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mplete Peanuts
The Complete Peanuts(2006)

‘라이너스 증후군’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만화 찰리 브라운에 나오는 찰리 브라운의 친구 라이너스가 항상 같은 담요를 들고 다니는 것을 본 적 있을거예요. 라이너스는 그 담요가 없으면 불안해져서 어디든 저렇게 담요를 들고 다녀야 해요. 일명 담요증후군(Blanket Syndrome)으로도 불리는 ‘라이너스 증후군’은 아이들이 특별한 물건에 대한 애착을 갖는 증상을 말합니다.

보통 인형이나 특정 장난감, 담요, 공갈젖꼭지 등에 애착을 가지면서 아이들은 이 ‘애착물건’이 함께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저희 딸아이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아기 때 만들어 주신 긴 베개에 대한 애착 증상이 있었어요. 밖에까지 들고 다녀야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집 안에 있을 때는 늘 끌고, 들고 다니다 베개 커버를 빨기라도 하면 언제 마르나 하고 수시로 확인을 하면서 기다리곤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이런 이야기가 낯설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애착물건’이 있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억지로 떼어놓으려 하기 보다는 아이가 커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세요. 라이너스증후군은 정상적인 성장 과정 중에  잠시 겪는 과도기 현상이며 애착물건 역시 엄마에게서 차츰 독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겪는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엄마의 대용품…^^)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해요. ‘애착물건’을 떼어 놓으려고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거나 ‘애착물건’을 안 보이게 치워버리는 극단적인 방법 보다는 부모님이 아이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 주면서 안아주고 뽀뽀해주며 스킨십을 많이 해주면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증상이라고 합니다. ^^

그림책 속 라이너스 증후군을 겪는 친구들은 어떤 ‘애착물건’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그 성장통을 거쳐 가는지, 엄마 아빠는 아이를 어떻게 대해주는지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내 친구 보푸리
책표지 : 북극곰
내 친구 보푸리

글/그림 다카하시 노조미, 옮긴이 이순영, 북극곰

내 친구 보푸리

꼬마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노란 스웨터입니다. 스웨터 끝자락에는 친구 보푸리가 붙어있어요. 엄마는 다른 옷도 입으라 말씀하시지만 다른 옷엔 보푸리가 없어 입고 싶지 않아요. 다른 옷은 더럽히면 야단 맞지만 보푸리가 있는 스웨터는 더러워져도 괜찮고 보푸리랑 맘껏 놀 수 있어 좋습니다. 스웨터가 더러워지면 보푸리와 같이 빨래를 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꼬마 아이가 노란 스웨터를 좋아하는 이유가 너무나 사랑스럽죠? 여기서 보푸리는 스웨터에 붙은 보풀을 아이가 양으로 상징화 시킨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 친구 보푸리

더러워진 스웨터를 보푸리랑 같이 빨아 입고 엄마 심부름을 다녀오던 날 보푸리가 울타리에 걸린 줄도 모르고 꼬마 아이는 온 동네를 돌고 돌아 엄마 심부름을 하고 돌아오죠. 아이가 보푸리와 멀어지면서 스웨터 올은 점점 풀려 조금씩 짧아지고 있는데 돌아 올 때까지 알지 못하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안타깝습니다.

내 친구 보푸리

그리고 집에와서야  스웨터 올이 몽땅 풀리는 바람에 노란 스웨터도 보푸리도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꼬마는 달리고 또 달려 보푸리가 걸린 곳에 도착했지만 보푸리는 온데 간데 없고 털실뭉치만 덩그라니 남았어요.

내 친구 보푸리

잔뜩 풀이 죽은 꼬마에게 엄마는 따뜻한 우유를 건네 주시고 뜨개질을 시작했습니다. 눈 깜짝할 새에 엄마가 떠준 스웨터, 그리고 돌아 온 내 친구 보푸리!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듯한 따뜻한 이야기가 녹아있는 “내 친구 보푸리”. 꼬마는 낡았지만 노란 스웨터에 유난히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스웨터 끝에는 보푸리라는 내 상상의 친구 ‘양’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어른들은 아이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물건을 보면 처음에는 인정을 해주기도 하지만 아이가 지나치게 집착한다 싶으면 물건을 아이에게 떼어내기 위해 혼내기도 하고 감추기도 하는 식의 강압적인 처방을 내리는데요. “내 친구 보푸리”에서도 아이의 엄마는 다른 옷을 권해 보기도 했지만 심부름을 다녀왔던 아이가 스웨터를 잃고 놀란 얼굴을 보자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에게 다시 스웨터를 떠 줍니다. 그리고 추위와 보푸리를 잃었다는 상실감에 떨었을 아이를 위해 엄마가 따끈하게 데워준 우유는, 관심과 사랑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오리고 붙이는 콜라주 기법으로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그림을 통해 아이와 보푸리, 그리고 엄마의 사랑이 더욱 더 포근하게 와닿습니다. 글을 많이 담지 않고 그림만으로도 아이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 되는 것 같아 더욱 더 마음에 드는 그림책입니다.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좋아해 본 기억이 있는 아이는 소중한 기억을 바탕으로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자랄거라고 생각합니다. ^^


