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두 번쯤 거짓말을 해 본 적이 있을 거예요. 별것 아니라 생각해서, 재미있어서, 혹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못해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난으로 시작한 거짓말이 예상치 않게 커다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거짓말하는 습관이 어느새 입에 딱 달라붙어 고치기 힘든 사람들도 있고요.

우리는 왜 거짓말을 할까요? 거짓말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거짓말은 항상 나쁜 것일까요?

오늘 준비한 테마는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을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책을 함께 보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참과 거짓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세요. 참과 거짓의 의미, 거짓이 절대 덮을 수 없는 진실의 가치와 거짓 속에 가려진 진실의 참의미를…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


거짓말
책표지 : Daum 책
거짓말

나카가와 히로타카 | 그림 미로코 마치코 | 옮김 이기웅 | 길벗어린이
(발행 : 2016/05/15)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거짓말을 안 하는 사람도 있을까? 궁금해진 아이가 거짓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나이를 속이기도 하고 가짜 진주 목걸이를 하는 엄마,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꾸민 드라마 세트, 연기하는 영화배우, 모형 음식들, 거짓말은 분명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일상 속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거짓말들이 곳곳에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거짓말은 동화 속에서 단골 소재로 등장하기도 해요. 재미로 거짓말을 했다 늑대에게 잡아먹힌 양치기 소년, 백설공주에게 거짓말 한 마녀, 엄마를 기다리는 일곱 마리 어린 양에게 엄마라 거짓말 한 늑대, 세상에는 거짓인 것이 참 많습니다. 거짓말 중에는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선의의 거짓말도 있어요. 실물보다 예쁘게 그린 초상화, 맛없는 엄마의 오므라이스를 엄청 맛있다고 말하는 것 등이 그런 예죠. 하얀 거짓말로 불리는 선의의 거짓말도 그 실체는 거짓말입니다.

생각이 잘 안 날 때
혼나고 싶지 않을 때
미움받고 싶지 않을 때
슬프게 하고 싶지 않을 때
진짜처럼 보이고 싶을 때
무언가를 지키고 싶을 때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다양한 곳에 존재하는 거짓말을 찾아보면서 거짓말의 양면성에 대해 생각해 보고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 가치에 따라 거짓말 역시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거짓말”입니다.


거짓말
책표지 : 거짓말
거짓말

(원제 : Le Mensonge)
글 카트린 그리브 | 그림 프레데리크 베르트랑 | 옮김 권지현 | 씨드북
(발행일 : 2016/09/22)

“거짓말”은 시각적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글은 최소화해서 거짓말을 한 아이의 심리를 한 눈으로 직접 보며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빨간색으로 그린 거짓말이 점점 커지고 많아지는 것으로 그림을 보는 동안 아이들 스스로 거짓말이 어떻게 변하고 아이의 마음이 어떨지를 쉽게 가늠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거짓말로 인해 마음이 무거워본 경험이 있다면 아마도 공감하는 부분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거짓말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가두어 버리게 되기 때문 아닐까요? 거짓말이 너무 커져버려서 나를 짓누르기 전에 터뜨려 버릴 수 있는 용기를 가르쳐 주세요. 진실의 소중함과 함께요.

▶ “거짓말” 리뷰 보기


거짓말하고 싶을 때
책표지 : Daum 책
거짓말하고 싶을 때

(원제 : The Truth According to Arthur)
글 팀 합굿 | 그림 데이비드 타지맨 | 옮김 이정은 | 키즈엠
(발행일 : 2016/05/20)

형의 자전거를 몰래 타다 엄마 차에 흠집을 낸 아서가 거짓말로 둘러대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진실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숨기기 쉽지 않아요. 진실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죠. 때론 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 커다란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어요. 때론 거짓이 너무 커져서 진실을 들추어내기가 아주 힘들게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은 진실이 가진 얼굴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을 캐릭터로 만들어 거짓말로 진실을 덮으려 할 때마다 진실의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거짓과 진실의 실체를 이야기하는 그림책 “거짓말하고 싶을 때”입니다.

▶ “거짓말하고 싶을 때” 리뷰 보기


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Daum 책
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원제 : The Honest-to-goodness Truth)
패트리샤 맥키삭 | 그림 지젤 포터 | 옮김 강이경고래이야기
(발행 : 2013/09/10)

심부름을 다 끝내고 놀러 나가라는 엄마 말씀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외출 금지를 당한 리비는 다시는 거짓말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리비는 사실이라는 이유 하나로 다른 사람들이 상처를 받든 말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바람에 결국 친구들을 화나게 만들고 말아요. 그런 리비에게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때로는 적당한 때가 아니거나, 말하는 방법이 잘못되었거나, 나쁜 의도일 경우에는 사실대로 말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요. 물론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실을 말하면 문제 될 게 없다는 것도 배우게 됩니다.

“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는 거짓말이 착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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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화분
Daum 책
빈 화분

(원제 : The Empty Pot)
글/그림 데미 | 옮김 서애경 | 사계절
(발행 : 2006/10/27)

“빈 화분”은 진실을 소재로 한 중국 옛이야기입니다. 나누어준 꽃씨를 정성껏 가꾼 아이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며 임금님이 온 나라에 방을 붙였어요. 꽃과 나무를 잘 가꾸는 핑이라는 아이는 임금님이 내려준 꽃씨를 정성껏 돌보았지만 무슨 일인지 핑의 화분에서만 아무것도 자라나지 않습니다. 한 해가 지나 아이들은 저마다 예쁘게 가꾼 꽃 화분을 들고 궁궐로 찾아갔지만 오직 핑만 빈 화분을 들고 가야 했어요.

