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볕에 화단의 새싹들이 기지개를 펴는 봄입니다. 화원 앞에 내놓은 작은 화분들에 자꾸만 눈길이 가고 바삐 걷던 걸음을 멈추고 무사히 지난 겨울을 난 길가 모퉁이 작은 풀잎들을 들여다보게 되네요. 곧 개나리, 진달래, 벚꽃 소식이 들려오겠죠.

봄바람 타고 꽃향기가 그리워지는 계절, 오늘은 꽃향기 솔솔 풍기는 그림책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그림책으로 먼저 꽃구경 떠나볼까요?


꽃이 핀다 : 자연에서 찾은 우리 색

꽃이 핀다 : 자연에서 찾은 우리 색

글/그림 백지혜 | 보림

꽃이 핀다 : 자연에서 찾은 우리 색

시선을 압도하는 강렬한 빨간색 표지가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펼치면 열 세가지 색상에 얽힌 꽃과 나무의 이야기가 환상적으로 펼쳐집니다. 빨간 동백꽃을 시작으로 노랑 민들레, 분홍 진달래, 연파랑 꽃마리…… 이어지는 꽃과 나무 그림들이 그림책 한 쪽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그 꽃 색상이 가진 전통적인 의미와 꽃의 특징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꽃이 핀다”는 우리의 전통적인 색감을 재현하기 위해 자연에서 얻어낸 천연물감으로 비단 위에 그려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꽃그림에서 고풍스러우면서도 단아하고 은은한  매력이 풍겨나옵니다. 그림책을 읽고나면 어느새 꽃이 마음 한가득 피어있음이 느껴집니다. ‘와~’하는 탄성과 함께 ‘아름답다’, ‘멋지다’ 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그림책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풀꽃과 놀아요

봄 여름 가을 겨울 풀꽃과 놀아요

글/그림 박신영 | 사계절

예쁜 표지 그림에 먼저 눈길이 가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넘기면 계절별로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풀꽃들이 그림책 가득 펼쳐져 있어요. 계절마다 만날 수 있는 꽃그림을 하나의 풍경으로 보여준 후 다음 페이지에서 각각의 꽃의 특징과 한살이를 세밀화와 함께 보여줍니다. 덤으로 풀꽃으로 할 수 있는 자연놀이도 같이 수록되어있어요. 그림책을 읽다보면 어린시절 풀꽃과 놀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꽃들이 이렇게 예뻤구나 싶어 자꾸만 들여다 봅니다. 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 책 한 권 들고 아파트 화단으로, 가까운 공원으로 나가  풀꽃들을 직접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이 보긴 봤는데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풀꽃들 이름을 찾아보고 풀꽃으로 재미있게 놀아 보세요. 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자연 공부가 될 것입니다.


빨간꽃 초록잎

빨간꽃 초록잎

글/그림 탁혜정 | 초방책방

초봄 제일 먼저 피어나는 동백꽃을 시작으로 봄볕 아래 할미꽃, 튤립, 귀여운 채송화, 카네이션, 봉숭아, 장미, 패랭이꽃, 나팔꽃, 엉겅퀴, 수련, 베고니아, 백일홍 등 봄부터 가을까지 피어나는 열 세 종류의 꽃들이 그림책 화면 가득 피어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빨간꽃에 초록잎을 가졌다는 사실! 그래서 그림책 제목도 “빨간꽃 초록잎”이죠. 하지만 각각의 개성 넘치는 꽃들은 모두 다른 각각의 빨강꽃 초록잎을 가졌어요. 동백꽃의 빨강도 할미꽃의 빨강도 모두 제각각 다른 빨강이고 튤립의 초록잎도 봉숭아의 초록잎도 모두 다른 초록입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빨강도 초록도 이렇게 여러 색이구나라는 사실을 눈으로 직접 비교하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운율이 살아있는 한줄의 문장 아래 생명력 넘치는 꽃그림이 마음을 살랑살랑 흔드는 “빨간꽃 초록잎”, 화려한 꽃다발을 대신해 선물해도 좋을 그림책입니다.


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

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

글/그림 이태수 | 비룡소

“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는 봄부터 초겨울까지 도시 곳곳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식물과 곤충, 동물의 이야기가 세밀화로 담겨있는 그림책입니다.

찬바람 부는 3월 썰렁한 도시의 깨진 보도블럭 사이에서 꽃피울 날을 기다리는 달맞이 꽃과 망초, 날이 점점 따뜻해지면서 점차 네발 나비가 깨어나고 가로수 아래 꽃다지도 제비꽃, 별꽃, 산수유, 목련도 피어납니다. 꽃들이 피면 곤충도 깨어나죠. 도시에 봄이 찾아오는 것을 시작으로 계절이 가고 오는 중에 많은 생명들이 우리 곁에 찾아옵니다.

