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일 : 2014/10/20
■ 마지막 업데이트 : 2016/10/30


호박 달빛
책표지 : 윌북
호박 달빛 (원제: Pumpkin Moonshine)

글/그림 타샤 튜더 | 옮김 엄혜숙 | 윌북


호박 달빛

할머니 댁에 놀러간 실비 앤은 ‘호박 달빛’이 만들고 싶어져 가장 크고 멋진 호박을 찾아 옥수수 밭으로 나갑니다. 꽤 멀리 떨어진 언덕 위에 있는 옥수수 밭까지 강아지를 데리고 숨을 헐떡거리며 찾아 간 실비는 옥수수 다발 사이에서 커다랗고 통통한 마음에 쏙 드는 호박을 하나 발견해요.

그런데 실비가 들고 가기엔 호박이 너무 커서 눈뭉치를 굴리 듯 데굴데굴 굴려서 옮기기로 합니다. 간신히 농장으로 이어지는 길까지 호박을 굴려 온 실비. 그런데 갑자기 호박이 떼구루루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호박 달빛

바위와 덤불을 뛰어 넘으며 실비랑 강아지보다 더 빨리 굴러 내려가는 호박때문에 묶여 있던 염소가 놀라고, 닭들도 화들짝 놀라고 거위도 화를 내지만 호박은 멈출 줄 모르고 굴러갑니다. 게다가 양동이 가득 물을 들고 가는 헴멜스캠프 아저씨랑 호박이 쾅 부딪치기까지 하죠. 호박은 집에 부딪칠 때까지 멈추지 않고 굴러갔어요.

실비는 넘어진 아저씨에게 뛰어가 일어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염소와 암탉, 거위들에게도 사과를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을 할아버지에게 말씀 드려요.

호박 달빛

할아버지는 도망쳐 온 호박 윗부분을 잘라내고 실비아에게 호박씨를 모두 파내게 한 후, 호박에 눈코입을 뚫어 무시무시하고 으스스한  호박등을 만들어 주셨어요. ‘도망쳐 온 호박’이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지 않나요? 그렇게 도망쳤지만 결국 할아버지에의해 호박등이 되어버린 호박의 운명! ^^

호박 달빛

실비와 할아버지는 호박 달빛을 앞문 울타리에 올려놓았습니다. 여기서 이야기는 끝! 일 것 같지만 남은 이야기 더 들어보실래요?

실비 앤은 호박씨를 잘 보살폈어.
봄이 되자 실비는 호박씨를 심었지.
호박 덩굴이 자라 옥수수 밭 위로 굼실굼실 뻗어갔어.
호박 덩굴에는 수많은 호박이 달렸어.
이 호박들은 맛있는 호박 파이가 되거나 무서운 호박 달빛이 되어 실비 앤 같은 꼬마 아가씨들을 기쁘게 할거야.

“호박 달빛”은 미국을 대표하는 동화작가 타샤 튜더(보통 타샤 할머니라고 많이 부르죠?)의 데뷔작입니다. 고전적 수채화풍의 그림, 작고 앙증맞은 사이즈에 소박한 시골 풍경을 담은 이 그림책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보석처럼 빛나는 작품이에요. 떠들썩한 할로윈의 풍경이 아닌 소박하고 아름다운 할로윈 이야기를 담아낸 책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호박씨를 다시 심는 실비를 통해 잔잔한 감동까지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림책 속 실비는 실제 타샤 할머니의 조카라고 합니다. 타샤 할머니는 이 그림책을  실비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려고 만들었다고해요.


 ※ 윌북에서 운영하는 타샤 튜더 블로그


오늘의 그림책 놀이 : 호박등 만들기

그림책 “호박 달빛”을 읽고, 호박으로 진짜 호박등을 만들어 보세요. 내가 만들 호박등의 호박을 직접 골라보고, 호박등 만드는 과정을 온가족이 모두 함께 즐겨 보세요.

