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있어요

 

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 있어요

(원제 : Viva Firda!)
글/그림 유이 모랄레스 | 옮김 유소영 | 담푸스

가온빛 추천 그림책
※ 2015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유이 모랄레스의 홈페이지


“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 있어요”는 지난 2월 2015년 칼데콧상 수상작 발표 후 메이킹 필름을 보고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그림책이어서 한글판이 출간 되었을 때 더없이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멕시코계인 작가 유이 모랄레스는 화려하고 매혹적인 색감으로 그림책 속에 멕시코의 전설적 화가 프리다 칼로의 예술 세계를 또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켜 보여주고 있어요. 

“나는 아픈 것이 아니라 부서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한 살아 있음이 행복하다.”

– 프리다 칼로

1907년 멕시코에서 태어난 프리다 칼로는 여섯 살 때 걸린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를 절게 됩니다. 열여덟 살에는 교통 사고로 척추를 다쳐 일생을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살아야만 했죠. 그런 그녀에게 그림은 늘 좋은 친구였습니다. 육체적 고통을 견디며 그녀만의 독창적인 그림을 그려낸 그녀의 작품 속에는 강한 정신력과 의지가 담겨있죠. 1929년에는 멕시코 미술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와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결혼 생활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어요. 삶의 고통과 열정, 사랑을 예술로 승화시켜 보여준 프리다의 불꽃같은 인생은 멕시코 예술과 문화에 커다란 공헌을 했을 뿐 아니라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가슴 깊이 남아있습니다.

나는 찾고 싶어요.

프리다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짧고 간결한 한 마디, 프리다가 찾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있어요

노란색 상자 안에는 프리다가 찾고 싶은 것이 들어있을까요? 원숭이가 가져다 준 열쇠로 상자의 뚜껑을 열고 살며시 들여다 보는 프리다와 원숭이, 강아지의 눈빛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궁금함과 잃어버린 것을 드디어 찾았다는 반가움이 담겨있습니다. 그림을 바라보는 우리들도 상자 안에 무엇이 들었을지 궁금해집니다. 프리다가 일생 동안 찾고 싶었던 것은 우리 역시 일생동안 찾아다니는 것일테니까요.

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있어요

사는 건 놀이 같아요.

프리다의 상자에서 나온 것은 작은 해골 인형입니다. ‘죽은 자들의 날(Day of the Dead)’이라는 멕시코 전통 명절에 장식품으로 쓰이는 해골은 프리다의 작품에도 자주 등장했어요. 어린 시절 병마와 싸우고 사춘기 시절 불의의 교통사고로  평생을 고통과 함께 해야 했던 프리다는 해골을 통해 인생의 허망함과 삶의 즐거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불현듯 ‘산다는 것은 달고 쓰고 맵고 짜고 신 열매를 먹는 것과 같다’ 는 말이 생각나네요. 간단한 한 줄의 글과 그림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 장면에 오래도록 시선이 머뭅니다.

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있어요

꿈 꾸고 느낀 그대로를 하나의 화폭에 그림으로 표현한 프리다, 프리다가 삶과 예술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화살을 맞아 피를 흘리는 사슴의 몸에 강한 눈빛의 프리다의 얼굴을 한 ‘부상당한 사슴’이라는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이 장면…… 다친 사슴은 프리다 자신일 수도 있으며 또한 우리 자신일 수도 있겠지요.

사랑과 고통, 행복과 불행이 함께 하는 삶, 그속에서 꿈 꾼 것을 표현하고 느낀 것을 그리면서 내가 사랑하는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된 프리다가 궁극적으로 알게 된 것은 바로 …

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있어요

나는 살아 있어요!

‘살아 있음’입니다.

꿈 꾸고 느낀 것을 그려온 프리다,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그녀는 그녀가 남긴 수많은 작품을 통해 모든 이의 마음 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존재입니다. 꿈꾸는 자의 삶은 강한 생명력으로 언제나 빛납니다. 사는 것은 한바탕 빛나는 축제이며 즐겁고 신나는 놀이입니다.

작가 유이 모랄레스는 화려한 색감과 다양한 기법, 짧고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상징 속에 프리다의 삶과 인생 철학을 “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 있어요”에 담아 보는 이에게 깊은 여운을 안겨줍니다. 아이들에게는 상상의 여지를, 어른들에게는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을 가슴 깊이 새겨주는 이 그림책은 크고 작은 아픔과 사랑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살아가는 우리 인생에 대한 통찰력이 담겨 있습니다.


▶ “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 있어요”의 메이킹 필름


※ 함께 읽어보세요

프리다

프리다 (원제 : Frida)

조나 윈터 | 그림 아나 후안 | 옮김 박미나 | 문학동네

유이 모랄레스의 “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있어요”가 간결하고 아름다운 시적 언어와 콜라주 기법을 이용한 그림으로 프리다의 예술 세계를 간략하면서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 조나 윈터가 그려낸  그림책 “프리다”는 프리다의 열정 가득했던 삶을 한 권의 책에 담아 마치 프리다 자신이 그려낸 듯한 강렬하고 화려한 색감의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인물 이야기 그림책입니다. 프리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분이라면 조나 윈터가 보여주는 “프리다”도 함께 읽어 보세요.


칼데콧 수상작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0 0 votes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