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말대꾸 대장

꼬박꼬박 말대꾸 대장

(원제 : And What If I Won’t?)
모린 퍼거스 | 그림 친렁 | 옮김 공경희 | 찰리북
(발행일 : 2016.8.22)


 “꼬박꼬박 말대꾸 대장”, 제목만 듣고도 ‘어, 우리 집 누구 같은데?’ 하실 엄마 아빠가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이야기의 말대꾸 대장 이름은 베니랍니다.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는 베니를 베니의 엄마는 어떻게 대하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꼬박꼬박 말대꾸 대장

“베니, 다 먹었으면 그릇 좀 갖다 줄래?”
엄마가 설거지를 하면서 말했어요.

엄마가 부탁했지만 어쩐지 베니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빈 접시를 앞에 둔 베니 표정에는 ‘말 안 듣겠음’이라고 써있는것 같네요. 엄마의 말에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베니가 한 대답은 이랬어요.

“싫다면요?”

만약 내 아이가 이렇게 답했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음, ‘생각하고 말고가 어딨어, 당장에 등짝 스매싱!…’인가요? ^^)

베니의 엄마는 차분하게 그냥 싫다고 하는 것은 버릇 없는 것이라면서 베니가 그렇게 말한다면 왜 엄마를 도와줘야 하는지 알려 줄거라고 말했어요.

꼬박꼬박 말대꾸 대장

하지만 고분고분 엄마 말을 들을 베니가 아니죠. 버릇 없는 게 좋다면서 접시를 던져 버리면 어떻게 할건지, 깨진 접시를 치우라는 말에 부엌을 더 엉망진창으로 만들면 어떻게 할건지, 반성하라 하겠다는 엄마 말에 반성 안 하고 온 집에 낙서를 하면 어떻게 할건지를 묻습니다. 제목 그대로 꼬박꼬박 말대꾸죠.^^

엄마는 베니의 말을 듣고 차분히 그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지를 이야기 해요. 이래도 저래도 정말 정말 말을 안 들으면 동물원에 줘 버리겠다고까지 했지만 베니는 그 다음 상황 그 다음 상황을 계속 만들어 엄마에게 끝도 없이 물어봅니다. ‘접시를 엄마에게 갖다 주기 싫다면?’에서 시작한 상황은 결국 동물원을 거쳐 서커스장, 우주로까지 상상여행을 떠나게 되죠.

베니는 물었어요. 자신을 외계인들마저 감당 못한다면, 그래서 다시 집으로 돌려보낸다면 어떻게 할거냐구요. 베니의 마지막 질문에 엄마는 무어라 대답했을까요? 동물원 사육사 누나도 서커스 단장님도 우주정거장 사람들도 외계인도 감당하지 못한 베니가 집에 돌아온다면 엄마는 어떻게 할지 꼭 확인해 보세요. 아마도 베니 역시 엄마에게 이 말을 듣고 싶어 꼬박꼬박 말대꾸를 했던 것 아닐까요. 모든 아이들의 말대꾸나 말썽은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나를 바라봐 주세요’ 하는 외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듭니다.

진한 감동으로 베니가 더 이상 말대꾸 하지 못하도록 만든 엄마는 그래도 가르쳐야 할 것을 잊지 않습니다.

“…… 다 먹었으면 싱크대에 그릇 갖다 놓으라고 할 거야.”

말대꾸 대장 베니, 과연 그릇을 싱크대에 가져다 놓았을까요? ^^

아직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서투른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준다면 아이들 역시 무조건적으로 떼 쓰고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지 않을 거예요. ‘내 생각이 옳고 너는 틀렸어’라는 전제하에 대화가 시작된다면 오래 가지 못합니다. 아이를 사랑하고 아낀다면 매 순간 진심으로 대하되 바르게 가르쳐야 할 것은 꼭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베니와 엄마가 나누는 대화를 아이와 역할을 나누어 읽어 보세요. 또 역할을 바꾸어 엄마가 아이 부분을, 아이가 엄마 대사 부분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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