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긴 긴 겨울 칼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어떤 나무는 보송보송 솜털로, 또 어떤 나무는 딱딱한 가시의 모습을 한 겨울눈으로 긴 겨울을 납니다. 그 오랜 기다림과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야만 하는 겨울눈 속에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꽃들이, 연초록 이파리들이 살그머니 숨어 있습니다. 따뜻한 봄이 오면 약속이라도 한 듯 작은 겨울눈이 부풀어 오르다 어느 순간 활짝 깨어나는 봄꽃들, 연초록 이파리들! 그 작은 생명의 힘이 신기해 가지 끝에 매달린 겨울눈을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봅니다.

어린시절, 과수원 한가운데 그림같은 집에 살았던 친구네 놀러가면 사계절 모두 꽃 축제, 열매 축제, 눈꽃 축제였던 기억이 선합니다. 배꽃 흩날릴 무렵 과수원에서 결혼하고 싶다며 웃던 친구의 수줍은 미소가 목련꽃처럼 떠오르는 봄날, 아파트 양지바른 화단에서 아직은 두꺼운 털옷같은 겨울눈을 오므린 채 때를 기다리고 있는 목련 나무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짧은 시간 탐스러운 꽃송이가 화려하게 피어났다가 급하게 지는 목련. 그 화사하고 탐스러운 목련꽃이 유독 기다려지는 봄날이네요.


겨울눈아 봄꽃들아
책표지 : Daum 책
겨울눈아 봄꽃들아

글/그림 이제호 | 한림출판사

“겨울눈아 봄꽃들아” 는 목련부터 진달래, 벚나무, 오동나무, 가죽나무, 감나무, 화살나무, 음나무, 사과나무, 단풍나무, 호두나무, 버즘나무까지 12그루 나무의 겨울눈과 꽃, 새싹을 세밀화로 표현한 그림책이예요. 흔히 뒷동산에서 혹은 아파트 화단에서 만날 수 있는 잘 아는 나무들도 있지만 이런 나무도 있나 싶은 생소한 나무들도 있어요. 과학그림책으로 분류 되었지만 나무 하나하나마다 시처럼 적힌 주옥같은 글들이 세밀화로 그려진 섬세한 그림과 잘 어우러져 한 편의 시화집을 들여다 보는 느낌입니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이제호 작가는 “세밀화로 그린 보리 아기 그림책” 시리즈,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나무 도감”, “세밀화로 그린 나무도감”, “들나물 하러 가자”, “할머니 농사일기”, “아주 작은 씨앗이 자라서” 등의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봄을 담은 그림책들

봄맞이 그림책 놀이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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