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에 가장 마음이 쓰이는 건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입니다. 제가 청년이던 시절에 비해 살기가 너무 팍팍해지고 경쟁은 훨씬 더 심해졌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요. 그들 사이에 내 아이도 끼어 있으니 더더욱 마음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림책 몇 권이 그들의 삶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며칠간의 명절 연휴 중에 어둡고 비좁은 방에서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을 그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세 권 소개합니다.

※ 순서는 가나다 순입니다.


모두를 위한 단풍나무집

모두를 위한 단풍나무집

임정은 | 그림 문종훈 | 창비
(발행 : 2018/04/23)

누구나 집이 필요하잖아!
우리한테 집이 생기면
우리처럼 집이 필요한 친구들이
머물 수 있는 방이 있으면 좋겠어.
모두를 위한 집을 만들어 보자!

작은 방 다닥다닥 붙은 고시원에 사는 윰윰, 보일러를 아무리 돌려도 춥기만 한 연습실 구석에서 지내는 판다, 어른이 되었는데도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님 집에 얹혀 사는 먹물, 세 친구가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쳤습니다.

자신들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집, 집이 필요한 친구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집, 바로 요즘 청년들이 꿈꾸는 모두를 위한 집입니다.


별별남녀

별별남녀

김장성 | 그림 김유대 | 이야기꽃
(발행 : 2021/05/03)

별 걸 다 나르는 별남 씨가 살았습니다.
별 걸 다 고치는 별녀 씨가 살았습니다.
두 사람은 참 열심히 일했습니다.

어딘가 고장 난 것 같아요.
실은… 저도 수리가 필요했어요.
별남 씨와 별녀 씨는 여행을 떠났습니다.

다시 열심히 나를 수 있겠어요.
저도 다시 즐겁게 고칠 거예요.
달빛이 참 따뜻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 모든 별녀 씨와 별남 씨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그림책 “별별남녀”입니다.


선아

선아

글/그림 문인혜 | 이야기꽃
(발행 : 2018/02/05)

졸업한 지가 꽤 됐네요.
그 동안 뭘 했지요?
결혼은…?
세상은 많은 것을 묻는다.

취준생 선아에게 세상은 너무 많은 것을 끝없이 요구하기만 합니다. 어느 누구 하나 ‘괜찮아?’라고 따뜻한 한 마디 건네는 이 없이 끊임 없이 질문하고 다그치기만 하는 세상. 그 질문들에 정답이 있기는 한 걸까요?

공사장 한 구석에 뒹구는 노란 안전모를 물끄러미 지켜보다 집어 쓰고 집으로 돌아가는 선아의 모습은 참담합니다. 그렇게라도 위로 받고 싶고 안전하다 믿고 싶었던 선아의 불안이 우리 마음을 아프게 찌릅니다.

이 사회가 선아들에게 해야할 건 질문이 아닙니다. 포기하고 좌절한, 주눅들고 겁먹은 우리 주변의 선아들을 위한 노란 안전모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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