 이유와 동물들이 겨울을 나는 모습을 판화그림으로 포근하고 따뜻하게 그려냈습니다.


겨울이 오면

겨울이 오면

(원제 : Winter’s Coming : A Story of Seasonal Change)
잰 쏜힐 | 그림 조제 비자이용 | 옮김 오규원 | 산하

겨울이 오면

태어난지 여섯 달도 안 된 어린 토끼 릴리는 겨울이 오고 있다며 바빠진 친구들을 보며 ‘겨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새들은 겨울이 오고 있어 남쪽 나라로 날아가야 해서 바쁘다고 하고, 다람쥐는 겨울이 오고 있어 먹을 것을 저장하느라 바쁘다고 하고, 모기는 겨울이 오기 전 건강한 알을 낳기 위해 필요하다며 릴리의 코를 뾰족한 침으로 꾹 찔렀어요. 겨울이 누구길래 모두들 겨울때문에 이 소동일까요?

도대체 겨울이 무엇일지, 어떻게 생겼을지 그리고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할지 궁금한 릴리는 만나는 이웃마다 겨울을 묻고 다니던 끝에 겨울잠을 잘 준비를 하는 검은 곰을 만납니다. 곰 덕분에 릴리는 겨울은 시간이기도 하고 계절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겨울을 나려면 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너는 이미 충분히 준비를 했어. 너의 털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렴.”

처음 잿빛이었던 릴리의 몸이 그림책이 끝나갈 무렵에는 눈으로 덮인 겨울숲처럼 하얗게 변해있습니다. 겨울이 무엇인지 마냥 궁금한 아기 토끼 릴리를 따라가며 펼쳐지는 숲속 풍경의 변화, 그리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겨울을 준비하는 다양한 숲속 동물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어내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그리미의 하얀 캔버스

그리미의 하얀 캔버스

글/그림 이현주 | 상출판사

※ 2012년 볼로냐 라가치상(오페라 프리마 스페셜멘션) 수상작

그리미의 하얀 캔버스

찌푸린 겨울 하늘에 그리미가 크레파스로 하얀 눈을 그리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눈길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간 그리미는 얼음나무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딱따구리 할아버지를 위해 크레파스로 사다리를 그려주고, 눈에 갇혀 동굴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곰 아저씨를 위해 문을 그려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주고, 털이 없는 개구리를 위한 빨간 양말도 그려주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 엄마를 잃어버린 아기토끼를 도와준 그리미는 다시는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엄마토끼와 아기토끼에게 반짝이 무늬를 그려주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크레파스는 모두 닳아 없어졌지만 그리미에게는 이제 소중한 친구들이 생겼어요.

마법의 크레파스를 가진 그리미가 들려주는 상상 속 겨울 숲 여행 이야기가 예쁘게 담겨있는 “그리미의 하얀 캔버스”는 무엇이든 상상하기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노아의 방

노아의 방

글/그림 송혜승 | 논장

노아의 방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날 강아지는 내리는 눈을 맞으며 즐겁게 놀고 있는데 노아는 감기에 걸려 방에만 있어야 했어요. 엄마가 가져온 약상자 사이에서 나뭇잎과 도토리를 발견한 노아는 감기약을 먹고 까무룩 잠이 들었죠. 꿈 속에서 강아지와 신나게 사계절을 누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 노아는 소포가 왔다며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할머니가 보내신 소포 속에는 동물들을 태운 종이배가 있었어요. 꿈 속에서 함께 종이배를 타고 놀았던 동물 친구들이 모두 노아의 방에 찾아왔네요.

한겨울 소복소복 눈이 내린 날, 감기에 걸려 뛰어놀지도 못하고 방 안에 갇혀 있어야만 했던 노아는 꿈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돌아옵니다. 현실에서는 마치 노아의 꿈을 들여다 본 듯 할머니가 보내주신 멋진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구요. “노아의 방”은 현실과 상상 또다시 현실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원색의 감각적인 그림과 어우러져 즐거움을 안겨주는 그림책입니다.


누구지?

누구지?

글/그림 이범재 | 계수나무

누구지?

