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 뭐야? 하야가 뭐야? 촛불 시위는 왜 하는 거야? 1년 전 겨울 꼬맹이들에게 이런 질문 받은 엄마 아빠들 많았을 겁니다. 그 겨울을 겪고 난 후 우리는 그 이전과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뜻을 모으면 세상이 바뀔 수 있음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바른 세상, 누구나 평등한 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더 이상 유토피아가 아니라 우리 모두 연대하면 이룰 수 있는 것임을 이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가슴 속에 꿈틀대는 뜨거운 그 무언가를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요? 같은 고민에서 출발해 만들어진 책 네 권이 있습니다. 독재가 왜 잘못된 것인지, 민주주의는 과연 어떤 것인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불평등은 무엇이고 어떻게 고쳐 나가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최대한 아이들 눈높이에서 그 생각들을 정리한 책들입니다. 후대의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선대의 꿈이 담겨진 책들이어서 시리즈 이름도 ‘내일을 위한 책’입니다.

‘내일을 위한 책’ 시리즈 소개

플란텔 팀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기 위해 모인 기획팀이라고 합니다. ‘내일을 위한 책’ 시리즈를 처음 출간한 건 1977년에서 1978년에 걸쳐서인데,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가 사망하고 민주화를 위한 과도기를 겪고 있었던 시기라고 해요.

그리고 40여년이 지난 뒤 2015년에 일러스트를 새롭게 작업해서 네 권 모두 재출간해서 2016년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책의 구성

‘내일을 위한 책’ 시리즈는 모두 네 권입니다. 각 권은 동일하게 본문, 생각해 보기, 어제와 오늘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각해보기’는 본문을 읽고난 후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게끔 도와주는 몇 가지 질문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재란 이런 거예요”의 ‘생각해 보기’에는 ‘혹시 주위에 독재자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와 같은 질문들이 나옵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아이들 너무 귀찮게 하지는 마시길~ ^^

‘어제와 오늘’은 40년 전에 출간되었던 책을 재출간하면서 오랜 시간의 격차를 메꾸기 위한 장치입니다. 초판 출간 후 40년이 지난 지금도 독재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아직도 민주주의는 완성이 아닌 발전 과정에 있으며, 사회 계급간의 갈등이나 성차별 역시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긴 합니다. 다만 40년 전과는 다르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부연하는 내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독재의 어제와 오늘

이 책이 처음 나왔던 40여 년 전에는 전 세계에 40개 정도의 독재 국가가 있었어요. 2015년에는 36개 정도로 줄어들었고요. 40년 전에는 독재 국가의 대부분이 아메리카 대륙에 있었고 유럽에도 몇몇 국가가 있었어요. 오늘날에는 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독재 정권이 있어요.

그런데 독재 국가의 수가 줄어든 것만 보고 좋은 소식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독재 정부라고 불리지는 않지만 독재와 큰 차이가 없는 정부도 많거든요.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독재와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권력자들이 속임수를 써서 선거를 부정한 방법으로 치르거나 부패가 널리 퍼져 있는 경우,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 경우, 법이 국민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 경우, 국민이 뽑은 대표자가 자신이 봉사해야 할 국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는 경우들 말이에요.

놀라운 사실은 40년 전 작가들이 꿈꾸었던 세상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네 권의 책들을 읽다보면 40년 전이 아닌 바로 오늘 우리 시대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니까요. 위에서 인용한 ‘독재의 어제와 오늘’에 대한 내용만 보더라도 지난 9년간 우리나라를 어지럽혔던 두 명의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아래에는 ‘내일을 위한 책’ 시리즈 네 권을 간략히 정리했습니다. 아래 각 책별로 정리한 내용은 제 글이 아니라 본문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겁니다. 한 권 한 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아이들과 함께 찬찬히 읽고 많은 이야기 나누길 권합니다. 지금 엄마 아빠가 바라고 꿈꾸는 세상이 우리 아이들의 것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


독재란 이런 거예요

독재란 이런 거예요

(원제 : Así es la dictadura)
플란텔 팀 | 그림 미켈 카살 | 옮김 김정하 | 풀빛
(발행 : 2017/01/20)

독재란 이런 거예요

독재는 받아쓰기 같아요. 한 사람이 해야 할 것을 말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 말대로 해야 하거든요. 독재 정권에서는 독재자가 허락한 것만 생각할 수 있어요. 독재자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요. 그리고 그 생각을 남들에게 말하면 훨씬 더 비참해져요.

