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용인에 있는 한 초등학교의 가을운동회에서 6학년 아이들이 보여주었던 훈훈한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몸이 불편해서 달리기만 하면 늘 꼴찌였던 한 아이를 위해 같은 반 친구 네 명이 손을 잡고 함께 달려 나란히 골인하던 모습 말입니다.(제일초등학교 가을운동회 ‘다같이 손잡고 달리기’ 사연 알고 보니 뭉클, 서울신문, 2014/10/08)

올해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은 이번 수능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전국민 모두 2018학년도 수능은 두고두고 이야기하지 않을까요? 수능 바로 전 날 일어난 지진으로 인해 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는 아주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으니 말이죠.

1년 내내 수능 D-day에 온 신경을 집중했었던 수험생들에게는 각자의 리듬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사건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참 좋은 공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6천명의 포항 친구들을 위한 전국의 60만명의 친구들의 배려. 지난 10여 년간 입시라는 경쟁의 틀 속에 갇혀 있던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의미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을테니까요.

함께 살아가는 세상. ‘함께’라는 말은 혼자로는 쓸 수 없는 말이어서 더욱 행복한 말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이와 함께,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그리고 내 이웃과 함께. 그래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행복과 희망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함께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들을 한 자리에 모아봤습니다.


나는 지하철입니다
책표지 : Daum 책
나는 지하철입니다

글/그림 김효은 | 문학동네
(발행일 : 2016/10/10)

★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익숙하면서도 친근한 공간 지하철을 무대로 보이지 않는 이야기까지 담담하게 그려낸 “나는 지하철입니다”, 세밀한 펜선과 먹의 번짐으로 표현한 그림들이 지하철을 타고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삶을 애잔하면서도 따뜻하게 보여줍니다.

‘나는 오늘도 달립니다’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오늘도 우리는 달립니다’로 이야기를 맺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싣고 지하철 한 칸에 모인 일곱 사람들의 일곱 빛깔 이야기는 어느 새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묵묵히 달려온 길, 그 길을 돌아봅니다. 여기까지 무사히 달려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지고 그저 무심코 지나쳤을지 모를 세상 모든 이에게 감사한 마음까지 밀려오네요. 오늘 하루도 각자 저마다의 몫을 다하며 열심히 달려온 우리, 바로 우리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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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책표지 : Daum 책
두근두근

글/그림 이석구 | 고래이야기
(발행 : 2015/09/25)

“두근두근”은 부끄럼쟁이 브레드 씨가 숲 속 친구들을 위한 빵을 만들며 이웃에게 마음 문을 조금씩 열어가는 과정을 재미있고 따뜻하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혼자만의 세상에 살던 브레드 씨, 스스럼 없이 다가서는 숲 속 친구들 덕분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 브레드 씨의 이야기에는 세상의 따뜻함이 향긋한 빵 냄새 속에 담겨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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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책표지 : Daum 책

글/그림 이지현 | 이야기꽃
(발행 : 2017/03/09)

색깔도 소리도 없는 지루한 무성 영화 속 세상에 살던 아이가 어느 날 우연히 이상한 문 하나를 발견합니다. 딸깍- 문이 열리자 아이는 문 안쪽 세상으로 선뜻 들어섰어요. 그렇게 들어선 세상은 밝은 빛깔 색깔로 가득 차 있어요. 쓰는 말도 다르고 생김도 다르지만 아무 의심 없이 아이를 환영해주는 문 안쪽 세계의 사람들과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 아이는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옵니다.

제자리로 돌아오긴 했지만 아이는 더 이상 흑백의 생기 없는 아이가 아닙니다. 빨간 줄무늬 셔츠를 입은 살구색 얼굴에 발그스레한 뺨과 빨간 입으로 싱긋 웃으며 문을 돌아보는 아이 뒤쪽으로 열려있는 나무 문, 그 문은 이제 누구나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갈 수 있는 문이 되었어요. 물론 저쪽 세상에서 이쪽 세상으로 건너올 수 있는 문이 될 수도 있겠죠.