내 토끼 어딨어?
책표지 : 살림어린이
내 토끼 어딨어?

(원제 : Knuffle Bunny Too: A Case of Mistaken Identity)
글/그림 모 윌렘스, 옮긴이 정회성, 살림어린이

※ 2008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칼데콧상 수상작 보기


내 토끼 어딨어?

아빠와 유치원에 가는 트릭시는 꼬마 토끼 인형을 유치원 친구들에게 보여 줄 생각에 잔뜩 들 떠 있습니다. 트릭시의 생기발랄함 넘치는 표정은 보는이에게도 에너지를 전달하는 듯 합니다.

내 토끼 어딨어?

그런데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꼬마 토끼 인형이라 생각했던 것도 잠시, 소냐도 트릭시와 똑같은 꼬마 토끼 인형을 들고 유치원에 왔습니다. 그 바람에 트릭시와 소냐는 오전 내내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오후에 선생님에게 토끼 인형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수업이 끝나자 선생님은 꼬마 토끼를 돌려주셨고, 트릭시는 기분이 조금 나아진 채로 집에 돌아와 열심히 놀다 겨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꼬마 토끼를 꼬옥 껴안은 채 말이죠. 그렇게 트릭시의 하루가 잘 지나가나 싶었는데…

내 토끼 어딨어?

한 숨 잘 자던 트릭시는 한 밤중에 엄청난 사실을 깨닫고 눈을 뜨게 되는데요. 그건 바로 꼬마 토끼가 소냐의 토끼와 바뀌었다는 사실이었어요. 새벽 두시 반, 울먹이며 엄마 아빠 방으로 달려갔죠. 이 토끼는 내 토끼 인형이 아니라는 트릭시를 달래며 아침에 찾자는 아빠의 말씀. 하지만 꼬마 토끼 없이는 다시 잠들 수 없을 것 같은 트릭시의 눈빛(트릭시가 눈빛만으로 아빠를 설득하는 장면이 참 재미있어요. ^^)을 보자 아빠는 하는 수 없이 소냐네 집에 전화를 걸어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소냐의 집에서 먼저 전화가 왔습니다. 트릭시의 토끼가 소냐네 집에 있다구요.(그런데, 그러나, 하지만이 너무나 많은 트릭시의 일상입니다.)

내 토끼 어딨어?

트릭시와 소냐, 트릭시 아빠와 소냐의 아빠는 그렇게 새벽 거리에서 만나 꼬마 토끼들의 진짜 주인들을 찾아 주었죠.

그리고 유치원에서 같은 토끼 인형 때문에 신경전을 벌였던 두 소녀는 자신의 꼬마 토끼가 없어져 걱정했던 마음을 나누며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었대요. 이제 유치원에 가는 트릭시와 소냐는 둘이서 뿐 아니라 꼬마 토끼까지 함께 노느라 할일이 엄청 많아 졌다고 하네요. ^^

나만의 꼬마 토끼라 생각하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트릭시 앞에 나타난 똑같은 소냐의 토끼 인형, 그리고 꼬마 소녀들이 벌이는 신경전이 재미있죠? 어른들 눈에는 그저 똑같아 보이는 토끼 인형일 뿐이지만 그 둘에게는 분명 다른 토끼인형입니다.