흰 눈이 소복하게 내리자 친구들이 넘어지는 것이 걱정이 돼 길을 부지런히 쓸었고 돌아온 토끼는 자신의 집 문이 고장 난 것을 알게 되었어요. 때마침 곰이 찾아와 토끼네 문을 고쳐줍니다. 토끼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자 곰은 까치가 알려줘서 토끼네 문이 고장 난 것을 알았대요. 토끼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까치를 찾아가자 까치는 저녁 식사에 초대한 여우네 집에 가다 토끼네 집 문이 고장 난 것을 보았으니 여우 덕이랍니다.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 또 다른 친구를 찾아가는 토끼를 따라가 보면 결국 그 시작은 눈길을 쓴 토끼 자신이었다는 사실이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오는 그림책입니다. 누군가를 배려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세상, 한겨울 강추위도 무섭지 않아요. 우린 함께니까요.^^

 “누구지?” 리뷰 보기


여우의 정원

여우의 정원

(원제 : Une Rencontre)
글/그림 카미유 가로쉬 | 담푸스

여우의 정원

안전하게 새끼를 낳을 곳을 찾아 다니던 엄마 여우는 숲 속에서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하자 사람이 사는 곳까지 내려오게 됩니다. 하지만 지친 여우를 반겨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마을 사람들의 위협적인 고함과 매정한 발길질을 피해 여우가 다다른 곳은 어느 집의 작은 온실. 마침 자신의 집 온실에 숨어든 여우를 지켜보던 꼬마는 먹을 것이 담긴 바구니를 놓아주고 돌아갔어요. 다시 숲으로 돌아갈 수 있을만큼 건강해진 여우 가족은 숲으로 돌아가기 전에 자신들이 잠시 머물렀던 온실 속에서 가장 예쁜 꽃을 따서 아이가 잠든 방을 아름답게 꾸며주고 떠나갑니다.

캐릭터와 배경을 일일이 오려서 만들어 입체감이 살아있는 그림으로 깊은 여운을 담아낸 그림책 “여우의 정원”, 정성스럽게 그려낸 그림 한 장 한 장 들여다 보고 있자면 추운 겨울이 배경임에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푸근해집니다. 추운 겨울을 이길 수 있는 힘은 서로에게 온정을 베푸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의 손길임을 잊지 말아야겠네요.

▶ “여우의 정원” 리뷰 보기


우리끼리 가자

우리끼리 가자

윤구병 | 그림 이태수 | 보리

우리끼리 가자

한겨울 산양할아버지한테 옛날 이야기 들으러 가자는 아기토끼를 곰이랑 다람쥐랑 멧돼지랑 너구리, 족제비, 노루가 따라 나섰어요. 눈위에 저마다의 소리와 발자국을 남기며 높은 산꼭대기 산양할아버지에게 가던 동물들, 그런데 산양할아버지 집에 가기도 전에 아기곰은 졸음이 찾아와 나무 구멍으로 들어가 버렸고 아기다람쥐는 도토리를 모으러 가버렸어요. 하나 둘 저마다의 이유로 동물들이 떠나가버렸고 아기토끼만 혼자 남았습니다. 날은 점점 어두워오고 여우가 쫓아오는 것을 눈치 챈 아기토끼가 정신 없이 도망치고 있는데 다행히도 산양할아버지가 나타나 여우를 혼내주고 아기토끼를 구해줍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니?”
“옛날이야기가 듣고 싶어서요.”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 숲,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아기토끼는 산양할아버지 품 속에서 잠이 들었답니다.

세밀화로 그려낸 겨울 숲 속 풍경이 아름다운 그림책 “우리끼리 가자”, 리듬감이 살아있는 정감 가득한 이야기에 한겨울 숲의 전경을 묘사한 세밀하고 아름다운 그림이 어우러져 읽는 이에게 푸근함을 안겨주는 그림책입니다.


장갑

장갑

글 우크라이나 민화 | 그림 에우게니 M.라쵸프 | 옮긴 배은경 | 한림출판사

장갑

숲 속을 걸어가던 할아버지가 장갑 한 짝을 떨어뜨리고 가자 어디선가 나타난 쥐가 장갑에 보금자리를 틀었어요. 그 모습을 본 개구리가 장갑에서 함께 살자고 했어요. 쥐는 자리를 내어주었고 둘은 함께 살게 되었죠. 그곳을 지나치던 동물들은 멋진 장갑을 지나치지 못하고 자기도 넣어달라 부탁을 하고 그럴 때마다 동물들은 조금씩 양보해 자리를 내어줍니다. 쥐, 개구리, 토끼, 여우, 늑대, 멧돼지, 곰까지 들어선 장갑은 꽉꽉 들어차 더 이상 자리가 없어 보였어요. 그 때 할아버지는 자신의 장갑 한 짝이 없어진 것을 알아차리고 되돌아 옵니다. 할아버지의 강아지가 장갑을 보고 멍멍 짖자 모두 깜짝 놀라 숲 속 여기저기로 달아났고 할아버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장갑을 주어 갔다는 우크라이나 민화 “장갑”은 에우게니 M. 라쵸프의 그림이 일품인 그림책입니다.

장갑 속이 터질것 처럼 자리가 비좁아져도 아무런 불평없이 친구를 맞이하는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반복되는 “장갑”. 눈 오는 겨울 숲 풍경도 좋지만 동물들이 하나 둘 장갑 안으로 들어올 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장갑의 모습이 참 재미있습니다. 모두가 어울려 행복하고 다정하게 함께 사는 모습이 참 따뜻합니다.