하나의 가능성의 문을 담은 그림책 “문”, 책의 문을 펼치는 순간 세상으로 향하는 마음의 문이 열리는 놀라움을 즐길 수 있는 행복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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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장화의 지구 여행
책표지 : Daum 책
빨간 장화의 지구 여행

(원제 : Bridie’s Boots)
필 커밍스 | 그림 사라 액턴 | 옮김 김소연 | 주니어김영사
(발행 : 2015/01/30)

작아져서 더 이상 신을 수 없게된 브리디의 빨간 장화는 새 주인을 찾아 머나 먼 여행을 떠났어요. 길고 긴 여행 끝에 지구 반대편에 도착한 빨간 장화는 한 소녀에게로 갔습니다. 또 한번 누군가를 즐겁게 해 줄 선물이 된 셈이죠. 장화를 받은 소녀는 다섯 살 때의 브리디가 그랬던 것 처럼 장화를 신고 즐겁게 뛰어 놀고 머나먼 땅으로 용감한 모험을 떠나는 꿈도 꾸었습니다. 그렇게 브리디의 빨간 장화는 다시 한 번 자신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어요.

나에게 소중했던 물건이 또 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나눔의 기쁨을 그려낸 “빨간 장화의 지구 여행”은 물건 하나가 건네주는 커다란 기쁨 그 이상을 그려내고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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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사진관
책표지 : Daum 책
숲 속 사진관

글/그림 이시원 | 고래뱃속
(발행 : 2015/11/30)

★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숲 속 사진관에 찾아온 동물들은 저마다의 개성 가득한 포즈로 멋진 가족 사진을 남겼어요. 저마다 다른 모습이지만 가족사진을 찍는 동물들의 모습은 모두 행복해 보입니다. 마지막 손님 꼬마 판다만을 제외하고요. ‘가족 사진 전문’이라는 간판 아래 덩그러니 피어있는 꽃 한 송이 옆에서 홀로 포즈를 취하는 꼬마 판다. 지금껏 찾아온 가족들과는 다르게 쓸쓸함이 잔뜩 묻어나는 순간, 아직 돌아가지 않았던 숲 속 동물 가족들이 모두 모여들어 꼬마 판다와 함께 가족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꼬마 판다를 중심으로 익살스럽고 재치있는 표정을 지은 동물 가족들, 세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아름답고 사랑과 정이 넘치는 대가족 사진입니다.

성, 종족, 혈연을 떠나 다양한 가족 형태와 관심과 사랑으로 이어지는 이웃들의 배려가 참 따뜻하게 느껴지는 그림책 “숲 속 사진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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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책표지 : Daum 책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원제 : A Sick Day for Amos McGee)
필립 C. 스테드 | 그림 에린 E. 스테드 | 옮김 유병수 | 별천지
(발행 : 2011/03/18)

※ 2011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 2010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아모스 할아버지는 동물원에서 동물 친구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아모스 할아버지는 자로 잰듯 정확히 자신의 일과를 지키며 동물들을 돌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모스 할아버지가 독감에 걸려 나타나지 않자 늘 자기들에게 베풀기만 하던 할아버지에게 정작 자기들은 아무 것도 해 준게 없었다는 걸 깨달은 동물 친구들은 할아버지가 늘 타고 출근하는 5번 버스를 타고 달려 갑니다. 아모스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동물 친구들은 각자 최선을 다해서 할아버지를 돌봅니다. 아모스 할아버지가 그들에게 해줬던 것처럼 말이죠.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의 훈훈한 우정은 점점 더 개인화 되어 가고 있는 요즘의 우리들의 삶에 건네는 따스한 메시지입니다.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고 챙겨 주는 삶,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의 의미와 행복함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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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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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원제 : Albert)
글 도나 조 나폴리 | 그림 짐 라마쉬 | 옮김 조세형 | 작은책방
(발행 : 2005/01/21)

★ 가온빛 추천 그림책
※ 2001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세상 밖으로 나가길 두려워했던 알버트가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창 밖으로 손을 내민 순간, 알버트의 손바닥 위로 나뭇가지 하나가 떨어집니다. 곧이어 홍관조 두 마리가 알버트 손바닥 위에 번갈아 가며 나뭇가지를 떨어뜨려 둥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창 밖으로 뻗었던 팔을 당기면 홍관조의 둥지가 쇠창살에 걸려 떨어질 것 같아서 알버트는 어쩔 수 없이 창가에 팔을 뻗은 채 서 있어야만 했어요. 날마다 둥지를 들고 서있는 알버트는 듣기 싫은 소리도, 듣기 좋은 소리도, 모두 세상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우연히 찾아온 홍관조 덕분에 세상을 바라보는 진짜 눈과 귀를 얻게 된 것이죠.

