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볼
책표지 : 문학동네
마이볼

글/그림 유준재 | 문학동네

가온빛 추천 그림책


“마이볼”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거리가 언제쯤 벌어지기 시작하는지, 그 거리는 얼마나 멀어지는지를 자로 잰듯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물론, 이 거리는 그저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 주는 거리일 뿐 부자지간의 반목이나 갈등을 뜻하는 건 결코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

마이볼

아빠들은 모두 생생하게 기억할 겁니다. 야구 배트와 글러브, 그리고 야구공을 갖게 된 날의 벅찬 감동을. 야구배트는 혹시라도 쓰러질까봐 책장 옆에 기대어 반듯하게 세워두고, 글러브 길들인다며 온몸의 무게를 실어서 꾹꾹 눌러가며 친구들에게 자랑할 생각에 자꾸만 웃음이 나던 그날의 기억 말입니다.(저희 아버지는 가죽 물러진다고 바세린 못바르게 하셨었는데, 작가는 글러브에 바세린을 듬뿍 발랐다는 점만 좀 다르네요~)

마이볼 -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날 이후 일요일이면 우리 집 작은 마당은 야구장이 되었다.
형은 타자, 나는 투수, 아버지는 포수 겸 감독

이렇게 아버지와 나와 형은 주말이면 함께 야구를 했고, 땀으로 흠뻑 젖으면 함께 목욕탕에 가서 서로 등을 밀어주기도 했죠. 그런데, 야구 공 하나로 가까워졌던 부자지간이 야구 때문에 틈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프로야구가 생기자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했던 아버지와는 다르게 나는 두산 베어스를 응원했거든요.

마이볼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한국시리즈는 공교롭게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고 말았습니다. 상대방을 마주한 채 서로 노려보는 투수와 타자, 그리고 그 사이에 느껴지는 아득한 거리감… 마치 아버지와 나 사이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내 볼의 속도가 점점 불어 갈수록 아버지와의 대화는 줄어들었다.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우린 야구를 전혀 하지 았았다.

아들이 자라서 사내가 되어 갈수록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기 마련인가봅니다. 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야 할 가장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사내의 삶이라고 굳이 본다면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자연 현상일 수도 있지 않나 생각되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영역을 일궈가는 과정일테니 말입니다.

마이볼

아빠가 아주 높이 던질 테니까 한 번 잡아 봐.
잡을 수 있겠으면 ‘마이볼’ 하고 크게 외쳐.
내가 잡겠다는 뜻이니까.

어쩌면 아버지는 야구를 가르쳐 주던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바램 아니었을까요? 씩씩하게 자라서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아가는 사내로 성장해가기를,

‘마이볼!!!!!’

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외치는 사내로 살아가기를 말입니다.


“마이볼” 활용한 책놀이 : 신문지로 종이 글러브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