트릭시와 아빠 뿐 아니라 트릭시의 꼬마 토끼의 표정 변화까지 아주 섬세하게 그려냈어요. 중간에 트릭시와 소냐의 토끼 인형들이 바뀌게 되는 부분의 토끼 표정도 주목해서 보세요.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두 토끼 인형의 어디가 다른지도 꼭 찾아 보세요. 트릭시를 위해 새벽 시간 어색한 표정으로 만나는 아빠들의 모습 속엔 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흑백의 실사 사진 배경 위에 잉크로 스케치한 그림이 독특한 매력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2008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입니다. 애착을 갖는 꼬마 토끼를 통해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는 트릭시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웃음 짓게 되는 그림책이예요. 그림책의 주인공 트릭시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아마도 이 책에 대한 무한 애착을 갖게 되는 꼬마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살포시 웃어봅니다.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책표지 : 살림어린이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원제 : Knuffle Bunny Free : An Unexpected Diversion)
글/그림 모 윌렘스, 옮긴이 정회성, 살림어린이

한글 제목과 영어 제목에 좀 차이가 있네요. 영어판 제목 “Knuffle Bunny Free”을 보면 이 이야기의 결말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글판 번역 제목”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를 보면 다시 사라진 토끼 인형 때문에 힘들어할 트릭시와 트릭시의 부모님이 먼저 떠오르네요.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는 위에서 소개한 “내 토끼 어딨어?”의 후속작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 토끼 어딨어?”는 ‘Knuffle Bunny’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고, 이 책은 세번째 책입니다.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트릭시는 꼬마 인형을 들고 네덜란드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러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갑니다. 좋아하는 꼬마 토끼와 함께 비행기를 타게 된 것이 마냥 즐거운 트릭시의 표정이 눈에 띄네요.^^

트릭시를 반겨 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트릭시. 그런데 트릭시가 별안간 무언가가 생각나 아빠에게 달려갑니다. 트릭시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아빠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죠. 꼬마 토끼를 비행기에 두고 왔다는 사실 말입니다.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공항에 전화를 했지만 비행기는 이미 중국으로 떠났고, 꼬마 토끼를 찾는 일은 이제 불가능 하다는 것을 트릭시도 이해해요. 트릭시 자신도 모르는사이에 쑥쑥 자랐으니까요. 하지만 머리로 이해 하는 것과 달리 가슴 한 구석이 구멍이라도 난 듯 그저 멍해져 있는 트릭시.

아빠가 어린 시절 헤어진 아기 양 이야기를 들려주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트릭시를 달래주시며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트릭시를 위로해주려 애를 씁니다. 트릭시도 꼬마 토끼를 잊어보려 애썼지만 꼬마 토끼와의 각별했던 정을 끊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다못해 할머니 할아버지가 깜짝 선물로 새 토끼 인형을 사주셨지만 트릭시는 마음을 열수 없었어요. 새 토끼는 자기와 함께 추억을 나눈 토끼가 아니니까요.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하지만 참 이상하죠? 꼬마 토끼 인형 없이는 잠 들 수 없을 것 같았던 밤, 트릭시는 너무 피곤해 결국 잠이 들었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조금씩 기분이 나아지며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발랄한 트릭시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할머니 할아버지네서 돌아오는 길, 비행기 안에서 트릭시는 그토록 그리워했던 꼬마 토끼와 기적처럼 다시 만나게 되는데요. 트릭시의 표정에서 터질 듯 기쁜 마음이 보이는 것만 같습니다.^^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그런데!!! 트릭시 뒷자리에서 아기가 울고 있자 트릭시는 자신의 꼬마 토끼를 그 아기에게 주기로 합니다. 엄마 아빠가 정말 괜찮을지 몇 번이나 확인을 하고 아기에게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꼬마 토끼를 건네주는 트릭시. 아기가 울지 않게 되자 비행기에 탄 모든 사람들이 기뻐했대요.

집에 돌아온 후 트릭시는 꼬마 토끼의 새 주인인 아기에게서 편지를 한 통 받으며 기뻐 합니다. 그렇게 꼬마 토끼와 아쉬운 작별을 한 트릭시는 한뼘은 더 자란 모습입니다.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마지막 장면이 참 감동적이네요.

아빠가 트릭시에게 전하는 말

트릭시,
아빠는 네가 점점 커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가정도 꾸려서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단다.

그리고 어느 날,
그러니까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
너의 오랜 친구에게서
선물 꾸러미를 받았으면 좋겠구나.