알버트가 손을 내민 순간 손바닥에 떨어진 작은 나뭇가지는 세상과의 연결고리입니다. 누군가 내밀어준 작은 손짓 하나가 한 사람의 삶을 바꾸어 줄수도 있음을 이야기하는 “알버트”는  따뜻함 속 유머와 용기, 그리고 사랑을 담고 있는 멋진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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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비다
책표지 : Daum 책
야호! 비다

(원제 : Rain!)
글 린다 애쉬먼 | 그림 크리스티안 로빈슨 | 옮김 강잎새 | 그림책공작소
(발행일 : 2016/07/01)

★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야호! 비다”라고 표현한 그림책 제목에서 아이의 신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파란색 싱그러운 빗방울과 초록색 청개구리 우비를 입은 아이, 웅덩이에 비친 물그림자가 그 신나는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린다 애쉬먼의 간결하면서도 명쾌한 메시지에 크리스티안 로빈슨의 아기자기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그림이 어우러져 유쾌상쾌하고 정감어린 이야기로 탄생한 그림책 “야호! 비다”. 비 덕분에 할아버지의 마음도 산뜻하게 개었으니 그림책 제목과 딱 어울리는 분위기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를 각자 다른 감정으로 풀어내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개구리 우비 소년의 웃음이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주네요. 무심코 쏟아낸 내 감정으로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물들인 적은 없었는지, 그간 나는 어떤 감정 바이러스를 어떻게 풀어내면서 살아가고 있었는지 문득 돌아봅니다. 개굴개굴,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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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를 봐요!
책표지 : Daum 책
위를 봐요!

글/그림 정진호 | 은나팔(현암사)
(발행 : 2014/02/25)

★ 가온빛 추천 그림책
★ 2014 가온빛 Best 70

가족 여행 중 사고가 나는 바람에 다리를 잃게된 수지는 늘 창문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지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풍경도 길도 모두 검은 색으로 늘 단조로운 풍경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지나가던 아이가 수지를 올려다보고 뭐하고 있는지 물어봤어요. 다리가 아파서 못 내려 간다는 수지의 말을 들은 아이는 길에 벌렁 누웠어요. 아이가 눕자 머리 꼭대기만 보던 수지에게 아이의 모습이 다 보입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길에 누워있는 사연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람들은 하나둘씩 길에 누워 수지가 있는 위를 바라봐 줍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도, 강아지를 데리고 가던 사람도, 넥타이를 맨 아저씨도 모두 누워 수지가 있는 위를 바라 봅니다.

그림책 한 권이 건네주는 전율과 감동, 그림만으로도 이야기가 충분히 전달되는 그림책 “위를 봐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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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적
책표지 : Daum 책
작은 기적

(원제 : A Small Miracle)
그림 피터 콜링턴 | 문학동네어린이
(발행 : 2005/12/12)

배고픔과 추위를 이기지 못한 할머니는 하얀 눈밭에 쓰러져 의식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때 교회에서 할머니가 가지런히 정리해 주었던 인형들이 달려와 집에 데려다 눕힌 후 정성껏 돌보기 시작합니다. 따스한 온기와 맛있는 음식 내음에 할머니는 기운을 차리고 일어납니다. 집안은 따뜻하게 불이 지펴져 있고,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져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까지 예쁘게 꾸며져 있구요. 그리고, 할머니의 유일한 재산이자 오랜 친구인 아코디언도 원래 놓여 있던 자리에 돌아와 있습니다. 할머니의 집 작은 굴뚝에서 따스한 연기가 하늘에 빛나는 별을 향해 피어 오릅니다. 크리스마스의 축복의 순간입니다.

피터 콜링턴이 말하는 작은 기적은 이웃을 향한 바로 나의 관심과 배려 아닐까요? 내 주변에 나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작은 것을 나눠 주는 것, 나에게는 작은 것이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기적이 될 수도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우리가 내민 따스한 손길에서 작은 기적이 시작 됩니다. 글 없이 그림으로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 주는 그림책 “작은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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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이 너무 많아!
책표지 : Daum 책
장갑이 너무 많아!

