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형제들의 이야기를 담은 두 권의 그림책을 함께 소개합니다.

매일 치고박고 싸우며 지내지만 공동의 적이 나타나면 언제나 똘똘 뭉치는 형제. 맨날맨날 괴롭히던 동생이지만 다른 놈이 동생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드릴라치면 두 눈에서 불을 뿜고 달겨드는 형. 위로 누이들만 있던 제가 어릴 적 본 친구 형제들의 느낌은 늘 이랬던 것 같습니다. 가끔은 그 기묘한 끈끈함이 부럽기도 했었는데 말이죠. ^^

첫 번째 그림책 “내일 또 싸우자!”의 두 형제는 게임기 하나 놓고 서로 주먹질까지 하며 싸우다 할아버지의 재미난 제안으로 매일 매일 또 싸우고 싶은 싸움을 배웁니다. 여러분도 함께 그 싸움들 배워보세요.

두 번째 이야기 “털북숭이 형”은 장애인 형을 둔 동생의 마음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형인데 그런 형을 사람들이 자꾸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면 여러분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우리 모두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나와 다른 이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전해주는 두 형제 이야기 함께 나누고 싶어 소개합니다.


내일 또 싸우자!

내일 또 싸우자!

박종진 | 그림 조원희 | 소원나무
(발행 : 2019/11/15)

2019 가온빛 추천 BEST 101 선정작

내일 또 싸우자!

시골 할아버지 댁에 놀러간 두 형제 상두와 호두. 들로 산으로 신나게 누비고 다녀야 할 녀석들이 할아버지 안방을 차지하고는 온종일 게임기만 갖고 놀고 있습니다. 그리고 뻔한 결말… 서로 게임 더 하겠다고 티격태격 하더니 결국엔 주먹싸움몸싸움까지 치고박고 우당탕탕 야단법석입니다.

내일 또 싸우자!

할아버지가 겨우 뜯어 말리기는 했는데 욘석들 사이좋게 개울가라도 나가서 물장구라도 치고 놀 것이지 한 놈은 마당에서 또 한 놈은 방에서 각자 놀고 있습니다. 철부지 손자들의 감정싸움을 지켜보던 할아버지가 더 이상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상두와 호두 두 형제에게 묘한 제안을 합니다.

지금부터 제대로 싸움을 해 보자.
싸움이란 서로 이기려고 다투는 거지.
지금부터 너희는 또 싸우고 싶은 싸움을 해 보는 거야.

또 싸우고 싶은 싸움? 양손에는 권투 장갑을 끼고 얼굴은 상처 투성이인데 마치 춤이라도 추듯 활짝 웃고 있는 두 형제의 얼굴. 녀석들의 웃음만 봐도 할아버지가 제안한 싸움은 심각하거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그런 싸움이 아니라 신나고 재미난 싸움인가 봅니다. 또 싸우고 싶을만큼 말이죠.

내일 또 싸우자!

할아버지가 제안한 또 싸우고 싶은 싸움은 실은 말만 싸움이지 이 좋은 계절 방에만 콕 처박혀 있던 손주 녀석들이 밖에 나가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들입니다. 어떤 놀이 어떤 싸움이 있는지 한 번 볼까요?

백을 셀 동안 여러 가지 풀을 더 많이 뜯어 오는 사람이 이기는 풀싸움, 눈을 더 오랫동안 깜빡이지 않으면 이기는 눈싸움, 한쪽 다리를 손으로 부여 잡고 외발로 뛰면서 상대를 밀어 넘어뜨리는 닭싸움, 할아버지가 낸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들을 맞추는 머리싸움, 토끼풀 줄기를 서로 엇걸어 잡아당겨서 끊어지는 쪽이 지는 꽃싸움, 상대방의 연줄을 먼저 끊어야 이기는 연싸움, 개울에 첨벙 뛰어들어서 상대방에게 마구마구 물을 뿌려대다보면 어느새 흠뻑 젖은채 모두가 깔깔대고 웃게 되는 물싸움.

