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별

작은 별은 사라진 게 아니었어요!
그저 하늘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을 뿐이지요.
그곳에서 편히 쉬려고요.

할머니를 기억하며…

어린 동생은 업고 오빠와 내 손은 꼭 잡고 할머니는 동네 멀리까지 산책을 나가시곤 했어요. 행여라도 할머니를 놓칠까 의심 많았던 나는 잠시도 할머니 손을 안 놓으려고 바둥바둥. 이 골목 저 골목 참 많이도 걸어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돌아올 때쯤 다리 아프다, 목마르다 칭얼대면 하나씩 물려주시던 쭈쭈바. 우린 누가바를 더 좋아했는데, 할머니 역시 그걸 잘 알면서도 매번 쭈쭈바를 사주신 걸 보면 흘리지 말고 오래오래 먹으라는 깊은(?) 뜻이 있으셨던 게 아닐까. 가끔 그 산책길이 생각납니다. (누가바가 먹고 싶었지만) 쭈쭈바를 들고 올 수밖에 없었던 오래전 그날의 추억들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이별의 슬픔을 견딜 수 없어 그저 목놓아 울었던 그날이 엊그제 같은데, 할머니를 떠나 보낸지 어느새 15년. 이제는 별이 된 할머니를 추억하며 웃을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 지나간 것 같기도 합니다. 할머니 기일이면 우리는 함께 옛날을 추억하며 오래전 우리 할머니의 ‘귀한 내 새끼’로 돌아가곤 합니다.

그리움이 별빛처럼 찰랑이는 밤, 할머니를 생각합니다. 고맙고 미안한 이 마음, 어디에 전할 수 있을까 가만히 생각에 젖습니다.


작은 별

작은 별

(원제 : The Tiny Star)
멤 폭스 | 그림 프레야 블랙우드 | 옮김 황연재 | 책빛
(발행 : 2021/01/03)

하늘에서 떨어진 작은 별이 예쁜 아기가 되었어요. 작은 별은 가족들의 사랑으로 무럭무럭 자라 어른이 되었지요. 별빛처럼 따뜻하고 지혜로운 어른으로요. 작은 별이 아기에서 아이로, 숙녀로, 할머니로 변해갑니다. 세월이 더 흘러 작은 별은 작아지고 작아지고 점점 작아지더니 마침내 완전히 사라졌어요. 이제 더 이상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는 작은 별을 생각하며 모두 눈물의 시간을 보냅니다. 텅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지요.

하지만 작은 별이 영원히 사라진 건 아니에요. 원래 작은 별이 있던 자리로 돌아간 것일 뿐. 그곳에서도 작은 별은 영원히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요. 우리를 향해 따뜻한 별빛을 빛내면서…

하늘의 반짝이는 별은 누군가의 영혼이라고들 말하죠. 우리가 별을 바라보며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건 그래서인지도 몰라요. 죽음은 완전한 단절이 아닌 영원한 기억이라 전하는 작가 멤 폭스의 아름다운 글과 프레야 블랙우드의 푸른 밤 푸른 별빛, 몽글몽글 따사롭고 신비한 분위기의 그림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작은 별”, 수많은 사람들 사이 우리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요? 그 소중한 인연을 생각해 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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