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야심차게 세웠던 새해 계획들이 살짝 흐트러질 무렵 돌아오는 설날이 반갑습니다. ‘그래 우리의 진짜 새해는 설날부터지.’ 저만 이런 생각하면서 살았던 걸까요?😅

새해맞이 주제로 골라온 ‘열두 띠 동물’ 그림책들을 펼쳐봅니다. 2001년에 출간된 “열두 띠 이야기”와 2020년에 나온 “책가도”, 무려 열아홉 살이나 차이나는 두 권의 그림책 속 십이지신 이야기 읽으면서 새해 소망, 야심 차게 계획했던 일들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면 어떨까요? 쥐처럼 영리하게 소처럼 우직하게 호랑이처럼 용맹하게… 행복한 일 가득한 새해가 되길 기원하면서요.

가온빛 독자들 모두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


책가도

책가도

글/그림 김지윤 | 킨더랜드
(발행 : 2020/09/28)

책과 함께 도자기나 문방구, 향로 등을 책가 안에 그려 넣은 그림을 책가도(冊架圖)라고 합니다. 조선 22대 임금 정조는 어좌 뒤쪽에 일월도 대신 책가도를 세워놓았을 정도로 책가도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고 해요. 조선 후기 이후 책가도는 궁중을 넘어 양반가뿐 아니라 서민층에까지 사랑받으며 민화의 핵심 주제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김지윤 작가의 “책가도”에는 특별함이 담겨있어요. 정갈하게 쌓아놓은 책들 사이에 놓인 다양한 장식물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수줍게 혹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숨어있는 동물들, 우리에게 친숙한 열두 띠 동물들입니다.

책가도

이 그림책은 책가도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만든 병풍책이에요. 펼치는 순간 미니 병풍이 눈앞에 차라락 펼쳐집니다. 열두 개의 책장이 놓인 병풍 앞면에는 이렇게 열두 띠 동물들이 차례대로 숨어있는 책가도가 그려져 있어요. 위 장면에서 책가도 사이에 숨은 쥐와 소, 익살스러운 표정의 호랑이 찾으셨나요? 아이들과 숨은 그림 찾기 놀이하면서 책장 사이에 숨은 동물들을 모두 찾아보세요. 가족들 띠를 말하면서 동물 찾기 놀이해도 즐겁습니다.

책가도에서 무엇을 보았니? 혹시, 숨어 있는 동물들도 찾았니?
책가도에 숨어 있던 동물들을 다 찾았다면,
이제 열두 띠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어 볼 차례야.
너의 띠를 알고 있다면, 그 동물을 먼저 찾아봐도 좋아.
자, 이제 차례차례 만나 보자고!

책가도

병풍책 뒷면에는 태어난 해를 상징하는 동물들의 특징이 민화 그림과 함께 소개됩니다. 열두 띠 동물 글자를 글자에 그림으로 의미를 담아낸 문자도로 표현한 점이 눈에 띕니다. ‘호랑이’ 글자에는 호랑이의 얼룩 무늬와 단청 무늬를 그려넣었어요. ‘소’ 글자에는 소뿔과 꽃 그림이 함께 새겨져 있구요. 하나하나 세심하게 표현한 글자를 살펴보면서 읽는 재미, 보는 재미를 느껴 보세요.

2021년은 신축년 소띠 해니까 소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 볼까요?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뭐든지 해낼 수 있어!

소는 듬직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 옛날에 농사일을 주로 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소는 가장 소중한 동물이었어. 이름 아침부터 농사일을 도왔기 때문에 성실한 동물로 여겼지. 그래서 성실한 사람들에게 소를 닮았다고 이야기하나 봐.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을 누가 이길 수 있겠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노력해 봐!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거야.

지혜와 영리함을 상징하는 쥐, 성실함의 상징 소, 용감하고 씩씩한 호랑이, 꾀 많은 토끼. 여러분을 상징하는 건 어떤 동물인가요?


열두 띠 이야기

열두 띠 이야기

정하섭 | 그림 이춘길 | 보림
(발행 : 2001/01/22)


2001년 출간한 그림책 “열두 띠 이야기”는 열두 띠가 생겨난 재미난 유래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태어나는 해에 따라 정해지는 띠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각각의 띠마다 어떤 의미와 특징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세요.

