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들 다녀오셨나요? 2~3주 정도 축 처져 있던 트래픽 그래프가 며칠 전부터 제자리를 찾아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걸 보면 휴가 시즌도 거의 끝났나봅니다.

팬데믹을 맞은 후 두 번째 맞는 여름, 여러분들은 이번 여름 휴가 어떻게 보내셨나요? 휴가 기간 중 가장 설레는 순간은 휴가지를 향해 막 출발할 때, 차창 밖으로 살짝 고개를 내밀고 일상과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바로 그 순간 아닐까요?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쉬움 가득하지만 그래도 휴가가 좋은 건 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올릴 수 있는 추억 몇 장 가슴에 품고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이명애 작가의 “휴가”와 마틸드 퐁세의 “와! 여름 캠프다” 두 권의 그림책과 함께 지난 여름날의 추억 잠깐 떠올리며 이 여름을 떠나 보내는 건 어떨까요?


휴가

휴가

글/그림 이명애 | 모래알
(발행 : 2021/07/07)

이명애 작가의 “휴가”는 일상의 무게에 짓눌린 우리에게 잠깐이나마 숨 한 번 돌릴 수 있게 해주는 휴가입니다.

햇살이 강렬한 휴가지에서
노릇노릇 구워지는 순간을 좋아하며
그 열기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노릇노릇 자신을 구워내던 휴가지의 강렬한 햇살, 그 열기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이명애 작가. 그 열기의 노릇노릇한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즈음이면 다시 또 휴가를 떠나야겠죠?

휴가

푸르른 풍경들이 스쳐지나갈 때마다 일상의 찌든 때가 하나씩 벗겨지는 듯한 기분. 저 터널 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강렬한 태양, 뜨끈한 모래 사장, 일렁이는 파도…

휴가

휴~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

글 없이 그림으로만 보여주는 “휴가”는 일상에 잔뜩 찌들어 더 이상 내 속에 태울 게 남아있지 않은 지경까지 다다를 즈음 떠나게 되는 휴가가 우리 삶을 어떻게 재충전해주는지 그 과정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휴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계단을 오르는 주인공은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이제 막 도착해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들은 주인공이 맨처음 입고 있던 것과 똑같은 두터운 롱패딩 차림입니다. 그들도 곧 주인공처럼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표정도 밝아지겠죠.

안타까운 건 완전히 비워내지 못하고 재충전에 실패한 채 시커먼 롱패딩까지는 아니지만 무거운 옷차림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보인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충분히 쉬지 못한 채 복귀하게 만든 일들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질 테니까요.

글 없는 그림책 “휴가”는 본문뿐만 아니라 앞뒤 면지와 속표지 등을 모두 활용해서 ‘일상 – 휴가 – 일상 – 휴가…’가 반복되는 우리 삶에서 휴가가 주는 의미를 차분하게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와! 여름 캠프다

와! 여름 캠프다

(원제 : Das vacances timbrées)
글/그림 마틸드 퐁세 | 옮김 이정주 | 우리학교
(발행 : 2021/07/15)

“와! 여름 캠프다”는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의 설렘,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신나게 어울리는 순간들의 즐거움, 그리고 문득 집에 있는 가족들을 떠올리며 느끼는 그리움 등을 환상적인 그림들 속에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와! 여름 캠프다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난생 처음 홀로 떠나는 여행, 기차에 올라탄 후 손을 흔드는 순간부터 일상은 아득히 멀어지고 환상의 세계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몽환적인 배경을 가르며 달리는 기차가 향하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와! 여름 캠프다

캠프의 클라이막스는 뭐니뭐니 해도 캠프파이어죠.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하늘 위로 피어나는 불꽃과 뽀얀 연기. 흔들리는 불빛 사이로 어른거리는 친구들의 얼굴. 크게 웃고 떠들며 신나게 흔들어대는 열기로 가득한 밤. 오로지 지금 이 순간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와! 여름 캠프다

집을 떠나온 시간이 길어지다보면 문득문득 그리운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잔소리하던 엄마 얼굴도, 귀찮게 굴던 동생의 칭얼거림도, 까끌까끌한 아빠의 턱수염과 할머니가 차려주는 맛있는 음식들. 물론 요즘의 현실에선 영상통화하면 그만이니 그리워할 틈도 없겠지만…

주인공은 가장 보고 싶은 사람, 여행지에서의 일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들려주고 싶은 사람에게 편지를 씁니다. 방금 전까지 우체통이었던 늑대는 주인공의 편지를 물고 쏜살같이 달려가 가족들에게 전해줍니다. 그리움 가득한 이 편지의 수신인은 과연 누굴까요? 그리고 그 수신인은 주인공에게 답장을 또 어떻게 전달할까요? 책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여름의 설렘과 여행의 기쁨을 판타지로 담아낸 그림책 “와! 여름 캠프다”, 엄마 아빠와 떨어져 캠프에 참가하는 아이들과 함께 출발 전날 보면 딱 좋을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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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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