사랑하는 아빠가

아빠가 편지 마지막 글에 세월이 흐른 후 트릭시가 받았으면 하고 생각하는 선물 꾸러미는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아끼는 꼬마 토끼와 한 번의 헤어짐을 통해 토끼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성장하게 된 트릭시가 자신에게 가장 소중했던 날의 꼬마 토끼를 자신보다 더 필요로 하는 다른 아이에게 보내는 이야기를 그린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는 전작에 이어 발랄하면서 즐거운 느낌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목구멍이 뜨끔해지는 감동도 함께 전하고 있네요. 토끼 인형이 사라진 것을 알고 나서 무엇을 하든 멍해져 있는 트릭시의 표정이 점점 꼬마 토끼를 잊으며 다른 즐거운 것들에 대해 알게 되는 과정을 거치는 장면을 통해 아이가 자라고 있음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트릭시가 사랑했던 꼬마 토끼는 트릭시의 성장을 통해 떠나갔습니다.

트릭시는 우리 아이의 모습이기도 하면서 우리의 어린 시절 모습이기도 해요.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아이의 성장을 표현하면서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도 끄집어 내주는 작가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면지 감상도 잊지 마세요. 앞면지에는 꼬마 토끼를 어디론가 던지는 듯한 두 손이 나옵니다. 뒷 면지에는 그렇게 날아간 꼬마 토끼를 누군가 두 손으로 받아 드는 장면이 나와요. 면지를 통해서도 트릭시가 꼬마 토끼를 비행기에서 만난 아기에게 물려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트릭시가 가장 소중했던 꼬마 토끼 인형을 자신보다 더 필요한 아기에게 물려준 사건과 트릭시의 아빠가 미래의 트릭시를 상상하며 편지 쓴 장면을 생각한다면 원래의 영문 제목 ‘Knuffle Bunny Free’ 가 좀 더 여운이 느껴지는 제목인 듯 합니다.


올리비아의 잃어버린 인형
책표지 : 주니어김영사
올리비아의 잃어버린 인형

(원제 : Olivia…and the Missing Toy)
글/그림 이안 팔코너, 옮긴이 김소연, 주니어김영사

올리비아 잃어버린 인형을 찾아서

꿈 속에서도, 축구 연습을 위해 운동복을 갈아 입는 순간에도, 엄마에게 다른 축구복을 만들어 달라 조를 때도, 축구 연습을 마치고 고양이와 놀러 나갈 때도 늘 올리비아 옆에 항상 함께 하는 인형이 있어요. 올리비아는 자신의 분신인양 늘 인형과 함께 했죠.

그런데 올리비아가 침대 위에 인형을 두고 책을 읽고나니, 인형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내 인형은 어디에 있어요? 조금 전까지도 침대 바로 위에 있었어요. 제가 분명히 거기 두었어요. 그 인형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인형이에요. 지금 당장 그 인형을 찾아야 해요. 누군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인형을 가져갔어요.”

울부짖는 올리비아는 양탄자며 쇼파 아래, 고양이까지 들춰보고, 첫째 동생 이안을 위협해 보기도 하고, 아기인 둘째 동생 윌리엄에게도 소리쳐 봤지만 인형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인형을 잃어버린 괴롭고 힘든 밤, 이상한 소리에 이끌려 가보니 올리비아네 개가 올리비아의 인형을 물어 뜯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울부짖으며 다 뜯겨진 인형을 들고 엄마 아빠에게 달려간 올리비아, 엄마 아빠는 원래 개는 물어뜯는 것을 좋아한다며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인형으로 다시 사주겠다고 올리비아를 달래줍니다.

진정한 듯 보였지만 그 인형은 올리비아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던 인형인걸요. 올리비아는 서툴지만 조각난 인형에 나비 모양 리본을 달고 실로 꿰매어주었어요.

올리비아 잃어버린 인형을 찾아서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인형을 물어 뜯은 강아지에 대한 올리비아의 소심하고 귀여운 복수,

“엄마 저 오늘은 고양이 책 볼래요.”

그리고 고양이 책을 잔뜩 들고 가는 올리비아의 뒤를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따라가는 올리비아네 강아지…

이책의 마지막 장면이 압권입니다.

올리비아 잃어버린 인형을 찾아서

그렇다고 올리비아는 영원히 화만 낼 수는 없었지요.

침대의 가운데서 올리비아가, 올리비아 오른쪽에는 올리비아가 누덕누덕 기워준 올리비아의 인형이, 그리고 왼쪽에는 올리비아의 인형을 물어뜯은 강아지가 새근새근 함께 잠들어 있어요. ‘그렇다고 영원히 화만 낼 수는 없다’는 올리비아의 태평양 같은 마음!