하나같이 예쁘게 자란 아이들의 꽃 화분을 바라보던 임금님이 핑에게 왜 빈 화분을 들고 왔는지 묻자 핑은 아무리 정성껏 돌보아도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다고 정직하게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임금님은 빙그레 웃었어요. 자신이 나누어준 씨앗은 모두 익힌 씨앗이었다며 핑의 어깨를 감싸 안은 임금님이 말했어요.

“빈 화분에 진실을 담아 내 앞에 나타난 핑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그 보답으로 이 아이에게 나라를 물려주고, 이 아이를 왕으로 삼으리라!”

정직한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는 사실과 진실의 참된 가치와 용기를 옛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보여주는 그림책 “빈 화분”입니다.


빨간 매미
책표지 : Daum 책
빨간 매미

글/그림 후쿠다 이와오 | 옮김 한영 | 책읽는곰
(발행 : 2008/07/10)

문구점에 공책을 사러 갔다가 슬쩍 빨간 지우개를 훔친 이치는 그날 동생과 수영장에 가기로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친구랑 매미를 잡으러 가서 파닥 거리는 매미 날개를 떼어버리기까지 합니다. 훔친 지우개가 마음에 걸려 평소와 다르게 힘든 하루를 보낸 이치, 지우개를 돌려주어야겠다 생각했지만 용기를 내지 못한 채 잠들었다 그만 꿈까지 꾸고 말았어요. 문구점 아줌마의 손이 지우개를 훔쳐 넣은 이치의 주머니를 뒤지는 꿈, 이치의 주머니에서 날개 없는 빨간 매미가 나오는 꿈. 결국 이치는 엄마에게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엄마는 이치를 꼭 안아 주면서 지우개를 돌려주고 제대로 사과하자며 문구점에 함께 가주셨어요. 문구점 아줌마는 앞으로 절대 거짓말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이치를 용서해 주십니다. 꾹꾹 눌려 어둡고 그늘진 하루를 보낸 이치 얼굴에 비로소 미소가 감돌았어요.

거짓말을 한 후 불안해하는 아이의 심리를 이치의 시선에서 섬세하게 전달하는 그림책 “빨간 매미”, 잘못을 인정하고 사실대로 고백한 이치에게 사과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따스하게 품어준 어른들의 모습은 아이들이 잘못된 판단으로 저지른 일을 올바르게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으리으리한 유령의 집 사실래요?
Daum 책
으리으리한 유령의 집 사실래요?

글/그림 세키 유우코 | 옮김 엄혜숙 | 현암사
(발행 : 2016/12/10)

새집으로 이사하는 것이 소원인 유령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낡은 집을 거짓으로 꾸며서 팔아 새집으로 이사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볕 좋은 남향집에 값비싼 가구가 딸린 새 단독 주택이라고 쓴 거짓말을 잔뜩 늘어놓은 광고지를 만들고 임시방편으로 대충 집들을 꾸민 후 사람들이 집을 보러 오기를 기다립니다. 유령들의 낡은 집을 찾아온 손님은 그럴싸하게 꾸며놓은 집을 아주 많은 돈을 주고 샀어요. 돈을 들고 멀리멀리 도망치기로 한 유령들, 한참을 가다 돈을 싼 보자기를 풀어보니 손님이 준 돈이 모두 나뭇잎으로 변해있었습니다.

당장의 욕심에 눈멀어 남을 속여보았지만 결국 원래 살던 집만 잃게 된 유령들,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셈이죠?^^ “으리으리한 유령의 집 사실래요?”는 거짓말로 남을 속이려 들면 결국 그 결과가 나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재미있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유령들이 덮으려는 거짓말을 집으로 형상화 시켜 정직의 중요성을 재미있게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진짜야, 내가 안 그랬어
Daum 책
진짜야, 내가 안 그랬어

(원제 :  Charlie and Lola : Whoops! But It Wasn’t Me)
글/그림 로렌 차일드 | 옮김 김난령 | 국민서관
(발행 : 2007/03/20)

오빠 찰리가 멋지게 만든 슈퍼 로켓을 절대로 만지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오빠가 집을 비우자마자 롤라는 상상의 친구 소찰퐁이를 소환합니다. 그리고는 오빠의 로켓을 가지고 놀다 로켓을 망가뜨려 버렸어요. 하지만 롤라는 시치미를 뚝 떼고 거짓말을 합니다. 코끼리가 졸라서 다 함께 로켓을 탔다 로켓이 부러진 것이라고요. 상상친구 소찰퐁이는 사과하라고 했지만 겁이 난 롤라는 내내 시치미 떼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둘러대다 결국 진심을 담아 오빠에게 사과합니다. 오빠는 정직하게 말한 동생 롤라를 용서해 주었어요.

실수한 것이 무서워 오빠에게 거짓말로 둘러댄 롤라, 롤라 상상 친구 소찰퐁이는 사실 롤라 마음속 ‘선’을 상징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선의 충고를 외면하며 갈등했던 롤라는 결국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오빠에게 용서받습니다.

좌충우돌 이런저런 실수를 하면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 모습을 쏙 빼닮은 롤라, 그런 롤라를 어른스럽게 보듬어주는 늘 듬직하고 다정한 오빠 찰리, 명콤비 남매 찰리와 롤라의 이야기로 아이들의 거짓말하는 심리와 마음의 변화를 재미있게 그려낸 그림책 “진짜야, 내가 안 그랬어”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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