작고 그늘진 땅 한 구석이라도 생명을 품고 생명을 키워내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면서 열심히 살아간다는 사실이 새삼 고맙게 다가옵니다. “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 우리 주변 작은 것을 발견하는 기쁨이 정겹고 따뜻하게 담겨있는 그림책입니다.


꽃이 좋아

꽃이 좋아

글/그림 조미자 | 미래아이

꽃이 좋아

“꽃이 좋아”는 꽃을 소재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집 근처에 핀 노란 튤립으로 예쁜 옷을 만들어 입겠다 생각한 도도 양과 진달래 꽃으로 그릇을 만들어 볼 생각을 한 너울씨는 어느날 제비꽃 아래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라일락 꽃향기 가득한 계절을 지나 너울 씨가 만든 채송화 양산이 아주 유용했던 더운 여름 그리고 파란 하늘 가을 바람에 코스모스가 흔들리는 가을이 가고 눈내리는 겨울이 찾아오자 눈 속에서 빨간 동백꽃이 피어납니다. 꽃을 좋아하는 도도 양과 너울 씨는 계절마다 각각 다르게 피어나는 꽃을 함께 바라보며 꽃들의 다양한 쓰임새를 생각했어요.

도도 양과 너울 씨의 예쁜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계절마다 어떤 꽃이 피는지 꽃구경까지 할 수 있는 그림책 “꽃이 좋아”. 튤립으로 풍성한 꽃치마를 지어 입고 꽃배를 타고 나들이 나가고 싶어집니다.


겨울눈아 봄꽃들아

겨울눈아 봄꽃들아

글/그림 이제호 | 한림출판사

“겨울눈아 봄꽃들아”에는 목련부터 진달래, 벚나무, 오동나무, 가죽나무, 감나무, 화살나무, 음나무, 사과나무, 단풍나무, 호두나무, 버즘나무까지 12그루 나무의 겨울눈과 꽃, 새싹이 섬세하고 아름다운 세밀화로 담겨있습니다. 흔히 뒷동산에서 혹은 아파트 화단에서 만날 수 있는 잘 아는 나무들도 있지만 가죽나무, 화살나무처럼 이런 나무도 있었나 싶은 생소한 나무들도 있어요.

이 책은 저마다 독특한 겨울눈의 모습으로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꽃과 나뭇잎을 피우는 나무의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낸 생태 그림책이지만 나무 하나하나마다 시처럼 적힌 주옥같은 글들이 세밀화로 그려진 섬세하고 아름다운 꽃그림과 어우러져 한 편의 시화집을 들여다 보는 느낌입니다.

“겨울눈아 봄꽃들아” 리뷰 보기


제비꽃과 개미

제비꽃과 개미

글/그림 야자마 요시코 | 옮김 윤태랑 | 한림출판사

봄이면 민들레와 함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꽃이 바로 제비꽃이죠. “제비꽃과 개미”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제비꽃의 한살이를 보여주는 생태 그림책입니다. 콘크리트 갈라진 틈 사이 흔하게 피어있는 제비꽃, 어떻게 이런 곳에서 꽃이 피었을까 한 번쯤 생각해 본적 있나요?

작고 수수한 제비꽃이 끈질긴 생명력으로 피어나기까지는 개미의 공이 아주 큽니다. 제비꽃이 진 자리에 생겨난 열매 속에 들어있다 떨어진 씨앗을 개미가 가져가서 먹이인 하얀 뭉치는 먹고 남은 씨앗을 멀리 갖다 버린다고 해요. 그덕분에 제비꽃은 여기저기 무성하게 자랄 수 있죠. “제비꽃과 개미”는 보라색 작은 꽃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제비꽃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림책을 보고나면 무심코 보아왔던 들꽃들의 생명력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서로 도와가며 열심히 살아가는 자연의 모습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너는 무슨 풀이니?

너는 무슨 풀이니?

글/그림 나가오 레이코 | 옮김 김윤정 | 키다리

너는 무슨 풀이니?

무더운 여름 날 할아버지 댁에 놀러간 타로는 할아버지와 집 주변에 피어난 풀꽃 공부를 하게 됩니다. 흔히 잡초라 불리는 야생초들의 재미있는 이름과 모양, 구별법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할아버지에게 배우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낸 타로는 작은 풀이지만 각각의 이름을 알고 보니 더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너는 무슨 풀이니?“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풀꽃들을 아기자기한 자수 그림으로 예쁘게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타로와 할아버지를 따라가다 보면 흔하게 보아왔던 풀꽃들 하나하나에도 모두 이름이 있다는 사실과 함께 세상에 아무 의미 없는 생명은 없다는 생명의 소중함까지 배울 수 있습니다.


꽃향기가 솔솔~ 꽃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2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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