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요
책표지 : Daum 책
많아요 : 함께 살아가는 지구 생물 이야기

(원제 : Lots)
니콜라 데이비스 | 그림 에밀리 서튼 | 옮김 박소연 | 달리
(발행 : 2018/05/29)


“아주 작은 친구들”같은 생물학 분야의 그림책에서부터 “약속”처럼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담긴 그림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 니콜라 데이비스의 신간 “많아요”2018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입니다. 참고로 20권의 후보작 중에 니콜라 데이비스의 작품이 네 권이나 포함되었고, 이 중 두 권은 최종 후보에까지 오를만큼 그 역량이 충분히 입증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글판 출간은 많지 않아 아쉬운 작가이기도 해요.

아이들에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딱 알맞는 수준의 지식 정보 그림책 “많아요”, 차분한 색감과 뛰어난 구성력을 가진 에밀리 서튼과 다재다능한 이야기꾼 니콜라 데이비스가 “아주 작은 친구들“에 이어 콤비로 선보이는 과학 그림책입니다.

많아요

지구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을지 궁금해하던 아이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하나 둘 숫자를 세어보다 이렇게 말합니다.

와, 많네요!

‘와, 많네요!’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는 감탄사죠? ^^

지구에는 기린부터 새, 나비, 물고기, 버섯, 개구리, 게까지 아주 다양한 생명체가 어우러져 살고 있어요. 코끼리나 참나무처럼 커다란 생물도 있지만 버섯이나 미생물처럼 작거나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들도 있죠. 새의 깃털이나 딱정벌레의 등, 메마른 사막 외딴섬뿐만 아니라 펄펄 끓는 화산 웅덩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살아가는 생물들도 많이 있답니다.

다양한 모습, 다양한 장소,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지구 생물들, 생명체가 살고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라도 그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아이의 눈빛이 사뭇 진지합니다.

많아요

지구상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나하나 세어보면 어떨까요? 하지만 지구에 사는 생물들을 세어보는 건 쉽지 않아요. 정글 속 키 큰 나무 꼭대기나 깊은 바닷속처럼 살펴보기 어려운 곳이 많기 때문이에요. 또 다른 생물처럼 보이지만 같은 것도 있고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생물들도 있어 헷갈리기도 해요.

그림책 제목 그대로 생물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수를 알기가 어려워요. 바닷속에 한 공간 안에 사는 수많은 생명체들을 보고 놀라워하는 아이의 모습만 봐도 지구에 사는 생물의 수를 세어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많아요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은 2만 종류이고 매년 새로운 생물이 수 천 종류가 발견된다고 합니다. 이 페이지에 등장하는 생물은 지난 50년 사이에 발견된 것들이에요. 50년 전에는 수수께끼숲새매나 회색얼굴코끼리땃쥐, 스펀지밥 곰팡이, 돼지코개구리가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몰랐다는 사실이 놀랍고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저 역시 처음 들어보는 이름를 거진 동물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마치 내가 발견한 생물인 것 같아 이 페이지에 눈길이 오래오래 머물렀습니다.

생물을 발견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자연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동물과 동물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 뿐 아니라 식물과 동물이 어떤 관계에 놓여있고 그들 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까지도 알 수 있거든요.

많아요

생물 하나하나가 모여
아름답고 커다란 자연을 이루지요.
모두가 소중한 존재예요.

이렇게나 다채롭고 이렇게나 아름다운 자연, 그 속에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은 하나하나 모두 아름답고 고귀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너무 많이 더럽히고 너무 많이 잡고 너무 많이 파괴해 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보금자리를 잃고 쫓겨난 동물과 식물들이 지구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황폐해진 숲속에서 슬픈 눈망울로 보금자리를 둘러보는 동물들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은 안타까움으로 가득합니다.

많아요

많고 많은 생물들이 이미 지구에서 사라져 버렸어요. 발견하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 생물들도 있어요.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동물들 베트남 자바코뿔소, 동부토끼왈라비, 코끼리거북, 도도, 웃는올빼미…… 맑은 눈동자를 가진 그들의 눈빛이 더욱 슬퍼 보이는 건 그 책임의 아주 큰 부분이 우리 탓이기 때문이겠죠.

지구에 얼마나 다양한 생물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자신만만하게 나섰던 아이의 어깨가 움츠러들었습니다.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을 살펴보면서 ‘많아요!’하고 감탄사를 내뱉던 아이는 자신이 깨달은 것을 독백처럼 읊조리며 이야기를 맺습니다.

생물이 하나 둘 사라져
지구에 사는 생물의 종류가 적어지면
사람도 살 수 없어요.

혼자서는 말이죠.

셀 수 없을 만큼 많아 보이는 생명체들도 우리가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을 잊고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면 한순간에 무너져버린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보여주고 들려주는 그림책 “많아요”, 부분부분들이 모여 커다란 세상을 이루고 그 세상은 다양한 생명체들이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을 때 더욱 아름답게 빛이 납니다. 누구 하나 소외됨 없이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진정 모두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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