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원제 : Łazienkowe Pytania)
글/그림 크리스티나 립카-슈타르바워 | 옮김 이지원 | 논장
(2015/06/05)


오늘의 그림책은 욕실과 변기, 그리고 목욕의 변천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위생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입니다.

그림책을 만든 크리스티나 립카-슈타르바워는 폴란드 작가입니다. 지금까지 “세상을 바꾼 상상력 사과 한 알”, “지도는 언제나 말을 해” 등을 국내 작가와 함께 작업해서 선보였었고 이번에 새로 나온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는 글과 그림 모두 혼자 만들었다고 해요. 주로 단순한 재미보다는 인문학적 지식을 우리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그림책들을 만들어왔는데 아마도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한 지적 완결성을 추구하는 작가라는 평가도 그런 이유에서 나온 거겠죠.

오늘 함께 볼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역시 목욕, 손씻기, 양치질, 화장실과 변기 등에 얽힌 역사 속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물의 소중함을 자연스레 일깨워주고 아이들이 스스로 물을 아끼고 환경을 지키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림책은 모두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 집 욕실에서는 무얼 하는지에서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하면 물을 절약할 수 있는지까지 14장에 걸쳐서 이야기하고 난 후 마지막 15장에서는 욕실과 화장실, 그리고 물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엮은 ‘알고 있나요?’ 코너로 마무리가 됩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몇 가지만 뽑아서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욕실에서는 무얼 하나요?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욕실에서는 과연 무얼 할까요? 아이들도 모두 잘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친구들과 함께 재미난 그림으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반신욕을 즐기는 하마, 볼일 보며 독서삼매경에 빠진 부엉이, 자기 코로 샤워 중인 코끼리, 머리 감는 사자, 무시무시한 이빨을 깨끗이 닦고 있는 악어…. 세면대에서 헤엄치고 있는 오리를 보며 아이들은 과연 뭘 하고 있는 거라고 말할까요? ^^

누구나 혼자 씻을 수 있나요?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엄마 아빠 따라 바깥 나들이 간 아이들은 가끔 궁금할 겁니다. 식당이나 고속버스 휴게소 같은 곳의 화장실에 가보면 우리 집에 있는 것들과 조금 다른 모양들 때문에 말이죠. 알고보니 어린 아이들이나 장애인들을 위한 세면대와 변기들이었다는 걸 이 페이지를 보면서 배울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큰 건물의 공중화장실에 어린이용 세면대와 변기, 장애인 화장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 놓았다고 합니다. 어린이용 세면대의 높이는 바닥에서 세면대 상단까지 60cm 이하여야 한대요. 장애인 화장실은 휠체어를 돌릴 수 있도록 공간이 충분해야 하구요.

왕좌일까요? 변기일까요?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타이틀과 그림이 재미있죠? 저도 가끔 화장실에 편하게 앉아 느긋하게 책이나 신문을 보고 있자면 왕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는데 저만 그런게 아니었나보네요. ^^ 변기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들과 함께 변기를 사용할 때와 사용하고 나서 꼭 지켜야 할 위생 수칙을 아이들에게 간단 명료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변기 위에 똑바로 앉기, 휴지는 알맞게 쓰기, 볼일을 보고 난 후 뚜껑을 닫고 물 내리기와 반드시 손을 물로 씻기, 그리고 수도꼭지 잠그기 등 그림만 보고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씻을까요?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이번 그림은 아이들이 언제 우리 몸의 어디를 어떻게 씻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손은 틈틈이 자주, 이는 뭐든 먹고 난 뒤에, 얼굴은 아침 저녁 그리고 또 더러울 때마다 항상 깨끗하게, 머리카락은 냄새나기 전에 꼼꼼하게 감으래요. 감기 걸리지 않게 잘 말려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구요. 밖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 손과 발 씻기.

오른쪽 그림은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위생 수칙을 보여주는 그림들입니다. 그림 속엔 단순한 위생 관념을 벗어나 운동과 골고루 먹는 습관, 정리 정돈 등 아이들이 꼭 길러야 할 좋은 습관들이 담겨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는 게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이니만큼 아직 글 읽기가 서툰 아이도 그림 하나 하나 보면서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바르게 손 씻는 방법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비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면서 바르게 손 씻는 방법도 함께 알려주고 있는데요. 사실 어른인 저도 저렇게까지 세심하게 손을 닦아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특히나 맨 마지막 그림엔 ‘손가락을 반대편 손바닥에 놓고 문지르며 손톱 밑을 깨끗이 씻는다’라고 나와 있는데 지금껏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물론, 이 그림책 본 이후로는 손 씻을 때마다 꼬박꼬박 손톱 밑까지 정성스레 씻고 있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도 있듯이 우리 아이들 아직 어릴 때 좋은 습관을 길러주면 평생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겠죠!

치과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했나요?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이 페이지는 아이들보다도 가끔 양치질 안하고 그냥 자려고 하다 딸내미한테 핀잔을 듣곤 하는 저같은 아빠들이 꼭 봐야할 것 같습니다. 바른 손 씻기와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에게 꼭 길러줘야 할 좋은 습관 아닐까요? 바른 양치질 습관 말입니다.

목욕은 왜 할까요?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아직 어린 아이들 중에는 씻는 걸 싫어하거나 욕조 속에 들어가는 걸 무서워하는 경우도 있죠. 그런 아이들에게 이 페이지를 보여주며 함께 이야기 나눠보면 어떨까요? 인류가 아주 오래 전부터 목욕 문화를 발전시켜 온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죠. 우리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해서, 휴식을 위해서, 즐거움을 위해서, 그리고 위생과 치료를 위해서 등등 수많은 목적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온 인류의 목욕 문화 변천사를 아이와 함께 읽다 보면 어느새 아이 입에서 ‘나도 목욕 할까?’란 말이 나오지 않을까요?

