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귀찮은 질문이자 대답하기 제일 어려운 질문,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우리 딸아이의 경우만 빼고요. 말문이 트이기가 무섭게 혹독하게 세뇌를 시킨 덕분에 우리 딸은 어떤 물음에도 반사적으로 ‘아빠!’하고 대답했거든요. 그게 가끔 ‘햄버거가 좋아 피자가 좋아?’에도 ‘아빠!’ 하거나 ‘빨강이 좋아 파랑이 좋아?’에도 ‘아빠!’,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에도 ‘아빠!’로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답하게 되는 부작용이 따르긴 했지만 말이죠. 👾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만큼이나 많이 하는 질문이 한 가지 또 있죠. 바로 ‘우리 OO은 엄마 얼만큼 사랑해?’. 다행인 건 이 질문은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은 두 팔을 최대한 벌리며 ‘이~마~아~안~큼!!!’하고 대답하니까요.

가족에 대한 사랑이건, 친구와의 우정이건, 연인들끼리의 분홍분홍한 사랑이건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나는 얼마만큼 사랑 받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지는 거겠죠. 내 가슴 속에 담긴 사랑을 소중한 사람이 만져보고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그림책 두 권 준비했습니다. 엄마에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물을 하고픈 아기 개구리의 사랑을 담은 “엄마를 위해!”와 아빠와 아이 사이에 묵묵히 주고 받는 담백한 사랑을 그려낸 “아빠! 아빠! 아빠!”입니다.


엄마를 위해!

엄마를 위해!

(원제 : Voor mama!)
글/그림 유리 슬레거스 | 옮김 김선희 | 마리앤미
(발행 : 2021/05/20)

여기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은 아기 개구리가 있습니다. 엄마가 위험할 때 지켜주고 싶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물을 주고픈 아기 개구리. 예쁜 꽃도 안겨주고 싶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케이크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엄마를 위해!

“음…
그리고 엄마를 위해
달도 따다 줄게요.”

하루 종일 엄마를 위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물을 열심히 찾던 아기 개구리의 두 눈에 들어온 건 휘영청 밝은 달. 마침 꽉 찬 보름달이 떠 있네요. 마음 가득한 사랑 보여주기엔 역시 보름달이 최고죠. ^^

엄마를 위해!

아기 개구리는 하늘 끝까지 솟은 커다란 나무를 타고 달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부엉이의 무시무시한 눈빛도 아랑곳 않고 어둠을 뚫고 점점 더 높이 올라갑니다. 가장 높은 곳에 다다른 아기 개구리는 달이 걸쳐진 나뭇가지로 나아갑니다. 조금만 더, 딱 한 뼘만 더 뻗으면 달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싶던 찰나… 갑자기 우지끈 소리와 함께 나뭇가지는 부러져 버리고 아기 개구리는 아래로 떨어집니다.

엄마를 위해!

그 순간 엄마 개구리가 뿅 하고 나타나서 아기 개구리를 꼬옥 안고 사뿐히 연못가에 착지. 하루 종일 아기 사랑 독차지해서 행복했던 엄마 개구리는 단 한 순간도 아기 개구리에게서 눈을 뗀 적이 없었나봅니다. 위태위태한 모습 내내 지켜보다 아기 개구리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펄쩍 뛰어올라 무사히 구출한 걸 보면 말입니다.

달을 따지 못해 미안해 하는 아기 개구리에게 엄마 개구리는 그 어떤 위로보다도 더 포근한 미소로 아기 개구리를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물은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걸!”

그런 엄마의 따스한 볼에 ‘쪽!’ 하고 뽀뽀를 하곤 아기 개구리도 환한 미소로 엄마에게 화답합니다. “엄마, 진짜 진짜 사랑해요.” 하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엄마 개구리인가요? 아기 개구리인가요? 아, 누구라도 상관 없겠네요. 엄마 개구리에게도 엄마 개구리가 있을테니까요. 여하튼, 여러분의 엄마 개구리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물은 과연 무엇일지 오늘 한 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나이 오십 먹은 아빠 개구리인 저는 오늘 오랜만에 엄마 아빠 개구리와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었답니다. 엄마 아빠 개구리는 이 그림책 속 엄마 개구리처럼 식사하시는 내내 환한 미소로 저를 지켜봐 주셨구요. 😂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환한 미소로 아기 개구리를 지켜봐주는 엄마 개구리의 포근한 마음, 엄마만 있으면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은 엄마 사랑꾼 아기 개구리의 해맑은 웃음. 엄마 개구리와 아기 개구리의 따스한 사랑 가득한 그림책 “엄마를 위해!”입니다.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원제 : Papa! Papa! Papa!)
줄리앙 히르생제, 콩스탕스 베르루카 | 그림 아누크 리카르 | 옮김 이슬아 | 여유당
(발행 : 2021/05/18)

“아빠! 아빠! 아빠!”는 엄마 아빠와 아이 사이의 사랑도 얼핏 생각하듯 일방적이지만은 않음을, 우리 아이들 그 작은 가슴 속에도 엄마 아빠 향한 큰 사랑이 담겨 있음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입니다.

