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우리 조상은 콩을 심을 때 한자리에 세 알씩 심었다고 합니다. 한 알은 새나 벌레가 먹고 한 알은 이웃이, 나머지 한 알은 심은 사람이 먹기 위해서. 그 작은 콩 한 알에 담긴 생명 존중과 나눔의 정신, 세상이 살만한 건 이런 온기 가득한 마음들이 우리 사는 세상을 빛으로 채우기 때문일 거예요. 힘을 주는 말 한마디, 소외된 곳을 향한 작은 관심과 마음, 반갑게 나누는 인사, 선한 댓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세상은 나눌 수 있는 것들로 가득 차 있어요.

작은 것을 나누고 함께 기뻐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예쁜 그림책 두 권 “털모자가 좋아”, “피그미의 변신 이불”입니다.


털모자가 좋아

털모자가 좋아

(원제 : Harold Loves His Woolly Hat)
글/그림 번 코스키 | 옮김 김경희 | 미디어창비
(발행 : 2019/02/25)

털모자가 좋아

우연히 주운 털모자, 해럴드는 그 털모자를 무척이나 좋아했어요. 무더운 여름에도 털모자를 썼고 학교에 갈 때도 잠자리에 들 때도 심지어 목욕을 할 때도 해럴드는 꼭 털모자를 썼죠. 털모자를 쓰면 해럴드는 자기가 아주 특별하게 느껴졌거든요. 해럴드에게 털모자는 단순한 털모자를 넘어서 스스로를 다른 친구들과 달라 보이게 만드는 그런 소중한 물건이에요.

털모자가 좋아

그런데 어느 날 까마귀가 해럴드의 이 특별한 털모자를 낚아채 날아가 버렸어요.

‘이제 나도 다른 친구들과 똑같아 보일 거야.
내가 아주 특별한 곰이란 걸 어떻게 알아보겠어?’

까마귀에게서 털모자를 돌려받기 위해 해럴드가 갖은 애를 다 써보았지만 소용없었어요. 꿈틀대는 지렁이, 새콤달콤 블루베리, 반짝이는 물건을 내밀며 까마귀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지만 까마귀는 그때마다 해럴드의 물건을 휙 낚아채서 도망갈 뿐 해럴드의 털모자는 돌려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특별한 털모자를 되찾기 위해 까마귀의 둥지를 직접 찾아가기로 했죠. 영차 영차 해럴드가 나무 꼭대기를 향해 열심히 올라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높디높은 곳에 있는 까마귀의 둥지에 닿았어요. 그런데 그곳에는…

털모자가 좋아

아기 까마귀들이 해럴드의 소중한 털모자를 이불로 쓰고 있었어요. 해럴드는 차마 털모자를 빼앗아 올 수 없었어요. 다시 돌아온 해럴드는 생각합니다. 털모자가 없어도 난 특별한 곰이라고. 왜냐하면 친구를 돕는 곰 해럴드니까요. 이렇게 특별한 곰은 세상 어디에도 없잖아요. ^^

해럴드와 까마귀는 그렇게 친구가 되었어요. 둘은 아기 까마귀들이 자라는 걸 바라보며 함께 기뻐하는 아주 특별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나눔의 기쁨과 가치가 무엇인지 직접 경험한 해럴드, 특별함은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임을 깨달은 아기 곰 해럴드가 더 빛나는 이유입니다.


피그미의 변신 이불

피그미의 변신 이불

(원제 : Die Geschichte vom kleinen Siebenschläfer, Der Seine Schnuffeldecke Night Hergeben Wollte)
자비네 볼만 | 그림 케르스틴 쇠네 | 옮김 김세나 | 키즈엠
(발행 : 2019/09/27)피그미의 변신 이불

피그미는 보들보들 이불을 꼭 끌어안는 걸 좋아해요. 언제나 피그미와 함께 하는 이불에서는 피그미가 좋아하는 냄새가 났어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포근한 냄새가요.

바라만 보아도 포근함이 밀려오는 것 같네요. 따뜻하고 포근하고 보들보들한 이불 속에 폭 파묻혀 있는 순간 세상 행복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 다들 알고 계시죠? (거기에 달콤한 귤 한 바구니, 수면바지까지 입고 있다면 이 겨울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죠. ^^)

피그미의 변신 이불

피그미가 소중한 이불을 꼭 끌어안고 있을 때 지나가던 핀이 피그미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자신이 모은 밤을 들고 갈 수 있도록 이불을 잠시 빌려달라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이불을 빌려달라는 말에 잠시 망설이던 피그미는 핀과 이불을 나누어 쓰기로 합니다. 피그미 혼자 쓰던 이불은 이제 밤을 가득 담은 보들보들 이불 밤 자루가 되었어요. 그리고 잠시 후엔 나무 위에 올라갔다 내려오지 못해 벌벌 떨고 있는 틴을 위한 보들보들 이불 매트가 되었고요. 땅속에 갇힌 푸코를 위한 보들보들 이불 밧줄이 되기도 했죠.

자그마한 이불이 다양한 변신을 거듭할수록 피그미 곁에 친구들이 늘어나기 시작해요. 급박한 순간마다 선뜻 내어준 피그미의 이불, 작은 사랑은 조금씩 커지고 또 커지고 기쁨 역시 계속해서 커집니다. 숲속 친구들이 모두 함께 나눌 수 있을 만큼 말이죠.

“네 소중한 이불을 빌려줘서 정말 고마워!”

피그미의 변신 이불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된 피그미는 이제 이불을 혼자 쓰지 않기로 했어요. 추위에 떠는 친구들과 모두 함께 쓰기로 결정했거든요. 이제 보들보들 이불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함께 덮는 이불이 되었답니다.

따스한 색채로 동글동글하게 그린 동물 친구들이 이야기의 따스함을 배로 만들어 주는 그림책 “피그미의 변신 이불”, 사랑은 신비한 마법이에요. 피그미의 마음을 두 배 세 배 커지도록 만들었으니, 보들보들 이불을 이토록 다양하게 변신 시켰으니, 숲속 친구들을 모두 행복하게 만들었으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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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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