(원제 : Too Many Mittens)
글 루이스 & 플로렌스 슬로보드킨 | 그림 루이스 슬로보드킨 | 옮김 허미경 | 비룡소
(출간 : 2017/01/20)

어느 날 쌍둥이 형제 도니가 빨간 장갑 한 짝을 잃어버리고 돌아왔어요. 쌍둥이가 장갑을 잃어버렸다는 소문이 동네에 돌자 다음날부터 이웃들이 쌍둥이 장갑을 찾았다면서 빨간 장갑 한 짝을 쌍둥이네 집에 가져다줍니다. 그 후로도 이웃들은 주인 없는 빨간 장갑이 보이기만 하면 쌍둥이네 집에 갖다 주는 바람에 온동네 주인 잃은 빨간 장갑은 모두 쌍둥이네로 모여들었어요.

쌍둥이네 가족은 장갑을 잃어버린 사람이 마당에 와서 장갑을 찾아갈 수 있도록 빨랫줄에 대롱대롱 내걸었어요. 이제 장갑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쌍둥이네 집 문을 두드렸어요. 온 동네 이웃들이 쌍둥이 집에 왔다 갔다 하는 사이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왔습니다. 마치 쌍둥이네 가족과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이웃들이 데리고 온 봄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세상을 향한 따뜻한 눈길과 손길, 애정 어린 마음과 진심 어린 소통. 1958년 발행된 “장갑이 너무 많아!”는 우리의 보편적 정서와 가치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치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 “장갑이 너무 많아!” 리뷰 보기


텅 빈 냉장고
책표지 : Daum 책
텅 빈 냉장고

(원제 : Frigo Vide)
글/그림 가에탕 도레뮈스 | 옮김 박상은 | 한솔수북
(발행 : 2015/10/01)

★ 가온빛 추천 그림책
★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따끈한 저녁 식사와 푸근한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다들 바쁜 하루를 보내느라 아무도 먹을거리를 사지 못했습니다. 달랑 당근 세 개만 남은 앙드레이 할아버지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웃 나빌 아저씨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나빌 아저씨의 냉장고에는 저녁으로 먹을 달걀 두 개와 치즈 한 조각뿐이었죠. 그렇게 아파트 사람들은 각자의 텅 빈 냉장고 안에 남아 있는 음식 재료를 조금씩 모으며 한 층 한 층 올라갑니다. 그리고 윗층으로 올라갈수록 그들의 재료는 점점 다양해집니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이웃, 그런 이웃끼리 재료와 정성을 모아 맛있는 먹거리를 만들고 오순도순 나눠 먹는 모습,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의 기쁨과 슬픔, 삶의 행복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그림책 “텅 빈 냉장고”였습니다.

▶ “텅 빈 냉장고” 리뷰 보기


펠레의 새 옷
책표지 : Daum 책
펠레의 새 옷

(원제 : Pelles Nya Kläder)
글/그림 엘사 베스코브 | 옮김 정경임 | 지양사
(발행일 : 2002/10/01)

정성껏 어린 양 한 마리를 돌 본 펠레, 그러는 사이 펠레도 양도 쑥쑥 자랐어요. 아기 양의 털도 자랐죠. 하지만 그 사이 펠레의 옷은 작아졌습니다. 펠레는 아기 양의 털을 몽땅 깎아서 할머니를 찾아갔어요. 직접 돌 본 양으로부터 얻은 양털이 펠레의 새 옷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반복되면서 이웃들의 도움과 자기 몫의 책임을 다해 서로 도와가며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이 따뜻하고 정겹게 그려진 “펠레의 새 옷”, 자신의 새 옷을 만들 수 있도록 털을 내어준 양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는 어린 펠레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이는 아이의 모습, 아이가 도움을 청할 때 선뜻 들어주면서 서로 돕는 모습은 자신의 부족함을 서로 채워가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잔잔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그림책 속에 담긴 삶의 순리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치 않는 진리일 것입니다.

▶ “펠레의 새 옷” 리뷰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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