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그림책의 매력은 어떤 게 있을까요? 우선 동일한 주제와 형식, 그리고 익숙한 주인공이 주는 편안함과 친근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전작들과 동일한 틀 안에서 진행되면서도 조금씩 변형되는 이야기 속에서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나 설정 등을 찾아내는 재미? 뭐니뭐니 해도 연작 그림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다음 편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하는 기대감 아닐까요?

연작 그림책이라 하더라도 그동안은 가온빛 추천 그림책 선정시 각권의 그림책들을 독립적으로 검토했었습니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연작 그림책들은 통으로 검토해서 추천 그림책 목록에 올릴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2021년 가온빛 추천 그림책에 소개한 500여 권의 그림책들 중에서 연작 그림책은 모두 10종, 그 중에서 일곱 가지 연작 그림책들을 오늘 간략히 소개합니다.

※ 순서는 가나다 순입니다.


국악 동요 그림책

국악 동요 그림책

‘모두 다 꽃이야’라는 노래 혹시 아시나요? 유튜브 조회 수가 천만 회를 넘겼을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국악 동요라고 합니다. 저도 그림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네요. 이 노래가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풀빛 출판사에서 출간한 ‘국악 동요 그림책’ 시리즈는 이명애 작가가 그림을 그린 “모두 다 꽃이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여섯 권이 나와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그림책 제목을 검색하면 같은 제목의 국악 동요를 들을 수 있습니다.

  1. 모두 다 꽃이야 / 류형선, 이명애
  2. 나도 어른이 되겠지 / 류형선, 채상우
  3. 모두 제자리 / 정경아, 김성희
  4. 손 씻기 발 씻기 / 정경아, 홍기한
  5. 맛 없는 밥은 없어 / 류형선, 류준하, 최지미
  6. 밖에 나가 놀자 / 류형선, 김선배

그림책 뒷 부분엔 동요의 악보와 노랫말이 들어 있는데 저작권 문제 탓인지 노래를 들어볼 수 있는 QR코드나 URL 주소가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이 좀 아쉽긴 하지만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그림 작가들이 예쁘고 유익한 노랫말을 잘 살려내서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연작 그림책으로 추천하기에 전혀 손색 없습니다.


꼬마 토끼 그림책

글/그림 존 본드 | 옮김 Holy Moon | 예림당

꼬마 토끼 그림책

  1. 꼬마 토끼는 길을 잃지 않아요(원제 : Mini Rabbit – Not Lost)
  2. 꼬마 토끼가 도울게요(원제 : Mini Rabbit – Must Help)
  3. 꼬마 토끼의 캠핑날(원제 : Mini Rabbit – Come Home)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 존 본드가 쓰고 그린 꼬마 토끼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 그림책입니다. 꼬마 토끼가 아장거리며 좌충우돌 펼쳐내는 이야기에 우리 아이들은 마치 자기가 주인공이라도 된 듯 푹 빠져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알록달록 풍부한 색감으로 그려낸 위트 넘치는 이야기에 재미난 반전까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모두 갖춘 그림책입니다.


놀이가 좋아

놀이가 좋아 시리즈

  1. 생쥐의 손그림자 숲속 탐험 / 박건웅
  2. 떼굴떼굴 다 도토리! / 정지윤
  3. 눈이 펑펑 오는 날에 / 오승민
  4. 흙이 좋아 / 박소정
  5. 벌레야, 같이 놀자! / 이광익

보리 출판사에서 오랜만에 내놓은 새 연작 그림책 ‘놀이가 좋아’는 엄마 아빠가 어릴 적에 하고 놀았던 다양한 놀이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그림책입니다. 글은 보리 출판사의 그림책 브랜드 ‘개똥이’의 편집팀에서 썼고 그림은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들이 그렸습니다.

“생쥐의 손그림책 숲속 탐험”은 손그림자 놀이를 숲속 생쥐 이야기 속에 녹여냈고, “떼굴떼굴 다 도토리!”는 여러 가지 도토리 놀이를 하는 유치원 아이들과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눈이 펑펑 오는 날에”는 눈이 펑펑 내리는 추운 겨울날 눈밭에서 할 수 있는 놀이들을 소개했고, “흙이 좋아”는아이들이 흙의 감촉을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습니다. 끝으로 “벌레야, 같이 놀자!”는 우리 아이들이 들과 산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벌레들과 그 모든 걸 품고 있는 자연을 느껴보라고 권하는 그림책입니다.

