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 눈을 뜨다

아주 오랜 옛날, 이 세상이 아직 생기기 전에 마고 할머니가 사는 커다란 성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모두 착하고 맑은 눈을 가졌었대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어울려 지내는 평화로운 세상이었죠. 하늘에는 봉황이 날아다니며 노래를 했대요. 봉황의 울음 소리는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고, 봉황의 날갯짓은 사람들의 마음을 지켜 주었다고 해요.

그런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순수함을 잃고 욕심을 내고 서로 다투기 시작했어요. 봉황이 아무리 경고의 울음 소리를 터트려도 소용이 없었어요. 결국 마고 할머니는 사람들을 성 밖으로 쫓아내었고, 사람들은 짐승들을 잡아 먹고 서로 미워하고 싸우며 지내게 되었죠.

이 모습을 본 봉황은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며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 바다에 몸을 던집니다. 봉황이 뛰어든 바다에서 넓은 땅이 솟아 오르자 사람들은 그 곳에 정착해서 봉황의 고마움을 기리며 살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생겨난 우리나라의 창세신화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지형을 보며 어떤 사람들은 그 모습이 토끼를 닮았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호랑이를 닮았다고 하죠. 그런데, 봉황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보니 토끼니 호랑이니 하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이고 국지적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봉황의 기를 받아 생성되었던 넓디 넓은 세상의 중심이요 으뜸인 자리에 있는 바로 봉황의 머리였으니 말입니다.

가만히 보니 한국은 봉황의 머리네요.
일본과 중국은 양쪽 날개이고,
몽골과 만주 벌판은 봉황의 몸통이고요.
원래 이들은 크게 한 몸이었군요.

이제 이곳 사람들은 더 이상 다투지 않는 봉황의 사람들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랍니다.

솔직히 요즘의 국내외 정세를 보고 있자면 과연 우리가 봉황의 양쪽 날개인 일본과 중국을 감싸고 포용하는 머리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본은 시대를 역행하는 몰염치한 짓들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서슴치 않고 저지르고 있고, 중국은 터무니 없는 동북공정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왜곡해대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우리가 어려서 배웠던 약자이자 피해자 입장에서의 움츠린 역사관에 비하면 봉황의 세계관은 사뭇 그 포부와 기백이 느껴져서 왠지 가슴이 벅차 오르는 듯 합니다. 엄마 아빠는 ‘숱한 외침을 이겨내고 버텨 온’ 약자이자 피해자의 역사를 배웠지만, 우리 아이들은 ‘주변국을 아우르고 세계의 중심에서 비상하는’ 넓고 높은 세계관을 배우고, 실제로 세상의 중심에서 자기 자신을 빛내고, 대한민국의 기치를 드높이는 역사의 주역들이 되기를 꿈 꾸고 싶습니다.

물론, 아이들에겐 아직 어려운 이야기일 뿐이겠죠? 우리 땅, 우리 민족의 창세신화를 들려 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을겁니다. 남의 역사, 남의 신화와 전설이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니까요.


봉황, 눈을 뜨다
책표지 : Daum 책
봉황, 눈을 뜨다

글 박세당, 그림 이경은, 재미마주

“봉황, 눈을 뜨다”는 우리나라의 창세신화라고 할 수 있는 마고신화를 바탕으로 현재의 동북아시아 지역의 중심국인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에 앞장서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단군신화가 우리 민족 최초의 건국 신화라고 한다면 마고신화는 단군 이전의 세상이 어떻게 생겨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땅과 우리 민족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근원을 아이들에게 가르침으로써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주고, 그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앞장 서는 훌륭한 인재로 자라 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봉황 눈을 뜨다
‘눈 뜬 봉황’ 원본

멀리 시베리아로부터 한반도에 정착한 우리 한민족을 비롯하여 주변 국가에 널리 퍼져 살았던 여러 봉황 민족들이 이렇게 옛날의 기억을 되찾게 될 때, 서로 싸우지 않고 조화를 이루게 된다는 전설을 토대로 여러분들이 장차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림이랍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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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고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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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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