아빠! 아빠! 아빠!

그네를 타러 나간 아이가 아빠! 아빠! 아빠! 하고 다급하게 아빠를 부릅니다. 아빠는 ‘무슨 일이야?’는 커녕 ‘왜?’라는 물음조차 없이 곧바로 ‘가고 있어!’하고 아이에게 달려갑니다.

아빠! 아빠! 아빠!

비가 와서 그네가 물에 젖었대요. 그런데도 그네는 여전히 타고 싶대요. 그러면서 어떡하면 좋냐고 천연덕스레 아빠에게 묻는 아이. 어쩌긴요… 뽀송한 아빠가 대신 그네가 되어주면 되죠~ 그래도 우리 아이 아빠에게 고맙다는 인사만큼은 잊지 않았네요. 아빠의 한 마디가 재미납니다.

고맙긴.

아빠! 아빠! 아빠!

이런 패턴으로 아이는 하루 온종일 아빠를 불러댑니다. 그때마다 아빠는 단 한 번도 싫은 기색 없이 맨 처음과 같은 스피드로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재미난 건 모든 상황이 아이의 “고마워요 아빠!” 하는 인사와 아빠의 “고맙긴.”으로 마무리 된다는 사실. 읽다 보면 절로 리듬감이 느껴지고 나도 모르게 따라하게 될 정도로 말이죠.

아이의 마지막 주문은 아빠가 와서 잘 자라고 말해 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아무리 불러도 아빠가 나타나질 않아요. 궁금한 아이가 방문을 열고 나가보니… 만신창이가 된 아빠가 소파에 쓰러진 채 잠이 들어 있었어요.

아빠! 아빠! 아빠!

불쌍한 우리 아빠!
포근한 베개도 없이 잠이 들었네.

고맙다, 아들!

온종일 아빠를 불러대던 아이가 이번엔 아빠의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내내 자신을 도와준 아빠를 위해 기꺼이 제 몸을 베개로 내어주는 아이, 그런 아이에게 고맙다 인사하는 아빠. 그리고 아이의

고맙긴요!

마지막 장면을 한 번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고단함을 이기지 못하고 소파에서 잠든 아빠의 측은한 모습. 직각으로 꺾인 아빠의 고개가 걱정스러워 소파 팔걸이와 아빠 목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베개가 되어주기 위해 잔뜩 웅크린 아이의 모습. 금방이라도 ‘아빠 나 힘들어~’ 할 것만 같은 표정…

가족은 아이가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라게 해주는 배양분 같은 건가 봅니다. 그리고 가족은 그 구성원들이 작은 희생을 마다하지 않으며 서로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으로 유지가 되는 것이겠죠. 아이를 향한 아빠의 사랑, 아빠 향한 아이의 사랑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담아낸 그림책 “아빠! 아빠! 아빠!”입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및 가온빛 Twitter, Instagram 운영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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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김선희
2021/06/11 07:58

아빠의 베개가 되어주는 아기의 모습~감동입니다. 사랑은 서로 통하게 하고 하나로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가온빛지기
Admin
2021/06/11 08:10
답글 to  김선희

김선희님 반갑습니다!
아이 키우다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조금은 엉뚱한 방식으로 감동 받는 일이 종종 있어요. 베개가 되어주려고 웅크린 저 아이처럼 말이죠.
김선희님도 소중한 이들과 포근한 마음 주고 받는 하루 되시길 바랄께요!

최영옥
2021/06/13 21:23

두 책 모두 너무나 사랑스럽고 마음이 따뜻, 뭉클해지는 그림책입니다. 함께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공유해도 될까요?)

가온빛지기
Admin
2021/06/13 22:05
답글 to  최영옥

편집장님, 잘 봐주시고 댓글까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원문 링크와 함께 공유해주시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

최영옥
2021/06/20 22:54
답글 to  가온빛지기

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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