재료: 호박, 칼, 숟가락, 신문지, 양초

1. 깨끗한 호박을 하나 준비해 주세요.

호박등 만들기

직접 농사 지은 늙은 호박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호박죽을 끓여 먹어도 맛있을 것 같고,호박 설기 해먹어도 좋을 것 같은 호박이예요. 호박죽, 호박 설기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이네요. ^^ 상상만으로도 부자가 된 것 같아요. 모양도 동글동글 너무 이쁩니다. 누가 호박을 못생겼다 했을까요?

큰 호박으로 만들기 좀 아깝다 생각되시면 단호박으로 작고 앙증맞게 만들어 보세요.(^^)

2. 호박 윗부분에 칼집을 넣어주어서 뚜껑을 만듭니다.

호박등 만들기

호박 겉껍질이 단단하기 때문에 칼은 조심해서 다루셔야 해요.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할 때에는 잠깐이라도 칼을 근처에 두고 자리를 비우지 않도록 특히 조심하세요.

3. 칼집을 넣었던 호박 뚜껑을 꼭지를 잡고 들어 올려준 후, 숟가락으로 호박 속을 깨끗하게 파냅니다.

호박등 만들기

칼집넣는 작업은 엄마 아빠가 해주시고, 호박 속 파는 일은 아이에게 맡겨 보세요. 굉장히 재미있어 하기도 하고, 또 호박 속을 들여다 보면서 신기해 하기도 합니다…… (그림책 “호박 달빛”에서도 할아버지가 조각해주시면 호박 속 파는 일은 실비가 담당했어요.) 하다보면 호박 냄새가 어떤지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알게됩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소소하게 아이가 직접 보고 만지면서 체험할 거리들이 넘쳐난답니다.

4. 어떤 모양의 호박등을 만들지 아이들과 잘 상의 한 후, 호박에 매직으로 그림을 그리고, 칼로 파주세요.

호박등 만들기

가장 일반적인 모양의 호박등으로 파주었습니다. 직선 보다는 곡선인 입모양 파주기가 쉽지 않았어요.  엄마 아빠가 칼집은 넣어주고, 아이들이 포크등을 이용해 눈 코 입을 파내도록 역할을 잘 분담해 보세요. 끝까지 집중해서 칼은 조심스럽게 다루어 주세요.

5. 호박 바닥에 양초를 넣고 불을 켠 후, 호박 뚜껑을 덮어주었습니다.

호박등 만들기

양초를 넣고 불을 켜니 오~ 제법 훨씬 분위기가 살아나네요.

6. 주변 불을 모두 끄면 훨씬 더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호박등 만들기

불끄고 나면 아이들이 꺄르르~~ 더 좋아해요. 호박이 정말 살아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그림책 “호박 달빛”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할로윈과 ‘호박 달빛’의 유래에 관해 이런 설명이 있습니다.

호박 달빛의 원래 이름은 잭의 등불(Jack O’s Lantern) 이에요.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궁금하지요? 옛날에 잭이라는 사람이 악마를 골탕 먹인 죄로 천국도 지옥도 가지 못한 채 어둠 속을 떠돌아야 하는 벌을 받았어요. 잭은 악마에게 부탁해서 작은 불빛을 얻을 수 있었답니다. 잭은 호박을 파낸 뒤에 소중한 불빛을 안에 넣어두고 어두은 길을 비추며 길을 찾아 다녔다고 전해지지요.

할로윈 파티에 대해 다른 나라 축제를 우리 나라로 끌어들여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이야기들도 많지만 아이들과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아보면서 소소하게 즐긴다면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트에 가면 플라스틱 제품들도 많지만 실제 호박으로 진짜 호박등 재미있게 만들어 보시고, 호박씨도 잘 말려서 맛있게 드시고 몇 개쯤 남겨 두었다가 내년 봄에 호박씨를 심어 보세요. 호박 하나로 부자의 마음을 누려볼 수 있을 겁니다. 🙂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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