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보았을 법한 질문입니다. 이 질문 속에는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내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의문까지 포함하고 있어요. ‘나’에서 출발한 단순한 이 질문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두 권의 그림책 “나는요”와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를 보면서 우리 함께 생각해 볼까요? 철학은 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나는요,

나는요,

글/그림 김희경 | 여유당
(발행 : 2019/08/15)

구름을 바라보고 있는 걸까요? 푸른 하늘을 감상하고 있는걸까요? 조용히 앉아있는 치타의 뒷모습, 깊은 사색에 잠긴 것처럼 보입니다.

나는요,

세상에는 수많은 나가 있어요.
나는요,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누구일까요?’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 생각해 본적 있을 거예요. 나는 어디에서 왔고 나의 본질은 무엇이며 나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나 하는 생각들 말이죠. 점점이 흐트러진 색색깔 작은 동그라미는 그런 추상적인 생각의 조각처럼 보입니다.

나는요,

작은 생각들이 이어지며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작은 일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겁 많은 나는 사슴 같아요. 나만의 공간에 있을 때 편안해지는 내 모습은 숲속 나무 아래 가장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나무늘보처럼 보일 때도 있어요.

나는요,

처음 도전하는 순간 온몸이 떨리는 내 모습은 날치의 모습에 비유했어요. 물밖 세상으로 날아올라 멀리 비상하는 수많은 날치떼의 모습이 사뭇 비장해 보입니다.

나는요,

그림책 속 내 모습은 정체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해요. 문어로 토끼로 화난 코뿔소의 모습으로 가을밤 귀뚜라미로… 상황에 따라 장소에 따라 기분에 따라 제각기 다른 내 모습, 하지만 여전히 알쏭달쏭합니다.

나는요,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요,

딱 한 개의 정답을 갖고 있다면 삶이 이렇게 어지럽지도 알쏭달쏭하지도 않을 거예요. 내 속에는 수많은 내가 살고 있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색깔들처럼 말이에요. 예쁘건 예쁘지 않건 인정하고 싶지 않건 인정하고 싶건 이 모든 모습이 한 데 모여 바로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어요. 나는요,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있는 투명하면서도 알록달록한 이 모든 것입니다.

색깔 없는 아이가 다양한 색깔의 동물들을 꼭 안아주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내 안에 존재하는 나의 모습들을 모두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나를 이해하는 첫 출발점 아닐까요?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인가요? 어떤 색깔을 띠고 있나요?

김희경 작가의 투명하리만치 아름다운 그림이 나를 주제로 한 이야기와 너무나 잘 어우러지는 그림책 “나는요,”였습니다.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글/그림 황성혜 | 달그림
(발행 : 2019/02/28)

“나는요,”가 내 속에 숨겨진 나의 모습들을 다양한 동물들에 비유해 보여주고 있다면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는 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나로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담고 있는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 역시 첫 질문은 똑같아요.

나는 누구일까요?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처음에는 작은 동그라미에서 시작했어요. 어떤 동그라미는 까만색, 어떤 동그라미는 빨간색, 어떤 동그라미는 투명해요. 노란색으로 채워진 것들도 있고요. 모두 이렇게 단순한 동그라미에서 시작했지만 똑같지는 않아요. 동그라미는 동그라미지만 조금씩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어느 날 동그라미에게 푸른색 커다란 꿈이 다가왔어요. 파란 꿈은 모두에게 파랑을 남겼지만 그 파랑은 동그라미 속으로 들어가 저마다 다 다른 자국을 남깁니다. 그 뒤로 새빨갛고 아주 강렬한 열정이 찾아왔어요. 곧이어 투명한 모습의 상상이 찾아왔고 갈등도 아픔도 차례차례 동그라미들을 찾아옵니다.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무언가 동그라미들을 찾아올 때마다 동그라미들의 모습은 조금씩 조금씩 달라졌어요.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왔지만 그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는지에 따라 저마다 제각기 다 다른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어느 날 어둠이 찾아와 이들을 짓눌렀어요. 모두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힘겨운 순간이었지만 온 힘을 다해 어둠을 걷어냅니다. 어둠을 걷어낸 자리는 전에 없이 더 환해 보입니다. 따뜻한 빛으로 가득 찬 평화로운 세상을 다시 맞이하는 동그라미들, 아픔 역시 이들에게 까만 흔적을 남겼어요.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파랗고 빨갛고 까맣고 투명하고 복잡한 나.
나는 이런 내가 좋아요.

우리는 모두 파랗고 빨갛고 까맣고 투명해요.
하지만 조금씩 다 다르지요.

살면서 겪는 다양한 기쁨과 슬픔, 갈등과 아픔, 모든 것들이 우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그것들은 우리들에게 작든 크든 어떤 흔적을 남기죠. 그렇게 만들어진 흔적이 우리의 내면을 채워갑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져요.

지금의 ‘나’를 만들어온 삶의 흔적을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보여주는 그림책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아픔도 내 모습의 하나입니다. 기쁨도 갈등도 모두 내 모습의 하나예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나도 달라질 것입니다. 수많은 흔적을 온몸에 아로새기며 여기까지 온 너와 나, 그래서 우리는 모두 소중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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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2 Replies to “나는 누구일까요? : 나는요 vs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1. 가슴 콩콩거리며 잘 읽었습니다. 멋진 리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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