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다리고기다리 던…(^^) 아이들의 여름 방학이 코앞이네요. 저는 방학이나 휴가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기도 하고 여유로워지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다들 어떠신가요?

오늘은 여름휴가를 주제로 재미난 그림책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카피가 한 때 유행이었죠. 뒹굴뒹굴 뒹굴며 하루 종일 게으르게 방콕을 해도, 가까운 계곡물에 발만 담그고 놀아도 즐겁고 짜릿한 이 여름, 덥다고 짜증만 내기엔 여름도 휴가도 너무 짧습니다. 여름휴가, 그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재미나고 유쾌한 그림책으로 만끽하며 건강하고 신나는 여름 보내세요! ^^


건물들이 휴가를 갔어요

건물들이 휴가를 갔어요

글/그림 이금희 | 느림보
(발행일 : 201/07/08)

건물들이 휴가를 갔어요

엄마랑 아빠랑 자동차를 타고 시원한 바다로 휴가를 떠나려는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쿠웅! 쿵! 쿵! 무슨 소리인가 하고 창밖으로 내다봤더니 온 동네 건물들이 모두 밖으로 나와서는 이렇게 말을 했어요.

“여러분 잠깐! 올해는 우리가 휴가를 갑니다.”

600살이 넘도록 바다 구경 한 번 못했다는 경복궁, 단 한 번도 앉아서 쉬어 본 적이 없다는 63빌딩, 아빠 회사가 있는 세계여행사 건물이며 아파트, 사탕 공장 등등 모든 건물들이 휴가를 가겠다고 난리법석이었어요. 게다가 주유소까지 휴가를 가버리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자동차가 꼼짝 할 수 없어 결국 우리는 건물들에게 휴가를 양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건물들이 휴가를 갔어요

햇빛 쨍쨍한 무더운 여름, 에어컨도, 게임기도, 잠잘 곳도, 밥 먹을 곳도 없이 사람들만 거리에 남겨졌어요. 휴가가 무산되고 처음엔 모두들 막막했지만 건물들이 휴가를 떠나고 나니 뻥 뚫린 세상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어요. 회사도 학원도 다 휴가를 가서 모두가 자유의 몸이 되었죠. 신나는 놀이터가 된 세상에서 모두들 마음껏 뛰어놀다 보니 어느새 건물들이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어요. 잘 쉬었다 돌아온 건물들을 따라 바다 내음과 꽃 향기, 풀 냄새도 함께 왔죠.

우리는 건물들과 약속을 했어요.
앞으로는 번갈아 휴가를 가자고요.
내년 여름휴가는 우리 차례겠지요!

오랜만에 들어간 집에서는 향긋한 꽃향기가 났구요. 수도꼭지에서는 계곡물이 콸콸콸! 건물 꼭대기에서는 싱싱한 풀과 나무가 쑥쑥 자라나 시원한 숲 속처럼 느껴졌어요. 이만하면 건물들에게 휴가를 양보한 것도 그리 억울하지는 않겠죠? 번갈아 휴가를 가기로 했으니 일 년만 기다리면 우리 휴가도 다시 돌아올테니까요.

일 년이 지나 여름이 다시 돌아왔어요. 약속한 대로 ‘이번 휴가는 우리 차례!’라면서 신나게 밖으로 나가보니…… 앗, 이번에도 휴가길을 막아선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번 여름은 자신들에게 휴가를 양보하라면서 먼저 휴가를 떠나버린 것은 과연 누구일까요?

건물들이 휴가를 떠난다는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참신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일 년이나 기다려온 휴가를 빼앗겼을 때 얼마나 억울했을까 싶은데 막상 건물이 떠난 그자리가 휴양지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참 신선하네요. 그뿐인가요? 푹 쉬고 돌아온 건물들이 들고 온 향긋한 꽃향기는 덤이죠. 일상을 재미난 상상으로 엮어낸 재치가 돋보이는 그림책 “건물들이 휴가를 갔어요”입니다.


마녀 위니의 엉망진창 휴가

마녀 위니의 엉망진창 휴가

(원제 : Winnie Under The Sea)
밸러리 토머스 | 그림 코키 폴 | 옮김 노은정 | 비룡소

(발행일 : 2011/09/20)

시원한 파도 소리가 그리운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자 마녀 위니는 인터넷으로 휴가지를 찾아보다 작은 섬 하나를 발견합니다. 위니는 섬에 도착하자마자 바닷속으로 뛰어들었어요.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에 매료된 위니는 멋진 광경을 윌버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지만 고양이 윌버는 물이라면 아주 질색이었죠.

