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 : 2015/01/23
■ 마지막 업데이트 : 2018/06/07


새들아 뭐하니
책표지 : 비룡소
새들아 뭐하니?

글/그림 이승원 | 감수 김성호 | 비룡소

가온빛 추천 그림책


도서관에서 아주 예쁜 그림책을 한 권 만났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음… ‘있을지도 모를’ 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할까요? ^^) 새들을 동시처럼 예쁜 설명글과 서정미 넘치는 세밀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보여 주는 그림책 “새들아, 뭐하니?” 입니다.

부제가 ‘1월부터 12월까지, 산책길에 만난 열두 새 이야기’ 입니다. 한강변이나 산행길에서 또는 집 근처 산책로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열두 마리의 새를 각각의 특징과 맞아 떨어지는 달에 맞춰 보여주거든요. 동백꽃이 피어나는 2월엔 동박새, 새들 중 가장 먼저 둥지를 트는 오목눈이는 봄바람 부드러워지는 3월에… 이런 식으로 말이죠.

한 편의 시와 서정미 가득한 세밀화로 만든 조류도감

먼저 그림책의 구성을 한 번 볼까요?

새들아 뭐하니

한 달에 그림 한 장, 그림 한 장엔 한 가지 새와 두 가지 형태의 설명… 이게 기본 구성입니다.

설명은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위 그림에서 큼직한 글씨로 하얀 여백에 적힌 부분은 각 새들의 특징을 잡아서 동시처럼 예쁘고 귀에 쏙 들어오는 설명을 들려 줍니다.

어치야, 뭐하니?

데굴데굴 도토리 모아다가
한겨울에 오독오독 먹을 거야.
바스락바스락 나뭇잎 밑에 숨길까,
토닥토닥 흙으로 덮어 볼까?
과악 과악! 너희들, 내 거 먹지 마!

그림 우측 하단의 꽃들 사이에 있는 작은 글씨로 된 부분은 조금더 전문적이거나 그 새에 얽힌 신기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위의 설명에서 왜 어치가 ‘내 거 먹지 마!’ 라고 그랬는지 아래 설명을 읽고 나면 ‘아~ 그랬구나!’ 하게 되겠죠?

어치는 추운 겨울에 먹을 것을 미리 모아 숨겨 둡니다. 어치들끼리도 서로 모아 둔 먹이를 빼앗아 가곤 하기 때문에 숨길 곳을 찾을 때는 매우 신중하지요.

그리고, 1월부터 12월까지 각 달에 대한 짤막한 한 줄의 설명도 그 자체가 멋진 싯구 같습니다. 열두 달 모아 놓으면 아름다운 한 편의 월령가가 저절로 만들어집니다.

사락사락 흰 눈 날리는 1월
찬바람 보듬고 동백꽃 피어나는 2월
봄바람 부드러워지는 3월
연둣빛 이파리 돋아나는 4월
꽃향기에 나비 날아드는 5월
더운 바람 풀빛 스치는 6월
발그레 연꽃봉오리 솟아오르는 7월
따가운 볕바람에 물빛 짙푸른 8월
찔레 열매 붉어지는 9월
졸망졸망 나무 열매 그득한 10월
마른 잎 우수수 떨어지는 11월
맵찬 바람 몰아치는 12월

멋지죠? 이승원 작가는 2006년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경복궁“이란 그림책으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기도 했었고, “이야기 귀신“에서도 전통미 물씬 느껴지는 그림을 보여줘서 그림 좋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글도 이렇게 잘 쓰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산책길에 만난 열두 새 이야기

그럼, 그림책 “새들아, 뭐하니?“에 나오는 새들을 월별로 한 번 볼까요?

1월은 참새입니다. 요즘 길가다 나무 덤불 같은 곳 들여다 보면 후두둑 하고 튀어 날아오르는 참새들을 쉽게 만날 수 있죠. 추운 날엔 체온을 높이려고 그러는지 평소보다 깃털을 잔뜩 부풀려서 동글동글해진 참새들…(사실… 제가 개인적으로 새를 무서워해서 ‘예쁘다’는 표현은 못쓰겠습니다. 독수리나 매 처럼 큰 새들은 멋지다고 생각합니다만, 비둘기는 무섭습니다. ^^)

2월은 동박새예요. 동백꽃이 추운 겨울에 예쁘게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건 동박새 덕분이었더라구요. 벌이나 나비 대신 동박새가 꽃가루를 옮겨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3월은 오목눈이. 저는 처음 들어보는 새 이름인데요.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집을 짓는 부지런한 새라고 합니다. 그림책 속에 그려진 새의 모양을 보니 지나다니다 만나더라도 그냥 제비인줄 알고 지나치지 않았을까 싶네요.

4월은 오색딱따구리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것 중엔 참새 빼고 유일하게 아는 새네요. 북한산 오르내리면서 눈으로 보지는 못해도 귀로는 자주 만나는 새죠. (음… 그건 그냥 딱따구리라 이 친구랑은 다른 걸 수도 있긴 하겠군요.)

5월은 후투티래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새를 만날 수 있다니 신기하죠? 머리 부분에 멋진 장식깃이 달려 있어 ‘인디언 추장 새’라고 부르기도 한대요. 그림책 보시면 왜 그런지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답니다.

※ 후투티 ‘추장’은 땅강아지를 좋아해(한겨레, 2018/06/07)

6월은 개개비. ‘개개객, 개개객’ 하고 울어서 개개비래요. 울음소리가 아주 요란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름에 사람들의 짜증스러움이 약간은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새들아 뭐하니

7월은 물총새예요. 날개의 푸른빛이 보석 같아서 ‘비취새’라고도 한대요. 물고기를 잡아 먹으려고 연꽃 위에 앉아 물 속을 내려다 보고 있는 그림이 참 보기 좋습니다.

새들아 뭐하니

8월은 곤줄박이, 9월은 딱새, 10월은 직박구리, 11월은 어치, 마지막으로 12월엔 부부 금슬의 상징인 원앙입니다.

열두 새에 대한 좀더 자세한 설명

새들아 뭐하니

그림책 뒷부분엔 부록으로 열두 가지 새들에 대한 좀더 상세한 설명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처음 펼쳐 들고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이야~ 참 좋다!’ 하다가 5월에 갑자기 후투티라는 새가 튀어 나와서 좀 실망했었습니다. ‘뭐지? 우리나라에 사는 새들만 있는 게 아니었어? 토종새들로는 열두 달을 다 채울 수 없었나?’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위 그림처럼 뒷부분에 나와 있는 설명을 읽고 나니 제 무식함이 금방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엔 안 살 것 같은 이름을 가진 후투티라는 녀석은 해다마 여름을 보내러 찾아 오는 여름 철새라고 하는군요. ^^

이승원 작가의 그림이 하도 좋아서 일단 펼쳐 보는 순간 바로 갖고 싶어지는 그림책 “새들아, 뭐하니?“, 아이가 새를 좋아한다면 1월이 가기 전에 한 권 사놓고 1년 내내 두고두고 보면서 아이와 함께 그림책 속 새를 만나러 산으로 강으로 다니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Mr. 고릴라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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