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P

행성-P

글/그림 유가은 | 브와포레
(발행 : 2018/10/30)

2018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독특한 제목과 표지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외계 행성의 이야기일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겨 보니 면지 가득 밤하늘이 담겨있습니다. 까만 밤하늘에 총총 빛나는 별들, 저 많은 별들 중 어디엔가 우리처럼 생긴 생명체가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그림책 “행성-P”를 펼쳐 보았습니다.

행성-P

작은 행성에
조금 수상해 보이는
초록 외계인들이 찾아왔습니다.

울퉁불퉁한 모양에 독특하고 신비로운 색을 띠고 있는 작은 행성을 찾아온 초록 외계인, 뭔가 낯익게 느껴지지 않나요? 제가 보기엔 조카들 밥그릇에서 요리조리 밀려나있는 초록 완두콩 같아요. 동글동글한 몸집만큼이나 표정은 또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요.

초록 외계인이 이 작은 행성을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이어 이어지는 초록 외계인의 행동들은 정말 수상합니다.

행성-P

행성 여기저기를 탐사하고 둘러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초록 외계인들은 작은 캡슐로 갈아타고 행성 안쪽으로 들어갔어요. 그곳에서 초록 외계인들은 행성을 조금씩 조금씩 바꿔놓기 시작합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동안 행성 역시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행성 속에 수많은 방이 생기고 길이 만들어졌어요. 저 멀리 새로운 행성들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쪽 행성 안쪽에서도 초록 외계인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어요. 행성과 행성 사이를 연결하는 길이 열리고 높은기둥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초록 외계인이 움직이며 만들어낸 길이 복잡한 회로도를 보는 것 같습니다. 텅 비어있던 행성 내부가 조금씩 변화하며 복잡하게 변신하는 모습은 마치 세포 분열을 거듭하며 새로운 생명체로 거듭나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행성-P

초록 에너지로 가득한 행성-P, 초록 외계인들은 들판에서 부지런히 모은 에너지를 행성 이곳저곳으로 나누어 주었어요.

연결 통로를 통해 서로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작은 행성들의 모습, 초록 에너지로 가득한 행성에게서 생명의 힘이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처음 초록 외계인들이 도착했을 때 작은 행성에게서 느껴졌던 쓸쓸하고 황량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없어요.

행성-P

모든 임무를 마친 초록 외계인들이 처음 타고 왔던 작은 우주선으로 돌아갑니다. 외계인들은 자신들이 가꾸었던 행성을 어딘가로 데려갔어요. 우주선 밖으로 나온 거대한 기계손이 행성을 꼭 쥐고 밤하늘을 날아갑니다. 아련하게 멀어지는 우주선, 그리고 우주선에 이끌려 어딘가로 날아가는 작은 행성. 대체 이들은 작은 행성을 어디로 데려가는 걸까요?

아스라이 멀어지는 우주선과 행성은 이들의 행선지를 궁금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다음 장을 넘기면 이런 장면이 등장해요.

행성-P

오늘따라
식탁 위의 채소들이 무척 특별해 보입니다.

저마다 다양한 포즈로 다양한 ‘Good’을 들고 있는 초록 외계인들의 장난 가득한 표정이 재밌습니다. 그들이 정성껏 가꾼 행성의 정체, 눈치채셨죠? ^^

무얼 해서 만들어 먹어도 포근포근 바삭바삭 맛있는 감자, 감자가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초록 외계인들의 사랑과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았을지 상상해 보니 감자 한 알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어디 감자뿐일까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온 우주의 깊은 사랑과 수고가 담겨있어요.

유가은 작가는 싹이 난 감자 한 알에서 그림책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메마른 감자 껍질을 뚫고 나온 감자 싹 저 아래에서 움틀 하는 생명력을 느낀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된 또 다른 에너지, 그 에너지가 만들어 낸 멋진 그림책 한 권이 바로 “행성-P”입니다.

감자 한 알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독특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엮어낸 그림책 “행성-P”,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소중하고 특별하다고 그림책이 소곤소곤 재미있게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0 0 votes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