그런 윌버를 위해 오늘도 아낌없이(?) 자신의 마법을 사용하는 위니! 위니가 주문과 함께 요술 지팡이를 휘두르자 고양이 윌버가 물고기로 변신해 신나게 바닷속을 헤엄치며 놀았어요. 그런 윌버가 부러워 위니도 물고기로 변신하고 싶었지만 물고기가 되면 요술 지팡이를 쥘 수 없어 고민합니다. 고민 끝에 마녀 위니는 문어로 변신을 했어요. 하지만 너무 신나게 노는 바람에 요술 지팡이를 잃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 마녀 위니.

위니는 요술 지팡이를 무사히 되찾고 윌버와 함께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좌충우돌 실수투성이지만 언제나 재치있게 위기를 극복해 가는 마녀 위니, 그 과정이 언제나 커다란 재미와 웃음을 안겨주죠. 위니와 윌버의 즐거운 여름휴가 이야기가 바다를 배경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치는 “마녀 위니의 엉망진창 휴가”를 읽다보면 마음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빗자루를 타고 쌩 날아올라 막힘없이 휴가지까지 떠날 수 있는 마녀 위니와 윌버가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


산타 할아버지의 휴가

산타 할아버지의 휴가

(원제 : Father Christmas Goes On Holiday)
글/그림 레이먼드 브릭스 | 옮김 김정하 | 비룡소
(발행일 : 1995/12/01)

산타 할아버지도 여름이 되면 일상을 벗어나 휴가를 떠납니다. 산타 할아버지의 휴가는 어떨까요? 우리와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눈썰매를 캠핑카로 개조해 순록을 이끌고 멋진 휴가를 떠났지만 어쩐지 산타 할아버지가 가는 곳마다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가는 곳마다 산타 할아버지를 알아보는 바람에 새로운 곳으로 이동을 해야만 했죠.  어쨌든 무사히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산타 할아버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크리스마스 시즌을 준비해야 하니까요.

“산타 할아버지의 휴가”는 친근한 이웃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그려진 레이먼드 브릭스의 산타 할아버지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나는 그림책입니다.

 산타 할아버지의 휴가 리뷰 보기


여름휴가

여름휴가

장영복 | 그림 이혜리 | 국민서관
(발행일 : 2010/07/02)

동물원 분수쇼 때문에 지친 아빠 코끼리는 일년에 딱 하루 주어진 휴가에 커다랗게 코를 골면서 잠만 잡니다. 아빠 코끼리가 어찌나 커다랗게 코를 골던지 콧바람에 아기 코끼리 코끼와 코리, 엄마 코끼리가 날아가 버리고 말았어요. 피곤한 아빠의 엄청난 콧바람에 아기 코끼리와 엄마 코끼리가 날아간 곳은 해수욕장이었어요.

신나게 놀다 아빠 생각이 나서 울적하게 잠든 코끼리 가족, 스르륵 잠들었나 싶었는데 이들의 들이쉬는 들숨에 이번에는 아빠 코끼리가 단숨에 해수욕장까지 날아옵니다. 아빠까지 날아와 비로소 완전체가 된 코끼리 가족은 누구보다 신나고 즐겁고 달콤한 휴가를 보냈습니다.

분수쇼에 시달려 온통 잿빗이었던 아빠 코끼리가 가족과 함께하는 휴가지에서 행복하게 바뀌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지는 그림책 “여름휴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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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

신형건 | 그림 전영근 | 미세기
(발행일 : 2015/05/15)

여행

여행

아빠,
왜 이렇게 천천히 가요?
응?
왜,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가냐고요.
이게 여행이지.
한 걸음 더 천천히 가는 거.
그러다 언제 도착해요?
이게 여행이지.
두어 시간쯤 더 늦게 도착하는 거.

아빠,
왜 그렇게 두리번거려요?
뭐?
왜, 자꾸 한눈을 팔고 있냐고요.
이게 여행이지.
하나라도 더 보는 거.
난 그게 그거 같아 지루한데…
치, 아빤 달팽이 같아!
바로 이게 여행이란다.
세상에서 가장 호기심 많은 달팽이가 되는 거.

트렁크 가득, 지붕 위까지 잔뜩 짐을 질은 자동차가 길을 달려갑니다.  배낭 가득 짐을 꾸렸는데도 하나도 안 무겁고 구름 위에 올라탄 듯 걸음이 사뿐사뿐한 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난 첫 동시부터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읽다 보면 휴가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여행”은 여행을 테마로 한 동시 그림책입니다. 아빠와 아이가 차를 타고 단둘이 여행을 떠나면서 나누는 이야기를 동시로 엮어낸 신형건 작가의 글에 한 장 한 장 정성들여 그린 전영근 화가의 그림으로 채워가는 이 그림책을 읽다보면 여행의 셀렘과 추억을 흠뻑 느끼고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 납치 사건

우리 가족 납치 사건

글/그림 김고은 | 책읽는곰
(발행일 : 2015/07/20)

