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일 : 2014/06/01
■ 업데이트 : 2017/04/27


오는 6월 4일은 지방선거일입니다. 2016년 4월 13일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2017년 5월 9일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딸아이와 손잡고 길을 걷다가 다섯살배기 딸아이에게  “아빠, 이 사람들은 누구야? 왜 이렇게 사진을 길에 붙여놓은거야?”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때는 그냥 “아~ 이 아저씨들이 자기 반장 뽑아 달라고 저러는거야”라고 얼렁뚱땅 대답했는데 집에 돌아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좀 더 성실하면서도 아이 눈높이에 딱 맞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저녁에 딸아이와 아이스크림 떠먹으면서 이렇게 설명해 줬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은 중요한 일을 할 정치인들을 뽑는 날이야.
정치인은 엄마 아빠 대신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일들을 맡길 심부름꾼들이야.
우리 은진이가 행복하게 살려면 심부름꾼을 착한 사람으로 잘 뽑아야 해.
그래야 엄마 아빠가 맘 놓고 그 심부름꾼들에게 맡겨 두고
우리 은진이랑 매일매일 놀아줄 수 있으니까.

아빠가 열변을 토하는 동안 우리 딸아이는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맛있게 먹었답니다 ^^

아이들에게 단순히 학교 안가는 날, 엄마 아빠와 놀러 가는 날로 넘기기보다는 선거란 무엇이고, 왜 투표를 해야 하는건지, 자기를 뽑아 달라고 외쳐대는 저 사람들은 누구이며 무엇때문에 저렇게들 난리인건지… 아이들의 언어로 이해시켜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서 관련된 그림책들 찾아봤습니다.

요즘 나라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영어 수학뿐만 아니라 정치 의식도 조기교육을 꼭 시켜야만 할 것 같습니다. 정치가로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신 똑바로 차리고 국민의 권리를 지키고 보장 받으며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말이죠.


대통령

대통령(따뜻한 그림백과 041)

재미난책보 | 그림 이진모 | 어린이아현
(발행 : 2012/11/30)

선거니 투표니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바로 ‘대통령’ 아닐까요? 그래서 첫번째 책으로 ‘따뜻한 그림백과’ 시리즈 중 한 권인 “대통령”을 선택했습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들에게 읽어 주기 쉽게 짤막짤막한 문장으로 대통령은 누가 어떻게 해서 되는지, 누구와 무슨 일을 하며, 누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인지 등에 대해 알려줍니다. 비록 간결한 문장들이지만 지금 현직 대통령이 보며 귀감으로 삼아도 될만한 내용들이라 이 책이 겨냥하고 있는 미취학 어린이들이 엄마 아빠가 그냥 읽어주는 것만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대통령은 국민이 뽑아 주어야 될 수 있어요.

누구나 대통령이 될 수 있어요.
나라를 위하는 마음과 세상을 살피는 눈만 있으면 되요.

번지르르한 말보다 정직한 행동이 필요해요.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마음대로 아무 일이나 할 수는 없어요.
나라와 국민에게 필요한 일을 해야 하지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얘기를 들어야
나라와 국민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지요.

좋은 대통령은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줘요.
약속을 지키고, 모두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하는 대통령이 좋은 대통령이지요.
국민을 속이거나 국민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는 대통령은
나쁜 대통령이에요.
그럴 땐 국민이 나서서 대통령을 물러나게 할 수도 있어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은 많이 있어요.
정말 필요한 일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
그 약속을 지킬만한 사람을 뽑는게 대통령 선거예요.

대통령은 그 나라의 거울이에요.
좋은 대통령도, 나쁜 대통령도 결국 국민이 뽑는거니까요.

위 인용문은 30여페이지에 담긴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겁니다. 더 이상의 설명이 없을 정도로 선거와 투표, 대통령, 정치, 국민참여 등에 대해서 간결하지만 아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어요. 청와대와 국회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하루에 두번 일과 시작 전과 마쳤을 때 암송하게 한다면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가 저절로 되지 않을까요?

