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 : 2014/08/21
■ 마지막 업데이트 : 2017/10/04


첫애가 태어나던 순간의 가슴 뭉클한 감동을 기억하시나요? 방금 세상에 나온 아기와의 첫 대면, 정말이지 그 순간만큼은 아기에게 바라는 것 하나 없이 우리에게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또 고마웠었는데 말이죠… ^^

다섯살배기 딸아이는 가끔 자기 태어나던 날 이야기 해 달라고 하곤 합니다. 동생 본지 이제 1년이 다 되어가는데 가끔 제 동생 보면서 자기도 맨날 똥만 쌌냐, 하루 종일 울기만 했냐 하면서 은근히 흉봐가면서 말이죠.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면 참 많은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언니나 누나 또는 오빠나 형이 되는 순간이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시고, 아빠는 우는 아이 달래고 젖병 물리느라 밤을 꼬박 새우고도 다음날 씩씩하게 일하러 가야 하고 말이죠. 엄마는 왜 빼냐구요? 엄마는 변하는게 정말 많으니까요… ^^

아이에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얼마나 사랑 받는 존재인지 전해 주는 그림책, 이제 곧 동생에게 엄마 아빠 품을 나눠 줘야 하는 세상 모든 언니 누나 오빠 형들을 위한 그림책, 그리고 행복, 감동, 사랑, 책임감 등 온갖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아쳐 그 무게에 휘청거릴 우리 엄마 아빠를 위한 그림책 골라 봤습니다.

테마가 있는 그림책 이야기 ‘네가 태어난 날 온 세상이 변했단다!’… 시작합니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야

그게 바로, 너야!

그게 바로, 너야!

라스칼 | 그림 만다나 사다트 | 옮김 여은경 | 여우고개

아빠가 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는 아이의 머리카락 냄새를 한껏 맡아가며 이야기해 주듯 읽어 주면 참 좋을 것 같은 그림책 “그게 바로, 너야!”입니다.

아빠는 아주 어릴적부터 예쁜 꼬마 아이를 원했습니다. 아가였을 때는 옷감 위에 얼룩으로 꼬마를 만들었는데 세탁소 아저씨가 말끔히 지워 버렸대요. 빵으로 만든 꼬마는 새가 와서 쪼아 먹고, 사탕과 과자로 만든 작은 꼬마는 너무 맛있어서 그만 아빠가 다 먹어 치웠다죠. 조약돌로 만든 건 개울물이 휩쓸어버리고, 성냥개비를 쌓아서 만든 꼬마는 조심성 없는 아빠가 무너뜨렸고, 철사로 만든 꼬마는 비와 바람에 곧 녹슬어 버렸대요.

그게 바로, 너야!

그러던 어느 멋진 날,
아빠는 드디어 엄마를 만났단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가 사랑으로 작은 진짜 꼬마를 만들었지.

그게 바로, 너야!

아빠 품에 안긴 채 가만히 듣고 있던 아이는 아빠가 ‘그게 바로, 너야!’ 하는 순간 방긋 웃고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아이를 돌려 세워서 꼬옥 안아 주세요. 아이의 가슴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구나 하는 기분 좋은 느낌이 진하게 남을거예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담뿍 느끼며 자란 아이는 늘 자신감에 차 있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볼 수있을테고, 우리 이웃들을 배려하는 따스한 마음을 갖고 자랄 수 있을겁니다.

알록달록 고운 색깔들과 간결하게 그린 수채화 그림, 특히 번짐효과를 이용한 고양이와 사물들이 인상적인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도 엄마 아빠도, 그리고 세상 모든 연인과 예비 엄마 아빠들도 포근한 사랑을 느끼게 될 그림책입니다.(이 책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 파란 고양이를 잊지 마세요. 아빠와 함께 오랜 시간 우리 아기를 기다려 준 예쁜 냥이랍니다.)


온가족이 모두 너를 기다렸단다

엄마,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

엄마,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

안니 아고피앙 | 그림 클레르 프라네크 | 옮김 염미희 | 문학동네

엄마가 아기를 임신한 순간, 아기가 아직 작은 씨앗이었던 순간부터 엄마는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늘 아기와 함께 했음을 조곤조곤 재미난 말투와 이야기로 들려 주는 그림책입니다. 엄마뿐만 아니라 가족들 모두 새로 태어날 아기를 두손 꼽아 기다리는 모습들, 엄마가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건 태아와 함께 하는 모습들을 생생하게 담은 그림들을 통해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 뱃속에서 엄마와 함께 모든 것을 느끼고 온세상으로부터 사랑을 한껏 받으며 자라났음을 보여 주고 있어요.