우리 가족 납치 사건

이른 아침 출근을 하기 위해 전철을 기다리던 아빠 전일만 씨는 인파에 밀려 나자빠지고 말았어요. 아빠만 남겨두고 가버린 전철, 그 때 아빠 가방이 입을 쩍 벌리더니 아빠를 삼키고는 어디론가 달려갔어요. 회사에 가야한다며 버둥거리는 아빠를  꿀꺽 삼킨 가방이 기차를 타고 떠난 곳은 아무도 없는 바닷가였죠. 아빠는 모든 것을 잊고 바닷가에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아침 설거지까지 마친 엄마 나성실 씨 역시 회사에 가려고 집을 나서자마자 납치되었어요. 엄마 치마가 훌러덩 뒤집히더니 엄마를 보쌈을 해서는 하늘 위로 날아올랐거든요. 치마가 엄마를 내려 놓은 곳은 아빠가 있는 바닷가였어요.

딸 전진해가 납치된 것은 학교에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고 있을 때였죠. 터질 것 같았던 머리에서 숫자가 마구 빠져나가면서 풍선처럼 이리저리 날아다니던 전진해는 엄마 아빠가 있는 바닷가에 툭 떨어졌어요.

우리 가족 납치 사건

아빠 가방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왔고 엄마 치마는 산 속에서 과일을 따왔죠. 세 사람은 실컷 놀고 마음껏 먹고 엄마 치마 위에 누워 회사도 집도 학교도 잊고 쿨쿨쿨 잠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별일 없었어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 ‘하루가 48시간이라도 모자라!’를 외치면서 오늘도 바쁘고 지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반짝 즐거움과 유쾌함을 선물하는 “우리 가족 납치 사건”. 꾹꾹 억누르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가족들에게 멋진 하루를 선물한 이 이야기를 읽고나면 우리 아이들은 우리 아빠 가방도, 우리 엄마 치마도 제발 우리 가족을 납치해줬으면 하는 가슴 설레는 상상에 빠져들지 않을까요?

‘그래, 오늘 하루쯤 맘 놓고 좀 놀아본다고 세상이 달라질까?’ 그런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대담한 색상으로 거침없이 그려낸 그림이 이야기를 더욱 유쾌하게 이끌어주는 그림책 “우리 가족 납치 사건”입니다.


파리의 휴가

파리의 휴가

(원제 : La Mosca)
글/그림 구스티 | 옮김 최윤정 | 바람의아이들

(발행일 : 2007/07/10)

제목만 보고 프랑스 파리에서의 근사한 휴가를 떠올렸는데, 그림책 표지를 보니 까만 파리 한 마리가 싱긋 웃고 있네요.^^

파리의 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가가 시작되자 파리는 꼭 수영을 하러 가기로 했어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가방, 썬크림, 커다란 수건, 물놀이 공까지 완벽하게 준비한 파리는 물 속으로 들어갔어요. 시원한 물 속에 있으려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느껴졌죠.

파리가 물 속에서 한참동안 즐겁게 놀고 있는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캄캄한 밤처럼 변했고 곧이어 천둥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했어요. 폭풍이 오는 걸까 생각했는데 높은 곳에서 무언가 엄청나게 커다란 것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이어서 별똥돌 같은 것이 물속으로 떨어졌고 그 바람에 어마어마한 파도가 일었어요. 파도에 날개가 젖은 파리는 죽을 힘을 다해 겨우겨우 폭풍우를 빠져나왔어요.

그런데 잠시 후, 이런 소리가 들려왔어요.

파리의 휴가

“엄마, 엄마! 나, 다 했어!”

놀란 파리가 떨어뜨리고 간 조그만 물건들이 변기 위에 동동… 파리가 휴가를 떠난 곳이 어디인지 눈치채셨나요? ^^ 너무 놀라고 화가난 파리는 다시는 수영을 하지 않기로 다짐했대요.

파란만장한 여름휴가를 즐기다 날벼락을 맞게 된 파리의 여름휴가 이야기, 듣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했나요? 아니면 배꼽이 빠질 만큼 즐거웠나요? ^^


할머니의 여름휴가

할머니의 여름휴가

글/그림 안녕달 | 창비
(발행일 : 2016/07/04)

강아지 메리와 무더운 여름을 보내던 할머니는 바닷가에 놀러갔다 온 손주가 전해준 소라껍데기를 통해 꿈결처럼 멋진 여름휴가를 즐기게 됩니다.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휴양지에서 반쪽으로 잘라간 수박도 나눠먹고, 구릿빛으로 건강하게 살도 태우고 바닷바람에 마음도 식히고 돌아온 할머니의 모습이 정겹게 그려진 그림책입니다.

 할머니의 여름휴가 리뷰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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