장갑나무

장갑나무

윤여림 | 그림 이갑규 | 웅진주니어

장갑나무

커다란 보따리를 짊어지고 숲길을 헤치고 언덕 위까지 올라간 할머니는 보따리 속에서 장갑을 꺼내 나뭇가지만 덜렁 남은 나무 위로 던졌어요. 할머니의 보따리에는 짝 잃은 장갑, 버려진 장갑이 가득합니다. 할머니가 던진 장갑들 때문에 초라해 보였던 나무가 보기 좋아졌어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할머니가 길을 떠나자 동물들이 장갑 나무에 모여들었어요. 감기 걸린 돼지 삼형제가 장갑을 꺼내 각자 목도리로, 모자로, 마스크로 쓰고 떠났고 뒤이어 하마도 타조도 꼬꼬닭도 사슴도 토끼도…… 숲속 온갖 동물들이 모두 모여 저마다 마음에 드는 장갑을 하나씩 차지했어요. 흰 눈 내리는 추운 겨울이 지나고 꽃잎이 날릴 무렵 커다란 보따리를 들고 다시 장갑 나무를 찾은 할머니는 동물들이 장갑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낸 모습을 보고 호호호 웃으며 말씀하십니다.

“장갑나무가 그동안 잘 지냈구나.”

할머니가 다시 펼친 보따리 속에서는 이빠진 컵, 버려 진 컵 등 각종 컵들이 가득합니다. 이제 장갑나무는 컵나무로 변신했어요.

버려진 물건을 모아 사랑을 베푼 할머니, 알록달록 나무에 예쁘게 매달린 장갑을 저마다의 방법으로 활용해 따뜻한 겨울을 보낸 동물들의 모습이 재미있게 담겨있는 “장갑나무”는 나누는 기쁨과 행복에 함께 웃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추운 밤에 여우가

추운 밤에 여우가

(원제 : The Fox Went Out On A Chilly Night)
그림 피터 스피어 | 옮김 김연수 | 열린어린이

※ 1962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추운 밤에 여우가

추운 겨울 밤 새끼 열 마리를 먹이기 위해 위험을 무릎 쓰고 마을 농장까지 먹이를 구하러 내려간 아빠 여우는 달님에게 밝은 빛을 달라면서 소원을 빌었어요. 커다란 거위 한 마리는 입에 물고 오리는 들러맨 채 총을 들고 쫓아오는 농장 주인을 피해 재빨리 도망친 아빠 여우.

조마조마했지만 무사히 아기들이 기다리는 집까지 안전하게 도착한 아빠 여우에게 아기 여우들이 물었어요.

“아빠, 마을은 어땠나요?”
“참 아름다웠지. 그럼. 그럼. 그럼.”

여우 가족은 추운 겨울 밤 아빠가 구해온 먹이를 맛있게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리듬감이 살아있는 반복되는 문구가 재미있는 “추운 밤에 여우가”는 미국 민요를 바탕으로 피터 스피어스가 산과 들판, 농장의 풍경을 아름답게 묘사한 그림책으로 1962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 2006년에 열린어린이에서 출간된 “추운 밤에 여우가”는 현재는 절판되었습니다. 아쉽지만 이 책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가까운 도서관을 이용해 보세요.


친절한 친구들

친절한 친구들

후안 이춘 | 그림 무라야마 토모요시 | 옮김 예상열 | 한림출판사

친절한 친구들

눈이 많이 내려 산도 들도 모두 하얗게 덮힌 한겨울 어느 날, 먹을 것을 찾아 나섰다 순무 두 개를 구한 아기토끼는 아무래도 당나귀가 먹을 것이 없을 것 같아 순무 한 개를 갖다 주기로 했어요. 아기토끼는 아무도 없는 당나귀 집에 순무를 두고 돌아왔어요. 고구마를 찾아 집에 돌아온 당나귀는 자신의 집에 있는 순무를 아무도 없는 염소의 집에 두고왔고, 배추를 찾아 집으로 돌아온 아기염소는 순무를 사슴에게 주기로 합니다. 이렇게 순무는 친구를 생각하는 동물들 덕분에 숲속 마을을 돌고 돌다 다시 아기토끼에게 갑니다. 단잠에서 깨어난 토끼는 순무가 돌아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리곤 이렇게 말했죠.

“친구가 나를 위해 가져다 준 거야.”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 순무의 돌고도는 이야기를 예쁘게 담아낸 “친절한 친구들”은 넉넉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담긴 그림책입니다. 모든 사랑의 시작은 나부터, 내가 먼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계절을 느껴요 
1. 봄 그림책
2. 여름 그림책
3. 가을 그림책
4. 겨울 그림책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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