각 그림책의 뒷부분에는 각각의 주제별 놀이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놀이들을 설명을 들으며 놀아야 하나 싶은데 사실 도시 아이들의 경우 주변에 제대로 밟아볼 흙조차 없는 형편이니… 올 겨울엔 ‘놀이가 좋아’ 연작 그림책 다섯 권에 소개된 놀이들 아이들과 함께 해보며 추위를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미생물 덕분이야

아일사 와일드 | 그림 아비바 리드 | 원더박스
기획 : 브라이오니 바, 그레고리 크로세티
자문 : 퍼트리샤 스톡, 린다 블랙올

미생물 덕분이야 시리즈과학 전문 작가 아일사 와일드가 쓰고 생태미술가인 아비바 리드가 그린 ‘미생물 덕분이야’ 시리즈는 미생물 생태학자 그레고리 크로세티와 미시세계와 같이 보이지 않는 것을 눈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개념미술가 브라이오니 바가 기획에 참여해서 만든 지식 그림책입니다.

  1. 이유가 있어서 함께 살아요 – 나무, 곰팡이, 세균이 서로 돕고 사는 법
  2. 흙 속의 나무 구조대 – 선충과 세균은 어떻게 애벌레의 공격에서 나무를 구할까?
  3. 빛을 내는 오징어의 비밀 – 오징어 몸속에서 비브리오 세균은 무슨 일을 할까?
  4. 왜 산호는 하얘졌을까? – 산호, 조류, 세균이 위기에서 살아남는 법

각 권의 부제를 읽어보면 이 시리즈를 기획하고 만든이들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자 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는 바로 ‘공생’입니다. 동식물과 곰팡이, 조류, 세균 등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자기가 가진 것을 다른 생물과 나누며 함께 힘을 모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이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라면 어른들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흙 속의 나무 구조대”를 제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밤이랑 달이랑

글/그림 노인경 | 문학동네

밤이랑 달이랑 시리즈

‘밤이랑 달이랑’ 시리즈는 “친구랑 안 놀아”“이불은 안 덮어”“하나도 안 괜찮아”, 모두 세 권입니다. 귀여운 두 남매 밤이랑 달이와 함께 아이들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주는 그림책들입니다. 이 세 권에 각각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한 눈에 보여주는 출판사 카피가 재미나서 소개합니다.

친구 사귀는 게 어렵다고?
이불 속에 뭔가 숨어 있다고?
상처에 붙인 밴드가 떨어지려 한다고?
걱정 마!
밤이랑 달이랑 해결해 줄게

다들 이해되셨죠? 이 다섯 줄이면 사실 ‘밤이랑 달이랑’ 시리즈는 다 소개한 건데… 그래도 살짝 한 권 한 권 보충 설명 들어갑니다. 😎

‘밤이랑 달이랑’ 리뷰 보기


존 무스 생각 그림책

글/그림 존 무스 | 달리

존 무스 생각 그림책

  1. 세 가지 질문
  2. 돌멩이 국
  3. 달을 줄 걸 그랬어
  4. 혼자서는 살 수 없어
  5. 누가 진짜일까?
  6. 우리는 매일 배우며 살아
  7. 설탕 한 컵
  8. 안녕, 쿠
  9. 행복은 가까이 있어요

존 무스의 그림책들은 불교나 도교 등의 동양 사상의 느낌이 많이 나는데 아마도 일본에서 서예를 배우면서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국내에 출간된 그의 그림책들 모두 삶에 대한 그의 차분한 명상으로부터 우러나온 지혜가 담겨져 있습니다.

2006년에 달리 출판사에서 존 무스의 그림책들 중 일부를 출간했었고 올해 재출간 또는 신간으로 모두 아홉 권의 그림책을 새로 선보였습니다. 아이들도 좋아하겠지만 어른들이 차분하게 마음 정리할 때 도움을 줄만한 그림책 아닐까 싶습니다.


포카와 민

글/그림 키티 크라우더 | 책빛

포카와 민 시리즈

키티 크라우더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1년간 쓴 시리즈입니다. “일어나요!”, “새로운 날개”, “박물관에서”, “영화관에서”, “정원에서”, “축구”, “낚시하러 가요!” 등 일곱 권은 이미 출간되었고, 출간 준비중(?)인 “할머니를 위한 선물”까지 합해서 ‘포카와 민’ 시리즈는 모두 여덟 권입니다.

아이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상 이야기 속에 다양한 주제의 생각할 거리들을 담아낸 연작 그림책입니다. 키티 크라우더 팬이라면 굳이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죠? 아직 모르고 있었다면 키티 크라우더와 친해지기 딱 좋은 그림책들입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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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경
고영경
2021/11/26 16:24

국악동요는 정말 반갑네요! 노래도 함께 아이들과 부르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어떻게 읽고 놀면 재미있을지 머리속에 그려집니다.
<놀이가 좋아>는 읽어주기 전에 밖으로 달려나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귀한 작업에 감사드려요.

가온빛지기
Admin
2021/11/26 22:44
답글 to  고영경

국악동요 유튜브로 틀어놓으면 노래 부르는 아이들 목소리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이 노래들 듣고 나면 ‘국악 동요 그림책’들을 안 좋아할 수가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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