참고로 이 책은 ‘어린이아현’ 출판사에서 출간중인 ‘따뜻한 그림백과‘ 시리즈 중 41번째 책입니다. 따뜻한 그림백과는 세상에 관한 지식과 정보, 생각을 그림으로 보여 주는 3~7세 아이들을 위한 백과사전입니다.


오리, 대통령이 되다!

오리, 대통령이 되다!

(원제 : Duck for President)
도린 크로닌 | 그림 베시 루윈 | 옮김 이상희 | 주니어랜덤
(발행 : 2009/01/15)

이 책은 “탁탁 톡톡 음매 젖소가 편지를 쓴대요!”로 칼데콧상을 받은 도린 크로닌과 베시 루윈이 만든 그림책입니다.

농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던 오리 한마리가 선거를 통해 농장의 관리자가 됩니다. 오리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아요. 또 다시 시장 선거에 나가서 시장이 되고, 결국엔 대통령까지 되는 이야기입니다. 선거라는 딱딱한 주제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위트와 편안한 그림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어른의 눈으로 보자면 이 그림책엔 세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첫째, 누구나 정치에 참여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
둘째, 직접 정치에 참여 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역시 훌륭한 국민 참여라는 사실,
셋째,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삶, 도전과 용기로 가득한 삶을 살자!

“탁탁 톡톡 음매~ 젖소가 편지를 쓴대요!”를 재미있게 본 아이들이라면 이 책도 틀림없이 좋아할겁니다.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원제 : Ah, si j’etais President!)
카트린 르블랑 | 그림 롤랑 가리그 | 옮김 이주영 | 책과콩나무
(발행 : 2012/10/20)

이 책은 아이다운 상상력과 포부로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장난치는 일만 하는 ‘장난부’를 만들겠다, 모든 도로를 수영장으로 만들겠다, 에펠탑에는 아주 기다란 미끄럼틀을, 개선문에는 커다란 그네를 만들겠다는 등의 엉뚱하고 장난스러운 공약들이 초반에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다 우리의 꼬마 대통령 후보께서는 어느 순간 의젓한 생각들을 하게 되요. 물론 딱 아이만큼의 의젓함으로 말이죠 ^^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하늘을 나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게 하겠다, 군인에게는 물총을 나눠주고 베개싸움을 하게 만들겠다는 식입니다.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거예요.
그리고 좋은 의견은 꼭 실천할거예요.

장난끼 넘치고 상상력 풍부한 우리의 꼬마 대통령 후보도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만큼은 사뭇 진지하게 말할 줄 알고 있습니다.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좋은 의견은 꼭 실행을 하겠다!’라고 말이죠.


나를 뽑아 줘!

나를 뽑아 줘!

(원제 : Vote for Me!)
글/그림 벤 클랜턴 | 옮김 최순희은나팔
(발행 : 2012/11/20)

“나를 뽑아 줘!”는 같은 제목의 책들이 몇권 더 있습니다. 출판사는 모두 다른데 느낌표 마저도 똑같이 찍혔어요 ^^ (참고로 “나를 뽑아 줘!”(국민서관)와 “나를 뽑아 줘!”(계림)는 그림책보다는 동화에 가까와서 오늘 간단 리뷰에서는 제외했습니다.)

당나귀와 코끼리가 동물들의 대표가 되기 위해 선거 운동을 시작합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현실 세계의 정치판의 혼탁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그림책의 어느 장면에서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손잡고 걸어다니다 본 것과 유사한 상황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상대방을 비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연줄에 호소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몸싸움까지…

간결한 그림체와 말풍선을 이용해서 웹툰을 보는듯한 느낌으로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으면서도, 투표를 통해서 올바른 정치인을 뽑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올바른 정치인을 선택하는 가장 근본적인 판단 기준은 바로 ‘진정성’임을 가르쳐 주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에게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 어른들에게도 말이죠.

