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우주의 역사, 영겁의 세월 동안 수많은 생명의 탄생과 멸종,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요? 그 오랜 시간 속에는 생명체들의 수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어요. 나라는 존재 역시 그 길을 걷고 있는 생명체이자 장대한 우주 역사의 하나입니다.

그 흔적을 따라가는 짧지만 강렬한 여정, “믿을 수 없겠지만 빅뱅”, “천해 개의 별, 단 하나의 나” 이 두 권의 그림책을 살펴보며 궁금증을 해결해 보세요.


믿을 수 없겠지만 빅뱅

믿을 수 없겠지만 빅뱅

(원제 : Impossível)
글/그림 카타리나 소브럴 | 옮김 이지유 | 키다리
(발행 : 2020/03/03)

‘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나요?’ 대답하기 난해한 아이들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 주어야 할까요? 마치 아이들의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시작하는 그림책 첫 페이지가 인상적입니다.

믿을 수 없겠지만 빅뱅

나무, 우주, 태양, 고래, 수박, 벌, 지렁이, 행성, 화산, 수박 그리고 우리 인간까지 모두 한 페이지에 담겨있어요. 그림책에 등장하는 사람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 모든 것은 점 하나에서 시작됐어.

138억 년 전 우주는 마침표처럼 아주 작은 크기였어요. 여기서 우주란 시간과 공간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것이에요. 작은 입자들이 엉켜 붙어 있던 우주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며 계속해서 충돌하고 다시 들러붙기를 반복했어요. 입자들이 엄청난 속도로 분리되는 모습은 폭발처럼 보였죠.

믿을 수 없겠지만 빅뱅

폭발 이후 백만 분의 1초 만에 우주는 엄청나게 커졌고 그제야 입자들은 부딪히는 것을 멈추고 짝을 찾아 서로서로 모이기 시작하며 우주에서 엄청나게 큰 무리를 이루었어요. 입자들이 모인 커다란 덩어리가 바로 별, 그 주변에 별이 되지 못한 덩어리들이 행성이에요. 우리가 사는 지구도 태양과 함께 태어난 행성입니다.

믿을 수 없겠지만 빅뱅

우주의 기나긴 역사를 1년으로 정리하면 빅뱅이 일어난 건 1월 1일, 태양과 지구가 생겨난 건 9월 중순쯤, 사람은 12월 31일 밤 10시가 지나서 나타났어요. 물론 사람이 나타나기 전 식물, 공룡, 악어 같은 수많은 생물들이 지구에 먼저 나타났어요.

우주에 존재하는 이 모든 것의 근원은 우주의 중심에서 날아온 입자라는 사실, 너도 나도 어떤 것도 예외는 없어요.

믿을 수 없겠지만 빅뱅

믿기지 않겠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모두 같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
동물, 꽃, 그리고 행성이
모두 같은 곳에 있던 물질로 이루어진 거야!

완전히 똑같은 물질, 바로 우주먼지!

우주 먼지, 작지만 위대한 시작 그 끝에 우리가 있어요. 별도 나무도 공룡도 호랑이도 코끼리도, 작은 지렁이도 나도 제각기 다르게 보이지만 본질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모두 같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요. 똑같은 한 점에서 시작한 우린 모두 같은 존재입니다.

우주의 시작과 우리의 본질의 핵심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그림책 “믿을 수 없겠지만 빅뱅”, 카타리나 소브럴의 화사한 색감으로 그려낸 다정다감한 그림과 핵심만 명료하게 간추린 글은 심오하고 어려울 것 같은 과학 이야기를 좀 더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천해 개의 별, 단 하나의 나

천해 개의 별, 단 하나의 나

(원제 : A Hundred Billion Trillion Stars)
세스 피시만 | 그림 이저벨 그린버그 | 옮김 최순희 | 다섯수레
(발행 : 2020/03/02)

밤하늘에 별은 모두 몇 개야? 지구는 몇 살이야?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이야? 자라면서 아이들의 질문은 끝도 없이 많아집니다. 호기심이 자라는 만큼 알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궁금한 것도 많아지죠.

비밀을 하나 알려 줄게.
태양은 사실 별이야.

그리고 태양 같은 별이 우주에는
100000000000000000000000개나 있어!

시린 눈을 참아가며 두 눈 부릅 뜨고 수 단위를 세어 볼까요? 일십백천만…. 1이란 숫자 뒤를 따라오는 ‘0’이 23개면 천해가 되는군요. 태양 같은 별이 우주에는 무려 천해 개나 있다고 해요.

천해 개의 별, 단 하나의 나

그렇게 많은 별들 가운데 태양 주변을 돌고 있는 행성 중 하나인 지구. 지구가 푸른빛을 띄는 건 14해(1400000000000000000000) 리터의 물 때문이고 지구가 초록빛을 띄는 건 땅 위의 3조(3000000000000) 그루의 나무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천해 개의 별, 단 하나의 나

이렇게 천해 개의 별의 개수에서 시작해 점점 더 범위를 좁혀가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별에서 지구로 도시로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와 내 주변으로. 꼬리를 물며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다양한 숫자들도 함께 등장합니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38만 4천 킬로미터인데 나와 친구들 4억 2천만 명이 모이면 달에 닿을 수 있다고 해요. 폭풍우가 한 번 몰아칠 때 1620조 개의 빗방울이 떨어지고 우리는 평생 16만 킬로미터를 걸어 다니는데 그 거리는 지구를 다섯 바퀴 도는 셈이라는 놀라운 사실. 지금까지 546명의 사람들이 우주에 다녀왔고 한 번 갔을 때 가장 오랜 머문 기록이 437일, 세상에는 적어도 370억 마리의 토끼가 있을 거라는 이야기까지 소소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고정된 숫자는 아니에요. 이 숫자는 계속해서 더 커지거나 더 작아지고 있거든요. 별의 개수도 마찬가지예요.천해 개의 별, 단 하나의 나

하지만 절대 절대 변치 않는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어요.

100000000000000000000000개의
별들 어딘가에 있는 모든 것들 가운데
바로 지금 바로 여기서,
이 책을 읽고 있는
너는
단 하나뿐이야!

잊지 마세요. 천해 개의 별들 가운데 나는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거대한 우주 속 수많은 존재들 사이 단 하나뿐인 나의 소중함을 독특한 방식으로 일깨워 주는 그림책 “천해 개의 별, 단 하나의 나”,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저마다의 고유한 가치를 지닌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 세상 단 하나뿐이기에. 바로 나처럼.


※ 함께 읽어 보세요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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