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날씨가 차가워지니 주변 이웃들에게 눈길이 갑니다. 가끔씩 길에서 마주쳤던 길고양이는 다가오는 겨울을 어디에서 날까? 요즘 폐지 값이 자꾸 떨어진다는데 폐지 모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괜찮으실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집 밖을 나갈 때 혹시 몰라 사놓았던 고양이 간식을 챙겨 넣어봅니다. 택배 가져오시는 분들께 전해줄 음료수 하나 준비해 둡니다. 세상에 온기를 더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봅니다. 알고 보면 우린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배려하는 마음을 담은 따뜻한 그림책 두 권을 준비했어요. 작은 관심과 배려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는 그림책 “꽃잎 아파트”“자코의 정원”입니다.


꽃잎 아파트

꽃잎 아파트

글/그림 백은하 | 웅진주니어
(발행 : 2019/05/30)

이름만 들어도 향기로운 꽃 냄새가 폴폴 풍겨 나올 것 같은 꽃잎 아파트,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요. 제멋대로인 별난 이웃들이 모두 모여 사는 곳이 바로 이곳 꽃잎 아파트거든요.

꽃잎 아파트

칸칸이 비치는 희미한 실루엣만 보고도 대략 짐작이 갑니다. 뭔가 소란스럽고 정신없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아시죠? 공동 주택에서 살아본 분들은요. 예민한 아래층 때문에 위층 사람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만 같고, 아래층은 아래층대로 배려 없는 위층 사람들 때문에 일상이 소음과의 전쟁입니다. 편하자고 돌아온 집에서 맘 편히 지내지 못하고 예민하고 날카로워지는 그런 상황, 꽃잎 아파트에 사는 이들이 지금 그래요.

꽃잎 아파트

기분 전환을 위해 과자를 먹는 것까지야 괜찮아요. 그런데 돼지는 자신의 흘린 쓰레기를 치우는 건 생각해 본적도 없어요. 보다 못해 캥거루가 ‘네가 흘린 쓰레기는 줍고 가’라고 잔소리합니다. 그렇다고 캥거루가 남을 배려하는 이웃은 아니에요. 남의 티끌은 눈곱만큼도 못 봐주면서 자신에게는 아주 관대하거든요. 집안에서 쿵쿵 신나게 운동하는 캥거루 때문에 아래층 원숭이는 그림 그리는데 집중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원숭이 역시 틈만 나면 놀이터에 마음껏 낙서를 해댔으니 정말 이기적인 이웃들입니다.

이렇게 이기적인 주민들 때문에 꽃잎 아파트는 엉망진창이에요. 더럽고 시끄럽고 불편하다며 다들 투덜투덜, 틈만 나면 싸움을 하며 서로에게 이렇게 소리쳤어요.

너 때문이야!

꽃잎 아파트

그러던 어느 날 꽃잎 아파트에 한 소녀가 이사를 왔어요. 이사 온 그날부터 소녀는 아파트 주변에 작은 씨를 뿌리고 꽃을 심고 물을 주며 가꾸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소녀가 가꾼 꽃들이 아파트를 채우자 아파트는 꽃향기로 가득하게 됩니다.

서로에 대한 불만 때문에 늘 화가 나있던 이웃들 얼굴에 화사한 웃음이 감돌았어요. 꽃을 가꾸기 시작하자 원숭이는 자기가 그렸던 낙서를 지웠고 돼지는 쓰레기를 주웠어요. 작은 것 하나부터 바꿔가면서 꽃잎 아파트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번져가면서 다투는 소리는 슬그머니 사라졌어요.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던 손에 향기로운 꽃이 들려 있어요. 이제 꽃잎 아파트 이웃들은 서로에게 이렇게 말해요.

네 덕분이야!

꽃잎 아파트

다시 태어난 꽃잎 아파트,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만들어요.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배려하는 어여쁜 마음으로. 꽃잎 아파트의 작은 변화의 시작은 백 마디 천 마디의 잔소리가 아닌 한 소녀의 묵묵한 실천이었습니다.

말린 꽃잎을 사용해 그린 그림에서 진한 꽃향기가 퍼져 나올 것 같아요. 세상을 물들이는 아름다운 향기, 배려하는 마음이야말로 꽃입니다.


자코의 정원

자코의 정원

(원제 : Le Jardin De Jaco)
글/그림 마리안느 뒤비크 | 옮김 임나무 | 고래뱃속
(발행 : 2019/09/30)

평화롭고 한가로운 자코의 정원에 어느 날 작은 사건이 일어납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작은 열매에 자코가 머리를 맞았어요. 그 바람에 자코의 모자가 완전히 찌그러져 버렸어요.

자코의 정원

자코 머리에 맞고 튕겨나간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곧이어 뻗어 나온 뿌리 때문에 두더지의 집 욕실 천장에 미세하게 금이 가게 됩니다.

자코의 정원

몇 번이나 수리를 했지만  상황은 점점 나빠졌어요. 식물이 자라면서 여기저기 뻗어나간 뿌리가 두더지의 욕실 천장뿐 아니라 들쥐 가족의 집도 건드렸거든요. 개미들은 뿌리를 피해서 자꾸만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했으니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어요.

자코의 정원

결국 불편한 상황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정원의 주민들은 식물을 자르기로 했어요. 원인이 없어지면 불편한 상황도 없어질 테니까요.

그때 이 상황을 지켜보던 자코가 나서서 식물 덕분에 좋아진 점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식량이 생겨났다는 점이었어요. 땅속에 사느라 밖의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정원의 주민들은 그제서야 자코가 말한 탐스러운 토마토를 보게 됩니다.

자코의 정원

정원의 주민들은 식물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자신들이 조금씩 바꾸면 되니까요. 두더지는 들쥐에게 자신의 방 하나를 내어주었어요. 개미들은 식물의 뿌리가 지나지 않는 길을 새로 팠고요. 고독한 지렁이는 새로운 친구가 생겼죠. 관점을 바꾸고 나니 모두가 함께 행복해졌어요.

조그만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면서 미묘하게 변하는 마을 풍경을 감상해 보세요. 사랑스러운 이야기와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아주 잘 어울리는 이 그림책은 마리안느 뒤비크의 작품입니다. 씨앗 때문에 정원 주민들은 조금 불편해졌지만 또 씨앗 덕분에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을 알게 되었어요. 생명에 대한 사랑 그리고 배려, 그것의 출발점은 자코의 작은 관심과 따뜻한 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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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2 Replies to “배려하는 마음 : 꽃잎 아파트 vs 자코의 정원

  1. 정신과 육체가 건강한 사람에게 가능한 것이 [배려]라고 생각해요~~

    배려가 필요한 시대라는 것은 그만큼 마음과 몸이 피폐한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네요. 향기가 날 것만 같은 그림책, 귀여운 동물들의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가득한 그림책 소개 감사하니다. ^^

    늘 조용하게 방문하며 감사함 느끼고 있어요.

    추운 계절 늘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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