너는 엄마 아빠의 꿈 사이를 떠다니지. 둥실둥실.

너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느껴.
넌 이미 존재하고 있고, 사랑받고 있어.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를 바라 보는 시점으로 계속 되던 그림은 어느 순간 아기의 시점으로 바뀝니다.

엄마,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

넌 이제 세상을 충분히 느꼈어.
세상은 아주 가까이에 있고,
아주 넓은데다가,
친구도 아주 많다는 걸 알게 됐지.

엄마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

그리고 어느 순간 아기가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밉니다. 아빠와 가족들이 반가운 표정으로 세상에 막 나온 아기를 맞아 줍니다. 아빠는 기쁜 나머지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네요 ^^ 아기야 반가워! 온가족이, 온세상이 모두 너를 기다렸단다!

예쁜 그림과 포근한 이야기들로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자라서 태어나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따스하게 그려낸 그림책 “엄마,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는 오늘 소개하는 모든 책들 중 단연코 최고랍니다 ^^


세상 모든 언니 누나 오빠 형을 위하여

동생이 태어날 거야

동생이 태어날 거야

존 버닝햄 | 그림 헬린 옥슨버리 | 옮김 홍연미 | 웅진주니어

위 그림은 “동생이 태어날 거야”의 엔딩 장면입니다. 할아버지를 따라 이제 막 태어난 동생을 만나러 가는 첫애의 모습입니다. 자신의 바램대로 형이 될지, 아니면 엄마의 바램대로 오빠가 될지 가슴 설레이는 순간입니다. 엄마가 동생이 태어날 거라고 알려 준 후 지난 열달 동안 동생에 대한 온갖 상상과 기대를 하며 기다려온 첫애의 의젓한 모습 역시 갓 태어난 아이와의 첫 만남 만큼이나 뭉클하네요.

동생이 태어날 거야동생이 태어날 거야

언제요?

동생이 준비가 되면.
나뭇잎이 갈색으로 바뀌었다가
하나둘씩 떨어지는 가을에 태어날 거야.

이름을 뭐라고 할 거예요?

음, 엄마는 여자 동생이면 수잔이나 조세핀이라고
부르고 싶어. 제니퍼도 괜찮고.

난 남자 동생이면 좋겠어요.
그러면 남자 애들 놀이를 하면서
같이 놀 수 있잖아요.
이름은 피터나 스파이더맨이라고 할래요.

동생은 이다음에 뭐가 될까요?

존 버닝햄과 헬린 옥슨버리 부부가 함께 만든 그림책입니다. 평생을 그림책을 만드는 일을 해 온 두 사람이지만 함께 만든 그림책은 이 책이 처음이라고 해요. 두 사람 모두 대가의 반열에 오른지라 부부라고 하더라도 함께 호흡을 맞추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겠죠. ^^ 하지만 일단 부부가 힘을 합치니 이렇게 명작이 또 탄생을 하는군요. 존 버닝햄의 첫 그림책이 50년이 넘도록 아이들에게 사랑 받았던 것처럼 “동생이 태어날 거야” 역시 앞으로 수십년간 사랑받을 ‘미래의 고전’이 될게 틀림 없습니다.


엄마 아빠도 함께 자란다

네가 태어난 날, 엄마도 다시 태어났단다

네가 태어난 날, 엄마도 다시 태어났단다

뱅상 퀴벨리에 | 그림 샤를 뒤테르트르 | 옮김 이세진 | 비룡소

“윤미네 집”을 연상시키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엄마고, 아기는 주연급 조연입니다. ^^ 모두 마흔일곱장의 그림으로 엄마가 태어나서 수많은 ‘처음’들을 맞닥뜨리며 자라는 모습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예쁜 아기를 처음 만나는 순간까지를 잔잔하게 그려냈습니다.

처음으로 아빠를 보았을 때, 아빠는 울고 있었어. 그래도 아빠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지. 아빠는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았어. 아빠도 그때 나를 처음 본 거였거든.

세상 모든 아빠들이 공감할만한 아기와의 첫 만남의 순간입니다. 이렇게 태어난 아기가 어느새 자라서 아름다운 신부가 되고, 예쁜 아기의 엄마가 됩니다.

