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 1994-2014
그림 박건웅 | 글 문은아 | 노란상상
(2024/03/25)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날의 상처는 여전히 깊습니다. 생존자들과 유가족들 역시 아픔의 시간을 살아왔기에 감히 깊이 공감한다는 말을 꺼낼 수조차 없지만 아무리 애써도 지워지지 않는 그 기억은 우리 사회 모두의 아픔입니다.
5.18 문학상 동화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문은아 작가가 글을 쓰고, 우리 사회의 어둡고 아픈 이야기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헤쳐 온 만화가 박건웅 작가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 『세월 : 1994-2014』가 최근에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 함께 읽는 것으로 추모의 마음 나누고자 합니다.
이 그림책은 목적지에 닿지 못한 여객선, 놓쳐 버린 승객들을 기다리는 여객선 세월호의 시점으로 써 내려간 2014년 4월 16일, 그날 전후의 기록입니다.
승객 전원 구조… 이 장면으로 시작된 유가족과 생존자, 그리고 국민들의 트라우마, 그리고 관계자들의 진실 은폐.
박건웅 작가는 진실을 덮어 버린 채 그저 잊기를 강요하는 세력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이들은 시간이 약이라고 위로한다. 그러나 시간은 약이 아니다. 치유되지 않고, 기억하지 않고, 무뎌지고, 잊히는 건 약이 아니다. 10년이란 시간은 공간을 잡아먹고 모든 것을 낯설게 만들지언정 사람의 자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자리를 그리워하는 모든 분들이 평화로울 그날을 그려 본다.
나는 증거다.
꿋꿋이 버티고 서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죽음,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참사를
끝끝내 증언할 것이다.
10년이 지났습니다. 잊혀질 법도 하지만 잊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그 아픔을 향해 막말을 내뱉는 세력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존재는 여전히 밝혀내지 못한 진실이 남아 있다는 방증입니다. 스러져간 어린 생명들을 향한 추모의 마음과 함께 생존자 및 유가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들과 연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도 결코 잊지 않고 있음을, 우리가 언제나 함께하고 있음을 그들이 잊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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