※참고로 미국에선 코끼리는 공화당을, 당나귀는 민주당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이 주도적으로 캐릭터화한 것은 아니고, 언론에서 그들의 정치적 오류 등을 비꼬기 위해 당시의 상황에 빗대어 사용하면서 그 이미지가 굳어졌다고 합니다. 미국 카툰의 아버지라 불리는 시사만화가 토마스 내스트가 ‘Harper’s Weekly’란 잡지 만평을 통해서 공화당 지지자들은 엎어져서 허우적거리는 멍청한 코끼리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죽은 사자에 발길질 하는 당나귀 같다고  각각 비꼰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해요. 


투표하는 날

투표하는 날

(원제 : Jour de vote a Sabana)
상드린 뒤마 로이 | 그림 브뤼노 로베르 | 옮김 이주영 | 책과콩나무
(발행 : 2012/04/30)

사바나에 사는 동물들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 다가왔어요. 바로 동물들의 왕을 뽑는 선거입니다. 가문 대대로 왕을 해왔던 사자,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코끼리와 기린… 그런데 그 틈에 눈빛 야릇한 악어도 끼어 있네요. 과연 투표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앞서 소개한 “나를 뽑아 줘!”에서 올바른 정치인을 뽑는 근본적인 판단 기준은 바로 ‘진정성’이라고 했습니다. 이 부분을 간과한채 마구 던져대는 공약에 휩쓸린 잘못된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가 어떤 것인지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보고 재미있어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물론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있는 책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인건 분명합니다.


괴물 학교 회장 선거

괴물 학교 회장 선거

이기규 | 그림 박우희 | 웅진주니어
(발행 : 2010/10/27)

“괴물 학교 회장 선거”는 어린이들에게 인권을 가르치기 위한 ‘인권 교육을 위한 교사 모임’과 ‘인권교육센터’ 등에서 활동하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쓴 책입니다. 그림책이라기보다는 학습만화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선거와 투표의 절차나 과정, 훌륭한 대표는 어떤 사람인지, 대표는 왜 필요한지, 올바른 선거를 위한 원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정리가 되어 있어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 교육용으로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Farmer Duck

Farmer Duck

마틴 워델 | 그림 헬린 옥슨버리

오늘의 테마 그림책은 워낙 유명해서 모두들 아실만한 그림책 “Farmer Duck”으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Farmer Duck

농장의 모든 살림을 오리에게 맡긴 채 하루 종일 침대에서 뒹굴기만 하는 게으른 농부. 늘 오리의 보살핌을 받던 농장의 다른 동물들은 밤새 모여서 의논을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뜻을 모아 농부를 농장에서 멀리 쫓아냅니다. 날이 밝자 농부를 쫓아낸 동물들은 새로운 리더 오리에게 이 사실을 알립니다.

Farmer Duck

동물들은 리더가 있는 것이 싫어서 게으른 농부를 쫓아낸게 아닙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군림하는 리더가 아니라 제대로 된 리더십을 갖춘 리더였던겁니다.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공유할 줄 아는 리더십을 갖춘 참다운 리더를 원했던겁니다. 그리고 늘 묵묵히 제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오리야말로 그들이 찾는 리더였던거죠.

게으른 농부를 쫓아내기 전에 동물들은 모여서 회의를 합니다. 여론이 어떠한지를 귀담아 듣고, 그 뜻을 모아 모두에게 최선이 되도록 의사결정을 하고, 대중이 원하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까지 민주주의의 전형이 이 그림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한다면 작가의 뜻을 너무 왜곡하는걸까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왜 투표를 해야 하고, 왜 좋은 정치인을 뽑아야 하는지를 설명하는데에는 위에 소개한 어떤 그림책 보다도 “Farmer Duck”이 아이들의 언어로 가장 잘 표현되어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재미 없으면 교훈도 없습니다. 오늘 소개한 책들 역시 아이들이 그냥 재미있게 읽게 해주세요. 개념 설명으로 아이들을 너무 몰아세우지 마시구요. 아이들에게 그냥 편안하고 즐겁게 읽어 주세요. 함께 읽으면서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서 엄마 아빠의 생각을 들려주고, 또 엄마 아빠의 생각에 대해서 아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물어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보면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의 생각과 가치가 전달될거라 믿습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바른 지도자, 국민의 힘을 이야기하는 그림책들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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