우리 아이들이 참 철없어 보이기도 하고 엉뚱할 때도 있지만 사실 요렇게 한 번씩 엄마 아빠를 깜짝 놀래킬 때도 가끔씩 있지 않나요?

누덕누덕 기워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인형이고, 그렇게 사랑하고 아끼는 내 인형을 물어 뜯은 것도 내 강아지니 어쩌겠어요. 귀염둥이 올리비아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용서’였습니다.^^


내 사랑 뿌뿌
책표지 : 비룡소
내 사랑 뿌뿌

(원제 : Owen)
글/그림 케빈 헹크스, 옮긴이 이경혜, 비룡소

※ 1994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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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뿌뿌

오웬은 아기 때부터 함께 지내온 노란 담요 뿌뿌를 너무나도 좋아해 화장실에서도, 식당에서도, 계단에서도, 심지어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서도  손에 놓지 않고 지냅니다. 오웬과 늘 함께 해온 뿌뿌는 그래서 온통 얼룩 자국 투성이예요. 하지만 오웬은 뿌뿌랑 같이 있으면 늘 행복합니다.

그런데 옆집 족집게 아줌마가 오웬의 엄마에게 한 소리를 해요.

“저렇게 큰 애가 담요를 질질 끌고 다니다니 걱정도 안 되우?”

그리곤 담요를 떼어내는 방법을 소근소근 엄마에게 이야기 해주는 옆집 아줌마의 오지랖.

내 사랑 뿌뿌

하지만 오웬은 한 순간도 뿌뿌를 떼어놓지 않았고 그 바람에 엄마 아빠는 뿌뿌 몰래 숨기기 작전도 실패 했고, 너무 더럽다거나 너덜너덜하다면서 뿌뿌를 내놓으라는 협박에도 오웬은 뿌뿌를 지켜냅니다. 저러다가 영영 애기 노릇만 하겠다면서 혀를 차는 옆집 아줌마.

하지만 오웬과 뿌뿌 사이에 정말로 큰 위기가 닥쳐옵니다. 며칠 뒤에 학교에 가게 된 오웬은 학교에도 뿌뿌를 데려 갈거라며 우기지만 엄마 아빠는 이번만큼은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뿌뿌에 파묻혀 애처롭게 엉엉 울고 마는 오웬, 이대로 오웬과 뿌뿌는 이별일까요?

내 사랑 뿌뿌

오웬을 위해 엄마 아빠는 깊은 고민을 했고, 잠시 후 엄마는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 난 듯 노란 담요를 가져다 싹둑싹둑 잘라내고 재봉틀로 박았습니다. 뿌뿌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자르고, 자르고, 자르고… 박고,박고, 박고 하는 과정을 거쳐 담요였던 뿌뿌는 이제 여러장의 손수건으로 변신 했답니다. 눈물도 닦을 수 있고 코도 풀수 있고 사이즈가 작아 어디든 함께 갈 수 있게 변신한 뿌뿌.

이제 오웬은 어디를 가든지 뿌뿌 손수건을 들고 다녀요.

오웬이 어디를 가든지 언제나 뿌뿌는 함께 있게 됐어요.

1994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애착 물건에 대한 불안감과 이를 극복하는 이야기를 재치있게 잘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무엇보다 옆집 아줌마 때문에 흔들렸던 오웬의 부모님이 오웬을 위해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따뜻하게 위로해 주며 아이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뿌뿌를 항상 곁에 있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엄마 아빠의 따뜻한 마음이 돋보이네요.

“내사랑 뿌뿌”는 좋아하는 물건을 강제로 떼어내 아이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것이 아닌 아이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어요. 아이가 스스로 준비 할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아이보다 세상을 더 오래 경험한 어른들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가지꽃
책표지 : 웅진주니어
바가지꽃

글 정하섭, 그림 노인경, 웅진주니어

바가지를 헬맷처럼 쓰고 물뿌리개로 물을 주고 있는 여자 아이 표정을 그린 표지 그림, 아이가 참 행복해 보이네요. 이번 그림책은 우리 작가가 쓴 애착 물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바가지꽃

엄마를 따라 새로 문을 연 동네 슈퍼마켓에 갔다가 개업 선물로 받은 플라스틱 바가지, 선이는 엄마에게 그 바가지를 갖고 싶다 이야기 했고 엄마는 쉽사리 허락해 주셨어요. 선이는 바가지를 머리에도 써보고 자전거에도 씌워보고, 북처럼 두들기며 놀기도 하고, 바가지에 인형을 담아 밀고 다니기도 하고, 흙을 담아 모래 놀이도 하며 즐거워 합니다.

