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을 찾습니다

영웅을 찾습니다!

글/그림 차이자오룬 | 옮김 심봉희 | 키위북스
(발행 : 2018/05/01)


악당들과 못된 외계인들을 물리치고 지구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는 영화 속 주인공들입니다. 요즘은 그런 슈퍼 히어로가 한두 명도 아니고 열댓명 씩 등장하는 영화들도 많죠. 우리 아이들은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 슈퍼 히어로들처럼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토르의 망치를 제 것처럼 휘두르며 악당들을 물리치고, 천하무적의 건틀릿을 끼고 이 우주를 지배하는 영웅이 되고 싶어하죠(생후 583개월인 저도 아직 제다이의 광선검을 포기하지 않았답니다 ^^).

그래서 오늘은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어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들도 이미 영웅이라고 이야기해 주는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할까 합니다. 나, 우리 가족, 친구와 이웃들,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 모두 누군가에겐 영화 속 슈퍼 히어로 못지 않은 영웅임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 “영웅을 찾습니다!”, 함께 보시죠.

영웅을 찾습니다

컵들의 왕국에서는 영웅에 대해 오래 전부터 전해져오던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광장 한복판에 있는 높은 탑 꼭대기에 올라가 영웅컵을 차지하는 자가 진정한 영웅이 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

영웅을 찾습니다

그래서 날마다 광장은 영웅컵을 차지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수많은 컵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곤 합니다. 영웅컵이 놓인 탑 주변에는 저마다 자기 자신이 진정한 영웅이라며 우쭐대는 컵들이 모여들어 서로를 뽐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나처럼 튼튼하고 힘이 세야지, 영웅은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어야 해, 영웅은 남을 이끌 줄 알아야지, 용기가 있어야 진자 영웅이지, 뭐니 뭐니 해도 지혜로워야지, 영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영웅을 찾습니다

컵들은 서로 자기가 영웅이라고 온갖 말들로 으스대며 탑 오르기에 도전하지만 영웅컵이 놓여진 탑의 꼭대기까지 무사히 오르는 컵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한참을 오르다 결국엔 미끄러져 떨어지고 마는 컵들과 새로 도전하며 탑의 밑둥을 부여잡고 막 기어오르기 시작하는 컵들로 탑 주변은 아수라장입니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며 진정한 영웅 탄생의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구경꾼들로 광장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죠.

영웅을 찾습니다

하루 종일 시끌벅적했던 컵들의 영웅 대전이 끝나고 모두가 떠나버린 자리에는 언제나 쓰레기로 가득했습니다. 컵들이 떠나고 쓰레기만 남은 광장을 청소하는 건 청소부 샤오바의 몫입니다.

영웅을 찾습니다

샤오바는 하루도 쉬지 않고 쓸고, 또 쓸고, 또 쓸었습니다. 광장 구석구석 어느 한 곳 빼놓지 않고 열심히 청소했죠. 영웅컵이 놓여 있는 탑 주변도, 탑신도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탑 꼭대기도 예외일 수는 없었죠. 네? 탑 꼭대기요?

영웅을 찾습니다

그럼요. 샤오바는 자신의 일을 사랑했거든요. 이 세상을 깨끗하게 지켜내는 것이 샤오바의 일이었고, 샤오바가 자신의 삶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이유인 걸요. 탑 꼭대기에 올라가서 영웅컵도 깨끗이 닦았답니다.

영웅컵까지 다 닦고 마침내 오늘의 작업을 끝낸 샤오바는 잠시 영웅컵을 들고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영웅은 대체 언제쯤 나타날까?

영웅을 찾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동이 트기가 무섭게 또 다시 컵들이 광장에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탑 꼭대기에 올라 영웅컵을 차지할 진정한 영웅의 탄생을 꿈꾸거나 기대하면서 말이죠.

‘1등 최고!’라며 경쟁을 부추기는 이 시대에 승리, 성공, 부귀 영화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우리 모두 누군가의 영웅이라고 말해주는 그림책 “영웅을 찾습니다!”, 여러분은 작가의 생각에 동의하시나요?

이 책을 만든 차이자오룬은 2016년 “보이지 않는다면”이란 그림책으로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은 대만 작가입니다. 두 작품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다르지만 소외된 이들을 배려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와 우리들의 이웃을 응원하는 그의 순박한 철학에서 앞으로도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과 함께하는 삶을 추구하는 이야기들이 계속 되겠구나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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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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