공중목욕탕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반신욕중인 바다표범이 보고 있는 책의 제목은 ‘공중예절’입니다. 요즘은 대부분 집에서 얼마든지 따뜻하고 간편하게 목욕을 즐길 수 있지만 그래도 공중목욕탕에 가서 확실하게(?) 씻고 와야 개운함을 느끼는 엄마 아빠들도 많을 겁니다. 엄마 아빠 따라 나선 아이들은 딸내미들은 엄마 따라, 아들 녀석들은 아빠 따라 남탕 여탕으로 엇갈린 운명의 길을 걷게 되죠. ^^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중목욕탕에 갔을 때 우리 아이들이 지켜야 할 에티켓에 대해서도 이 그림책은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물로 흘려 보낸다고요?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변기의 변천사가 한 눈에 쏙 들어오게 정리되어 있는 페이지입니다. 그림 왼쪽 상단에 있는 손 바로 아래에 까만 타원형 안의 그림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뒷간에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재미삼아 읽어 보세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졌던 옛날 일들에 우리 아이들이 지저분하다며 낯을 찌푸리면서도 재미있어 할 겁니다.

중요한 건 그림 오른쪽 아래 구석에 있는 두 글자입니다. 바로 WC. 화장실을 영어로 WC라고 하죠. Water Closet 의 약자인데요. 물이 있는 작은 방이라는 뜻입니다. 위생에서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작가는 묻습니다.

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 하루, 아니 반나절만 단수가 되더라도 엄마들은 미리미리 물 받아 놓느라 정신 없죠. 물이 없으면 씻지도 못할 뿐더러 대소변을 집 밖으로 내보낼 수도 없게 된다는 사실…. 생각만해도 끔찍하겠죠? 이런 이야기들을 아이들과 함께 나눠 본 후 다음 페이지로 넘겨 보세요.

매일 매일 기억할 일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위생에서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물을 너무 낭비하거나 오염시켜요. 지구에 물이 부족히지지 않도록 생태학자, 과학자, 건축가, 기술자들이 모두 힘을 모아 궁리해요. 우리는 어떻게 물을 절약해야 할까요? 집과 유치원에서요.

수도꼭지만 돌리면 언제든 콸콸 쏟아지는 물이 어느 순간 우리 모두가 함께 쓰기에 턱없이 모자라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에게 설명하면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물을 아끼고 우리가 사는 환경을 깨끗이 보전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열다섯 개의 그림으로 우리 아이들이 평소에 물을 절약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보여줍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 하나 하나 보면서 무슨 뜻일지 이야기 나눠 보세요. 한두 개쯤은 엉뚱하고 기발한 답이 나오기도 하겠지만 엄마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스스로 깨달은 환경 사랑은 우리 지구를 건강하게 지켜줄 겁니다.

참고로 책에 소개 된 물과 환경에 관련된 날들을 한 번 정리해 볼까요.

그 밖에 그림책 속 중간 중간에 담긴 욕실과 화장실에 얽힌 우스꽝스럽거나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들을 따로 모아봤습니다. 이런 웃음 포인트는 그냥 지나치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웃고 서로의 느낌도 함께 나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욕실과 화장실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
  • 프랑스 루이 14세는 변기에 앉아서 재판을 하거나 명령을 내렸대요.
  • 옛날 사람들은 지금보다 머리가 훨씬 더 길었는데 모두가 머리 관리를 잘 하는 건 아니었어요. 그래서 미용실에 자주 가게 하기 위해 벌금까지 매기기도 했다는군요.
  • 18세기 유럽에서는 말총으로 만든 가발이 인기였어요. 가발을 쓰려고 머리를 위로 올리고는 한 달도 넘게 감지 않아서 냄새가 엄청 심했대요. 이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수를 많이 쓰게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냄새나는 머리에 모여든 파리떼를 쫓는 하인들이 따라다녔대요.
  • 중세 유럽엔 도제 제도가 있었는데 장인은 일주일에 한 번은 제자들에게 목욕을 하게 해 주고, 제자들과 함께 목욕탕에 가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합니다.
  • 14 ~ 17세기 유럽에서는 공중목욕탕의 인기가 떨어지고 집에서 하는 걸 선호하게 되었는데 목욕물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 욕조를 물로 가득 채우면 나이 순서대로 온 가족이 같은 목욕물로 목욕을 했대요.
  • 중세 유럽의 기사는 화장실이 성 밖의 탑이나 성벽 쪽에 있어서 볼일을 보려면 마치 머나먼 여행을 떠나는 것 같았다고 해요. 게다가 적이 쳐들어올까봐 화장실 가는 길을 암호로 표시해놔서 급해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암호를 해석하며 찾아가야 했었다는군요.
  • 14세기 유럽에서는 요강에 든 배설물을 창 밖으로 쏟아버리기도 했어요. 그래서 느닷없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오물을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거리 곳곳에 붙기도 했답니다.
  • 매화틀은 조선시대 왕이 사용하던 휴대용 변기입니다. 매화틀 밑에는 서랍식 구리 그릇이 놓여 있어 왕이 볼일을 보면 이 그릇을 내의원으로 보냈어요. 변의 농도와 색깔, 맛을 보면서 왕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서요.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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