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데이빗!
책표지 : Daum 책
안 돼, 데이빗! (원제 : No, David!)

글/그림 데이빗 섀논 | 지경사

가온빛 추천 그림책
※ 1999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 1998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오늘 소개하는 “안 돼, 데이빗!”은 아마도 아이들 있는 집이라면 다들 한 권씩은 가지고 있는 그림책일거라 생각됩니다. ‘국민 그림책’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대부분의 집에 있는 “안 돼, 데이빗!”. 1999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한 작품이니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읽고 자란 아이들이 이제는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이 되었겠네요. 이 책을 보면서 “에휴, 데이빗! 쯧쯧쯧…”하곤 했던 제 딸도 고등학교 2학년이랍니다.

어설프게 쌓아 올린 책 더미 위에 올라서서 닿을 듯 말듯 한 어항을 간신히 잡고는 만족스러운 듯 웃고 있는 데이빗, 어항 속 물고기 두 마리도 이 상황이 당황스러운지 한 마리는 기울어진 어항 반대편으로 도망을 치고 있고, 다른 한 마리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안 돼, 데이빗!” ^^

안 돼, 데이빗!

데이빗의 엄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죠……
안 돼, 데이빗!

오늘도 이렇게 데이빗과 엄마의 엄청난 하루가 시작됩니다.^^

안 돼, 데이빗

쿠키를 향한 데이빗의 집념의 눈빛 좀 보세요. 아슬아슬 쩌릿쩌릿 보기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러니 엄마가 데이빗을 향해 이렇게 소리칠 수 밖에요.

안 돼, 데이빗!

세상 모든 엄마들의 목청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안 돼, 데이빗!

데이빗의 하루는 ‘해서는 안 되는 것들’로만 가득 차 있습니다. 진흙투성이 몸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집안으로 들어오기(그러고는 안 된다는 엄마 말에 아무 것도 모르는 척 백치미 가득한 얼굴로 돌아보는 데이빗), 첨벙첨벙 온 집안을 물 바다로 만들어 놓기, 목욕 하다 알몸으로 도망치기, 프라이팬 시끄럽게 두드리며 놀기, 음식으로 장난 치기, 입안 가득 음식을 넣고 우물우물 먹기, 밤 늦게까지 텔레비전 보기, 침대에서 마구 뛰기, 손가락 하나가 다 들어가도록 후비적 후비적 코 파기…데이빗의 온갖 말썽 목록들, 엄청나죠?

 “안 돼, 데이빗”은 데이빗의 말썽 목록을 글로 줄줄이 설명하고 묘사하는 것이 아닌,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있어요. 데이빗의 다양하고 참신한(?) 말썽을 그린 그림에 그저 ‘안 돼, 안 돼. 안 된다니까!’하고 소리치는 엄마의 음성만이 글로 표현되어있을 뿐이에요. 하지 말라는 엄마와 기어코 하고야 마는 데이빗, 글과 그림이 만나 상황이 더욱 극적으로 보입니다.

안 돼, 데이빗!

엄마가 절대 안 된다고 했지만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집 안에서 야구를 하다 결국 이런 사태까지 불러 일으킨 데이빗. 이제까지 모든 말썽을 보란 듯이 당당하게 해내던 데이빗이 구석자리 가만히 움츠리고 앉아있네요. 생각하는 의자에서 벌을 받으면서 눈물을 찔끔 흘리는 데이빗, 화난 엄마의 마음을 대변하듯 붉은 색채로 그려진 벽의 색깔….에고, 움츠러든 데이빗의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진짜 데이빗이 미워서 그런 건 아니에요.

안 돼, 데이빗

엄마가 데이빗을 부릅니다.

얘야, 이리 오렴.

세상에 더 없이 다정한 목소리로요.

안 돼, 데이빗!데이빗이 엄마에게 다가가자 엄마가 데이빗을 꼭 안아 주시면서 말씀하셨죠.

그래, 데이빗.
엄만 널 가장 사랑한단다!

세상에 둘도 없는 악동의 모습이었던 데이빗, 엄마 품에 안긴 모습은 그야말로 천사입니다.^^ ‘엄마가 나를 영원히 미워하면 어쩌지?’하는 걱정으로 깨진 꽃병처럼 마음이 산산이 부서져 버릴 뻔했던 데이빗은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자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의 아이가 되었어요.

엄마의 푸근하고 아늑한 품, 데이빗의 얼굴만 클로즈업 해서 보여준 덕에 마지막 장면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마치 내가 용서 받은 기분이랄까요? ^^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성장합니다. 모르는 것을 탐색하고 살펴 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호기심이 생겨나면 ‘일단 해보자!’는 것이 아이들의 본능이죠.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그건 본능이니까……’ 하고 가만 두고만 볼 수는 없어요. 엄마가 하루종일 “안 돼!”를 달고 살아도 아이들은 알고 있을 거예요. 엄마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요. 엄마는 알고 있어요. 우리 아이 속에 엄청난 호기심 천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요. 그 천사가 다치지 않게, 위험하지 않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안 돼!’하고 큰 소리로 나오고 있을 뿐이죠.^^

이 그림책은 작가 데이빗 섀논이 어린시절 만들었던 그림책에서 출발했다고 해요. 어떤 사연인지 한 번 들어 보세요.

몇 해 전 일이다.

어느 날, 나는 엄마로부터 내가 어렸을 때 만들었던 그림책 한 권을 전해 받았다. “안 돼, 데이빗!”이라는 그 그림책은 데이빗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그림들과 ‘안 돼’와 ‘데이빗’, 이 두 단어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두 단어가 당시 내가 쓸 줄 아는 유일한 단어였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가 자라면서 귀가 따갑게 들어 온 ‘안 돼!’라는 말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싶었다. 물론 ‘그래’는 좋은 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말이 거실 벽에 낙서를 하는 아이들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  데이빗 섀논

어린 시절 데이빗이 만든 그림책을 보고 엄마는 얼마나 웃으셨을까요? “내가 이랬나?”하구요. 아이가 만든 것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도 소중히 보관했다 꼭 돌려줘야겠습니다. 혹시 모르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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