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생쥐 가족과 아주 특별한 인형의 집

열다섯 생쥐 가족과 아주 특별한 인형의 집

(원제 : The Tale Of The Castle Mice)
마이클 본드 | 그림 에밀리 서튼 | 옮김 김영희 | 바둑이하우스
(발행 : 2018/09/05)


쌀쌀해진 날씨 때문일까요? 생쥐 가족의 성대한 식사 장면이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크리스마스를 떠올렸거든요. 온 가족이 오순도순 모인 식탁 위에는 행복의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열다섯 생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인형의 집”은 지난 1958년 출간한 이래 전 세계 수많은 꼬마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곰돌이 “패딩턴” 시리즈의 작가 마이클 본드의 글에 에밀리 서튼의 일러스트를 입혀 만든 그림책입니다.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에밀리 서튼의 그림이 생쥐 가족의 이야기를 더욱 따뜻하게 전달하고 있어요.

열다섯 생쥐 가족과 아주 특별한 인형의 집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로망으로 품었을 인형의 집, 감탄사가 나올 만큼 아름답습니다.  톤 다운된 차분한 색감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에밀리 서튼 그림이 포근한 인형 집의 느낌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어요.

으리으리한 백작의 성에 있는 인형 집에는 열다섯 마리의 생쥐 가족이 살고 있었어요. 앞에 벽이 없어서 집안이 다 들여다 보이는 집이었지만 생쥐 가족은 그곳을 늘 깔끔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면서 평온하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어요. 사람들이 백작의 성을 구경하러 올 시간이 되면 생쥐 가족은 재빨리 구멍에 꼭꼭 숨었습니다.

열다섯 생쥐 가족과 아주 특별한 인형의 집

아무도 모르게 인형 집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생쥐 가족은 어느 날 백작의 성이 새롭게 단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백작의 성이 화려하게 변신하자 생쥐 가족이 살고 있는 인형 집이 자꾸만 초라하게 느껴졌어요. 구경꾼들도 더 이상 인형 집에 관심을 갖지 않자 엄마 아빠 생쥐는 행여 인형 집이 버려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어요.

한바탕 소동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엄마 아빠가 걱정하는 말을 들은 아기 생쥐들이 인형 집을 깨끗하게 하려고 거품으로 청소를 하는 바람에 인형 집은 완전히 엉망이 되고 말았어요. 생쥐 가족의 행복한 시간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립니다. 엉망이 된 인형 집은 트럭에 실려 성 밖으로 나가버렸고 생쥐 가족은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어버렸어요.

열다섯 생쥐 가족과 아주 특별한 인형의 집

생쥐 가족은 정원에 있는 헛간에서 살아야 했어요. 백작의 성과 달리 헛간은 늘 음식도 모자랐고 추위 때문에 서로에게 몸을 꼭 붙이고 지내야 했습니다. 창밖으로 한때 온 가족의 보금자리인 인형 집이 있었던 백작의 성이 보입니다. 하얀 눈이 내린 창밖 풍경 역시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생쥐 가족이 현재 처한 어려운 상황 때문이겠죠.

이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생쥐 가족은 온기를 나누며 언제나 함께하고 있습니다. 작은 화분에 소박하게 꾸며놓은 크리스마스트리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생쥐 가족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어요.

열다섯 생쥐 가족과 아주 특별한 인형의 집

추운 겨울이 지나고 백작의 성에 새봄이 찾아왔습니다. 헛간 창가에 나란히 앉아 새봄맞이를 하고 있는 다정한 생쥐 가족, 창밖 멀리 보이는 성을 바라보면서 다들 옛 생각에 젖어 있는 걸까요?

네모난 창밖으로 보이는 초록빛 따사로운 봄 풍경들이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을 예고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습니다. 다시 찾아온 봄날처럼 그날 인형의 집이 새롭게 단장해 다시 백작의 성으로 돌아왔거든요.

다시 복원된 인형의 집, 이전에는 앞쪽 벽이 없어 훤하게 내부가 들여다 보였다면 이번엔 앞에 벽이 생겨 훨씬 더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이런 집에 살게 된다면 생쥐 가족이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재빨리 숨을 필요가 없겠네요. 흠,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은 아기 생쥐들의 빅 픽처였던 걸까요? ^^

열다섯 생쥐 가족과 아주 특별한 인형의 집

추운 겨울이 지나면 누구에게나 따스한 봄날이 찾아오기 마련이죠.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간 생쥐 가족이 받은 멋진 선물처럼요. 인형 집으로 돌아와 성대한 축하파티를 열고 있는 생쥐 가족들 사이에 슬그머니 끼어 함께 축배를 들고 싶어집니다. ^^

파티가 끝나고 아기 생쥐들이 잠이 들자 엄마 생쥐는 지난날을 회고합니다. 아기 생쥐들의 소동 덕분에 오늘의 행운이 찾아왔다는 엄마 생쥐의 말에 아빠 생쥐가 말했어요.

“행운은 작은 일에서 시작될 때가 많아.”

희망을 놓지 않고 함께 어려운 상황을 견뎌낸 생쥐 가족들이 얻은 것은 전보다 훨씬 화려해진 인형 집뿐만 아니라 시련 속에 더욱 단단해진 가족에 대한 사랑일 것입니다.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삶을 살던 생쥐 가족이 뜻하지 않은 위기를 겪은 후 이전보다 더 커다란 행복을 찾게 된다는 “열다섯 생쥐 가족과 아주 특별한 인형의 집”은 전형적인 옛이야기 구조를 가진 그림책이에요. 에밀리 서튼의  매력적인 그림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고 따스하게 살려내고 있습니다.

내게 닥친 힘들고 어려운 상황, 어쩌면 이것이 상황을 반전 시킬 행운의 열쇠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것을 행운으로 돌리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겠죠.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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