목욕 할 때도 역시 바가지가 빠질 수 없죠. 머리에 폭포처럼 물을 부으며 신나게 놀던 선이.

바가지 꽃

그런데 그만 바가지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바가지가 깨져 버리고 말아요. 바가지 바닥이 깨지고, 선이 마음도 깨지고…바가지 구멍 사이로 울고 있는 선이 표정, 바가지 구멍은 선이 마음에 난 구멍을 처럼 크고 선명하게 아파보입니다.

바가지 꽃

엄마는 선이를 위해 테이프로 바가지를 붙여주었지만 물을 담아 보니 질질 새고 말죠. 못 쓰게 되었다면서 그만 버리자는 엄마 말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며 바가지를 꼭 껴안는 선이.

바가지 꽃

결국 엄마는 선이를 위해 깨진 바가지를 활용해서 화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화분 위에 깨진 바가지를 올려 놓고 흙을 담고 씨앗을 뿌렸죠.

“엄마, 무슨 씨앗이야?”

선이는 가슴이 설레어 물었어요.

“우리 선이가 잘 가꿔서 꽃을 피우면 그 때 알려 줄게.”

선이는 날마다 바가지 화분을 살폈고, 선이의 사랑을 먹은 씨앗은 무럭무럭 잘 자라났습니다. 그리고 예쁜 꽃을 피웠지요. 엄마랑 선이가 심은 꽃은 무슨 꽃이었을까요?

“박꽃이 지면 그 자리에서 박이 열릴 거야. 가을 박이 잘 여물면 따서 바가지를 만들자.”

“바가지? 박으로 바가지를 만들어?”

선이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어요.

“그럼 이 박꽃은 바가지꽃이네! 바가지 화분에서 자란 바가지꽃.”

“그렇지. 바가지꽃이지.”

바가지 꽃

바가지화분에서 잘 자란 박은 늦가을, 선이에게 새 바가지가 되어줍니다.^^

아이들은 평범한 물건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만의 장난감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예쁘고 착한 능력을 가졌습니다. 바가지로 이렇게 많은 놀이를 할 수 있다니 하고 놀라기도 했지만 더 이상 쓸모 없게 된 바가지를 들고 울먹이는 선이를 위해 엄마가 화분으로 재탄생 시키고 그 화분에서 바가지꽃을 피우고 그렇게 핀 바가지 꽃이 박이 되어 선이의 새로운 바가지가 되는 이야기는 참 아름답습니다.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는 아이 마음과 그 마음을 헤아려 주는 엄마 마음이 참으로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

똑같은 사건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 우리 부모의 능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토이스토리2
출처 : NAVER 영화

토이 스토리2에서 제시의 테마송으로 나온 ‘When She Loved Me’ 혹시 기억하시나요? 소녀에게 사랑 받았던 인형 제시는 그 사랑이 영원할 것으로만 믿었는데, 어느 날 소녀의 실수로 제시는 침대 밑으로 떨어졌고, 자신을 곧 꺼내 줄거라 믿었던 제시와는 달리 소녀는 제시를 영영 잊고 말죠. 침대 밖 세상에서는 소녀가 자라면서 관심을 갖게 되는 물건들도 점점 바뀌고, 그리고 어느 날 떨어진 화장품을 찾다 침대 밑에서 제시를 발견한 소녀는, 제시를 어린시절 좋아했던 장난감들과 함께 기부상자에 내놓고 떠나가죠.

‘When She Loved Me’의 가사도 굉장히 찡해요. So the Years went by I stayed the same But she began to drift away. I was left alone still I waited for the day. When she’d say I will always love you.(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난 똑같았지만 그녀는 점점 떠나갔지. 결국 나 혼자 남겨졌지만 난 그래도 기다렸어. 그 애가 ‘언제나 널 사랑해’ 하고 말해줄 날을….)

스웨터를 좋아하던 아이도, 인형을 좋아하는 아이도, 담요를 좋아하는 아이도, 바가지를 사랑한 아이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은 세월이며 성장이 아닐까요. 문득 나의 어린시절 ‘라이너스의 담요’와 같은 물건은 무엇이었는지 하는 생각을 해보는 하루였습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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