열두 띠 이야기

정성껏 세상을 만든 하느님이 지쳐 잠들자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하느님은 열두 신을 뽑아 세상으로 내려 보냈어요. 그리고 다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잠꾸러기 고양이신이 뒤늦게 찾아왔어요. 고양이신은 사람들이 혼자서도 잘 살 수 있게 해주겠다 말했지만 열두 신 덕분에 이미 세상은 편안해진 뒤였죠.

쥐신은 사람들에게 부지런함을 소신은 굳센 힘을 기르게 해주었어요. 호랑이신은 용기를 주었고 토끼신은 옳고 그른 것을 가르쳐 주었어요. 용신은 생명이 잘 자라도록, 뱀신은 끈기와 참을성을, 말신은 씩씩한 기운을, 양신은 너그러운 마음을, 원숭이 신은 여러 재주를 가르쳐주었구요. 닭신은 새벽마다 사람들을 깨워주었고, 개신은 믿음을, 돼지신은 느긋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었어요.

열두 띠 이야기

그런데 이번에는 열두 신들이 저마다 자신이 대장이라고 우기면서 싸우자 하느님은 대장을 맡을 차례를 정해 주었답니다. 처음 신들이 세상에 내려간 차례대로 말이죠.

이때부터 세상에는 열두 띠가 생겼어. 소신이 대장이 되는 해는 소의 해, 개신이 대장이 되는 해는 개의 해가 된 거야.

그렇게 열두 띠가 정해지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늦잠을 자느라 인간 세상에 못 내려간 고양이신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늘로 소환되는 신을 대신해 내려가기로 했지만 고양이신은 영영 기회를 얻지 못했어요. 그래서 고양이신은 밤마다 잠을 자지 않고 열두 신들이 일을 잘하는지 살피고 다녔다고 합니다.

혼자서도 잘 살 수 있게 하겠다는 고양이신이 만약 열세 번째 신이 되었다면 인간들은 서로 도와가며 함께 어우러져 사는 즐거움을 알지 못했을 거예요. 다툼은 덜한 대신 아마도 냉랭한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요?

사람 몸에 동물 얼굴을 가진 십이지신상 그림과 배경에 등장하는 전통 무늬가 새겨진 민화풍 그림이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열두 신들은 저마다 자신을 상징하는 물건을 들고 있으니 세세히 살펴보세요. 쥐신의 주판, 소신의 곡괭이, 호랑이 신의 언월도, 토끼신의 저울… 닭신의 팔목에 채워진 깜찍한 시계는 책 읽는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제각각 다른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기에 세상은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습니다.


📚 또 다른 열두 띠 이야기

열두띠

열두 띠

신명희 | 그림 한태희 | 초방책방
(발행 : 2003/04/08)

가는 붓으로 그린 단색의 십이지신이 그림책 페이지마다 등장합니다. 열두 띠를 상징하는 십이지신은 일 년씩 돌아가면서 자신의 해에 태어난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재능과 성품을 나눠준다고 해요. 개성 있게 표현된 열두 띠 신들의 모습이 마치 든든한 수호신처럼 그림책에 등장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 나를 믿고 열심히 살아가라고 그들이 건네는 응원 같아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새해는 언제 시작될까? 새해는 언제 시작될까?

두이센 케네스 오라즈베쿨리 | 그림 정현진 | 옮김 이미하일 | 비룡소
(발행:2017/06/15)

카자흐스탄의 가장 큰 명절인 나우리즈에 얽힌 옛이야기입니다. 새해를 시작하기 제일 좋은 계절이 언제일지 열두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로 새해 이야기를 담아냈어요. 우리의 새해와는 살짝 다른 카자흐스탄의 나우리즈, 우리와 살짝 다른 열두 띠 동물들을 비교해 보면서(우리와 달리 호랑이 대신 표범이, 용 대신 달팽이가 들어가 있습니다) 읽어보면 더욱 재미난 그림책입니다.

열두 띠의 비밀 열두 띠의 비밀

김기정 | 그림 김진화 | 한솔수북
(발행 : 2014/11/28)

열두 띠에 등장하는 동물들에 얽힌 전설, 열두 띠 동물들이 가진 특징, 띠에 해당하는 한자어 유래까지 열두 띠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아주 자세하게 풀어놓은 지식 그림책입니다. 쉽고 재미있는 그림이 함께 하고 있어 이해를 도와주고 있어요. 열두 띠에 관해 좀 더 많이 알고 싶어 하는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면 좋은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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