집에서 몇 걸음만 나가도 또 싸우고 싶은 싸움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가만히 눈을 감고 어린 시절 뛰어놀던 골목길로 돌아가보면 이것보다 훨씬 더 많겠죠?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내일 또 싸우고 싶은 싸움들 중 기억 나는 것 있다면 날씨 좋은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나가서 신나게 싸워보세요.

내일 또 싸우자!

아빠 차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뒷자리에 앉은 두 형제, 아침 나절 우당탕거리던 녀석들은 어딜 가고 다정하게 머리를 맞대고 두 손을 마주쥔 채 곤히 잠들어 있네요. 상두와 호두 두 아이들의 잠꼬대 소리가 들리시나요?

우리 내일 또 싸우자!


털북숭이 형

털북숭이 형

글/그림 심보영 | 그레이트북스
(발행 : 2019/11/04)

털북숙이 형

며칠 전부터 수영장에 보내달라고 졸라대던 형. 결국엔 엄마의 허락을 받고 형제는 신나게 수영장으로 향하는데… 뭔가 심각하고 걱정스러운 얼굴들을 한 어른들에게 둘러싸이고 만 형. 털북숭이라서 수영을 할 수 없대요.

사람들은 가끔 형을 너무 걱정한다.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말이다.
그냥 형이랑 빨리 놀고 싶은데…

동생에게는 이상할 게 아무것도 없는 그냥 우리 형인데 사람들은 왜 자꾸 형을 경계하는 걸까요? 이런 상황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동생의 눈에는 그런 어른들이 훨씬 더 이상하게 보인다는 걸 사람들은 알까요?

털북숙이 형

잔뜩 들뜬 마음으로 달려왔던 수영장인데… 실망 가득한 형의 뒷모습을 향해 동생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달려갑니다. 이만한 일로 형이 기죽은 모습을 보기 싫은 동생의 털북숭이 형을 향한 응원이 시작됩니다.

털북숙이 형

털북숙이 형

털북숙이 형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요? 쌍둥이가 아니고서야 우리가 어떻게 서로 같을 수 있겠어요. 서로의 다름이 전혀 불편하지 않은 마음 맑은 아이들에게는 털북숭이 형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저 나와 다른 누군가일 뿐이죠. 조금씩 조금씩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함께 놀면 더 재미있는 친구.

축 처진 형을 향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형~ 하고 부르며 달려가는 동생, 그 뒤로 우르르 몰려 나오는 아이들, 이어서 수많은 사람들 속에 뒤섞이면서 둘러보니 모두가 조금씩 다른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어떤 이는 입이 길고, 또 어떤 이는 머리에 뿔이 났고, 또 다른 아이는 아주 뾰족한 이빨을 가졌네요.

털북숙이 형

털북숙이 형

이제 다르다는 게 전혀 이상하거나 불편하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두 아이가 푸른 바다를 향해 힘차게 뛰어듭니다. 잇따라 수많은 다름들이 바닷속으로 연거푸 뛰어듭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과 다른 존재들을 경계하거나 낯설어하지 않고 한데 어울려 한바탕 신나게 놀아댑니다.

털북숙이 형

실컷 놀고 물밖으로 나온 아이들이 씩씩하게 걸어갑니다. 더 이상 털북숭이 형은 보이지 않습니다. 신나게 뛰어놀고 기분좋게 어울리는 친구들뿐입니다.

형이 웃으면 모든 게 바뀐다.
반짝반짝 빛난다.
하루하루 신나게 놀고
웃으면 좋겠다.
나의 털북숭이 형과 함께 말이다.

혹시 털북숭이 형을 만난 적 있나요? 만약 있다면 그 때 어떻게 행동했는지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돌아보면 어떨까요? 장애인 형을 향한 동생의 순수한 사랑과 힘찬 응원을 보며, 실컷 놀고 나온 아이들의 씩씩한 걸음을 보며 ‘다름’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되짚어보게 해주는 그림책 “털북숭이 형”입니다.

언젠가 털북숭이를 만나면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내가 좋아하는 작은 것들을 말하고 반짝이는 것들을 함께 찾아보세요. 그러면 분명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 작가 후기 중에서


※ 함께 읽어 보세요

누나, 오빠, 형, 동생 형제 자매들의 재미난 이야기들이 담긴 그림책들도 함께 읽어 보세요.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