네가 태어난 날, 엄마도 다시 태어났단다

처음으로 눈을 떴을 때, 나는 눈을 금방 다시 감아 버렸어. 그러고는 왕왕 울었지. 그때 누군가가 나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부드럽고 따뜻하게 품어 주었단다. 나는 다시 눈을 떠 보았어.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빛이 보였지. 바로 우리 엄마 눈이었어.

처음으로 너를 만난 날, 엄마는 알게 되었지. 네가 태어났을 때, 엄마도 다시 태어났다는 걸.

눈 밑에 점을 하나 달고 태어난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엄마 눈빛을 한껏 느끼며 행복해 하는 모습, 그리고 그 아기가 자라서 눈 밑에 점을 두개 달고 태어난 아기를 안고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엄마 눈빛으로 바라 보는 모습… 세상 그 어떤 말로 이 순간을 표현할까요? 그저 짠~ 하다는 말밖에는…

우리 딸내미 품에 안고 엄마 아빠 어릴 적 자라던 이야기,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추억 한조각 들려 주면 참 좋아하더라구요. 거기에 자기가 태어났던 날이나 갓난아기적에 쉬야 하고 응가 하던 일들, 걸음마 하던 날들 이야기 섞어서 들려 주면 깔깔거리며 재미있어 하구요. 이 그림책처럼 요녀석도 언젠가는 제 아이를 품에 안고 이럴 날이 오겠죠….?

“네가 태어난 날, 엄마도 다시 태어났단다”를 읽고 나면 예전에 우리 할머니가 늘상 하던 말씀 중 하나가 떠 오릅니다. ‘저게 장개 가서 애를 낳고 길러 봐야 지 에미 애비 마음 알지…’ 라며 혀를 차시면서 하던 할머니 잔소리 말이죠. 아무리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해도 모르겠던 잔소리에 담긴 의미를 할머니 말씀대로 아이 낳고 길러 보면서 조금씩 알게 되는 것 보면 우리 엄마 아빠의 성장은 아직 끝난게 아닌가봅니다. 아이가 자라는만큼 엄마 아빠도 조금씩 자라는걸까요?

앨리슨 맥기가 쓰고 피터 레이놀즈가 그린 “언젠가 너도”라는 그림책과도 비슷한 느낌과 감동을 주는 “네가 태어난 날, 엄마도 다시 태어났단다”는 읽다 보면 WAX의 ‘황혼의 문턱’이란 노래가 귓가에 맴돌게 됩니다.


함께 읽어 보세요

  • 네가 태어나기 전에(글 낸시 화이트 칼스트롬 / 그림 린다 새포트 / 문학동네) : 종교적 색채가 짙은 그림책이긴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기쁨과 행복이 주는 감동을 강렬하고 환상적인 그림과 잘 정제된 언어로 담아낸 멋진 그림책입니다.
  • 아가야, 안녕?(글 제니 오버렌드 / 그림 줄리 비바스 / 사계절) :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의 감동을 그려낸 그림책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다소 부담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만 한 아이의 시각에서 동생이 태어나는 과정과 그 순간의 감동을 있는 그대로 담아냄으로써 짠한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글 그림 낸시 틸먼 / 내인생의책) : 엄마 아빠가 품에 안고 읽어 주기만 해도 아이가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서 함빡 젖어들기에 충분한 그림책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날의 엄마 아빠의 감동을 세상 만물에 대입시켜 아이에게 생생하게 전해 주는 예쁜 그림책입니다.
  • 아기별(글 그림 김근희, 이담 / 휴먼어린이) : 아기를 임신해서 출산하기까지 열달 동안의 기다림을 예쁘게 담아낸 태교 그림책입니다. 곧 태어날 아기가 건강하고 슬기롭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는 엄마 아빠의 간절한 바램을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 아기는 어떻게 생길까요?

  • 엄마가 알을 낳았대!(글 그림 배빗 콜 / 보림) : 위에 소개한 “아가야, 안녕?”이 출산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그림책이라면, 이 책은 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솔직하면서도 익살스럽게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아기는 어떻게 생겨?’라는 질문에 얼굴 붉히며 빙빙 돌려 설명하는데 진땀을 흘리는 엄마 아빠에게 오히려 아이들이 그림까지 그려 가며 엄마 아빠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듯 설명을 해 주는 재미난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