독재자에게는 친구가 없어요.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거든요. 자신이 가장 똑똑하고 가장 높고 가장 잘났다고 생각해요. 독재자는 자기 나라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겨요. 자기가 주인이니까요. 그래서 행진을 하고, 축제를 열고, 연설을 해요.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지치고, 공포에 떨고, 가난해져요.

독재는 독재자가 죽어야 끝이 나요. 어떤 때는 죽임을 당하기도 해요. 혹은 강제로 쫓겨날 때도 있어요.

독재의 역사가 끝이 나면, 곧바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됩니다.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까요?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까요?

(원제 : Cómo puede ser la democracia)
플란텔 팀 | 그림 마르타 피나 | 옮김 김정하 | 풀빛
(발행 : 2017/01/20)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까요?

민주주의에서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말하고, 자유롭게 모일 수 있어요. 그래서 모두 함께 참여하고 모두 함께 결정해요. 그러기 위해서 먼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요. 그렇게 모여서 정당을 만들어요. 정당들은 국민이 생각하고, 원하고, 요구하는 것을 대표하지요.

사람들은 가장 마음에 드는 정당에 투표를 해요. 자신과 가장 비슷한 생각을 가진 정당에요. 각 정당은 국민을 대신해 나랏일을 할 후보자들을 내세워요. 그리고 선거를 하게 되지요.

국민들은 대표자들이 내린 결정을 존중해야 해요. 국민들은 대표자들이 어떻게 나랏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알아야 해요. 그리고 한 사람이 모든 힘을 갖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해요.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와 같아요. 모두의 자유를 위한 놀이지요.


사회 계급이 뭐예요?

사회 계급이 뭐예요?

(원제 : Hay clases sociales)
플란텔 팀 | 그림 호안 네그레스콜로르, 마르타 피나 | 옮김 김정하 | 풀빛
(발행 : 2017/01/20)

사회 계급이 뭐예요?

오랜 옛날부터 힘 있는 몇몇 사람이 힘 없는 사람을 지배해 왔어요. 힘 없는 사람은 힘 있는 사람을 위해 일하고, 생각하고, 발명해야 했어요. 힘 있는 사람은 부자가 되고 힘 없는 사람은 가난해졌어요. 힘 있는 사람은 지배를 하고, 힘 없는 사람은 지배를 받게 된 거예요.

상류 계급은 땅과 공장과 돈의 주인이에요. 심지어 노동자의 주인이기도 해요. 그들에게 돈을 주니까요. 나라도 상류 계급의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나랏일도 좌지우지할 수 있으니까요.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기도 하고 물러나게도 해요. 계속 잘살기 위해서요.

중간 계급은 모든 면에서 중간이에요. 부자는 아니지만 가난하지도 않아요. 위에서 시키는 일을 하지만 아랫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리기도 해요. 중간 계급은 더 많은 권력과 부를 원해요. 상류 계급이 되고 싶어 해요. 중간 계급은 겁이 많아요. 부자를 두려워해요. 자신들의 주인이거든요. 가난한 사람들도 두려워해요. 자신들의 자리를 빼앗길까 봐서요.

대부분의 사람은 상류 계급도, 중간 계급도 아니에요. 노동자 계급이에요. 상류 계급과 중간 계급은 노동자 계급을 하층 계급이라고 불러요. 노동자 계급은 힘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들이 힘을 합하면 강해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국가가 국민 모두의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어요. 모든 사람이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평등하기 때문이지요.

사회 계급이 존재하는 한 계급 간의 갈등은 계속될 거예요. 부자들은 계속 부자이기를 원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니까요.


여자와 남자는 같아요

여자와 남자는 같아요

(원제 : Las mujeres y los hombres)
플란텔 팀 | 그림 루시 구티에레스 | 옮김 김정하 | 풀빛
(발행 : 2017/01/20)

여자와 남자는 같아요

여자와 남자는 거의 모든 면에서 똑같아요. 성이 다른 것을 제외하면요. 성은 훌륭한 사람이 되거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 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 부모들이 아들은 중요한 사람이 되도록 교육을 시켜요. 반면에 딸은 중요한 남자의 아내가 되도록 가르쳐요. 어른들의 기대에 따라 서로 다르게 자라기 때문에,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는 점점 더 서로 다른 모습이 되어요.

남자는 명령을 하고 여자는 복종해야 한다는 것, 그건 옳지 않아요. 여자와 남자는 성이 다를 뿐 똑같은 존재니까요.


※ 함께 읽어 보세요

바른 지도자, 국민의 힘을 이야기하는 그림책들

우리 엄마는 청소노동자예요!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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