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은 밤마다 시끄러워!
책표지 : Daum 책
위층은 밤마다 시끄러워!

(원제 : Noisy Night)
맥 바넷 | 그림 브라이언 빅스 | 옮김 마술연필 | 보물창고
(발행 : 2018/03/20)


아파트나 빌라 같은 형태의 공동주택에 살다 보면 층간 소음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가해자라서 한없이 미안해해야 하고, 또 어떤 때는 피해자가 되어 심각한 고통을 받기도 하죠. 극도로 예민한 아래층 사람을 만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밤낮없이 쿵쾅대는 위층 사람을 만나는 것도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닙니다. 맥 바넷의 신작 “위층은 밤마다 시끄러워!”는 바로 이런 층간 소음 문제를 다룬 그림책입니다. 이들은 이 골치 아픈 문제에 대해 과연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까요?

위층은 밤마다 시끄러워!

불 꺼진 방, 잠자리에 들기 위해 침대에 누웠던 아이가 눈을 번쩍 뜨고 말았어요. 위층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잠이 달아난 모양이에요. 정확히 아이 침대 위쪽에서 들려오는 ‘랄랄라라라~’소리, 아이는 천장을 바라보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이 밤중에 내 머리 위에서 나는
저 소리는 뭐지?

그림 한 장에 아이의 침실을 메인으로 놓고 위층에 사는 사람의 모습을 살짝 등장시킵니다. 보이지 않기에 각자 서로 분리된 별도의 공간에 살고 있다 생각할지 몰라도 실상은 아래층 사람에겐 천장이고 위층 사람에게는 바닥, 두 집이 천장과 바닥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한 화면에 보여주고 있어요. 이야기의 배경은 이제 소음을 따라 위층으로 옮겨집니다.

위층은 밤마다 시끄러워!

예상했던 대로 위층에 사는 아저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한밤중에. ‘저 소리는 뭐지?’하고 물었던 아이의 목소리가 아저씨 발밑에서 들려옵니다. 한 아저씨가 내 머리 위에서 오페라 연습을 하고 있다고.

아저씨는 바로 아래층에서 자신의 노랫소리 때문에 한 아이가 잠자리에 막 들었다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아무리 멋들어진 소리라고 해도 이제 막 잠에 들려는 사람에게는 시끄럽고 성가신 소음일 뿐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남이야 잠을 자든 말든 밤중에 오페라 연습을 하던 아저씨 머리 위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와요. ‘맘마~ 맘마~’ 소리로 미루어 보아 위층 아기가 옹알이를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좀 전 노래를 부를 때와 달리 위쪽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질색하고 있는 아저씨 표정 좀 보세요.

위층은 밤마다 시끄러워!

이야기는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소리를 따라 계속 올라가며 반복됩니다. 한밤중에 자신이 내는 소음은 생각하지도 않고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는 다들 한결같이 반응하죠. ‘저 소리는 뭐지?’하고요. 양의 울음소리, 카우보이들의 신나는 웃음 소리, 트럼펫 연주 소리……. 이게 말이 돼? 싶다가도 요즘 층간 소음 문제를 다룬 기사들을 읽다 보면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예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층간 소음이란 게 가해자 입장에서는 일상을 살다보면 당연히 날 수밖에 없는 소리일 뿐인데 피해자에게는 엄청난 소음이 되는 것이니까요.

작가 브라이언 빅스는 화면을 분할해 한 공간 안에 다른 이웃의 소리를 집어넣는 방법으로 공동 주거지인 아파트가 오롯이 나 혼자만의 공간이 아님을 아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왼쪽 페이지 아래쪽으로는 아래층 사람의 목소리를, 오른쪽 페이지의 위쪽 공간에는 위층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집어넣어 같은 공간 안에서 가해자일 때와 피해자일 때 입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위층은 밤마다 시끄러워!

랄랄라라라~, 맘마~ 맘마~, 매애~ 매애~, 하하하!, 빰빠라밤, 까악까악!, 야야~ 야야야야~, 차차차~

머리 위에서 들리는 소음을 따라 올라가고 올라가고 또 올라가다 마침내 꼭대기층 바로 아래집까지 이르렀습니다. 한 쌍의 연인이 함께 신나게 춤을 추다 이런 소리를 들었어요.

꿍얼꿍얼~

이 밤중에
우리 머리 위에서 나는
저 소리는 뭐지?

꿍얼꿍얼~은 무얼하는 소리일까요?

위층은 밤마다 시끄러워!

꼭대기 층에서 잠을 청하고 있던 한 할아버지가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음에 시달리다 결국은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어요. 그만들 하고 잠 좀 자자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할아버지 얼굴에 노여움이 가득합니다. 정작 자신이 내는 소음은 돌아보지 않는 이기주의 끝판왕인 사람들도 소음을 따라 한 층 한 층 올라가다 보면 위층 사람은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각종 소리에 이렇게 시달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겠죠?

이야기는 어떻게 마무리되었을까요? 맥 바넷식 깔끔한 유머와 익살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인 그림을 선보인 브라이언 빅스가 연출한 그림책 마지막 장면은 직접 확인해 보세요.

잠자리에 들려던 어린아이에게서 시작되어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었던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마무리된 한밤의 소동으로 층간 소음의 진짜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그림책 “위층은 밤마다 시끄러워!”, 구구절절 긴 이야기보다는 간결하고 깔끔한 스토리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쿵!’하고 울리게 만드는 맥 바넷의 글솜씨는 이 그림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어요.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부분인지, 진정한 배려와 이해가 무엇인지 한 번쯤 스스로를 돌아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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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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