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꼴딱고개 꿀떡

책표지 : 파랑새
책표지 : 파랑새
꼴딱고개 꿀떡

글/그림 김지연 | 파랑새
(발행일 : 2016/08/05)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꼴딱고개 꿀떡”이란 제목이 재미있어 자꾸만 입으로 따라해봅니다. 꼴딱고개 꿀떡 꼴딱고개 꿀떡 깔딱고개 꼴떡 꿀떡고개 깔딱 깔딱고개 꼴딱…… 이거 돌아가면서 한 번씩 더 늘려서 말하기 게임으로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는데요. ^^ 우리 전통문화를 소재로 참신하고 신선한 그림책을 선보여왔던 김지연 작가의 신작이어서 그런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 화려한 표지, 재미난 제목에 그림책을 펼치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즐거워집니다.

옹달샘이 퐁퐁 솟는 꼴딱고개에 꿀떡집이 하나 있었어.
이 꿀떡집의 꿀떡이 어찌나 맛이 있던지
침이 꼴딱꼴딱 떡이 꿀떡꿀떡 눈물이 찔끔찔끔
둘이 셋이 먹다 하나가 꼴까닥해도 몰랐대.

찰진 이야기가 입에 찰싹찰싹 붙여 자꾸만 되뇌게 되네요. 침이 꼴딱꼴딱 떡이 꿀떡꿀떡 눈물이 찔끔찔끔, 둘이 셋이 먹다 하나가 꼴까닥해도 모를 꿀떡이라니 생각만 해도 입안 가득 침이 스르르 고입니다.

꼴딱고개 꿀떡

그런데 꼴딱고개 꿀떡을 맛보려면 아주 큰 난관이 있대요. 고개가 높고 험하기도 하지만 이 험한 고개를 넘다가 해가 넘어가면 호랑이가 나타난다니 꿀떡은 먹고싶지만 용기를 내기는 힘든 그런 형편이었죠. 방실이네 마을 사람 중에는 꽃분이 할아버지만 오래전 이 꿀떡을 먹어봤대요. 그 맛난 꿀떡 생각에 병까지 난 방실이는 용기를 내어 꿀떡을 먹으러 꼴딱고개 꿀떡집에 가기로 했어요. 모두들 그런 방실이를 보고 그깟 꿀떡이 뭐라고 목숨을 거냐면서 한 마디씩 했어요.

꼴딱고개 꿀떡

꼴딱고개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어요. 비틀비틀 휘청휘청 넘어지고 기고 구르고 매달리고 온몸이 흙투성이가 되어 겨우겨우 꼴딱고개 아래까지 왔는데 세상에 해가 지고 말았어요. 이제 꼴딱고개보다 더 무서운 호랑이가 나타날 시간이 된 것이죠.

해님 따라 내려가야 하나? 달님 따라 올라가야 하나?

빠알갛게 산 아래로 지는 해를 내려다 보며 산 중턱에서 내려갈지 올라갈지 선택을 두고 괴로워하고 있는 방실이 마음을 나타낸 이 장면은 붉은색과 암청색, 산과 구름을 구불구불 곡선으로 처리해 뭉크의 <절규>를 떠오르게 합니다.

꼴딱고개 꿀떡

하지만 의지의 방실이는 용기를 내 꼴딱고개를 올라 꿀떡집까지 갔어요. 그런데 방실이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 쫄깃쫄깃 말랑말랑 달콤한 마지막 꿀떡을 배고픈 호랑이가 이미 다 사갔다는 꿀떡집 껄껄 총각의 말에 방실이는 주저앉아 엉엉 울고 말았어요.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방실이는 꿀떡을 달라고 호랑이를 굴로 찾아가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 맛난 꿀떡은 이미 호랑이가 다 먹어버렸대요. 마을 사람들이 그토록 무서워 한 호랑이, 알고 보니 늙어 이빨이 약해져 그동안 꿀떡만 먹고 살았다네요. 아하, 꿀떡을 사먹으려고 그리 자주 꼴딱 고개에 출몰한 것이었군요.

꼴딱고개 꿀떡

늙은 호랑이 사정을 들은 방실이가 그만 울고 일어나려던 참에 꿀떡 생각이 꼴까닥 넘어갈 만큼 아름다운 마을을 발견합니다. 마을 지붕이 꿀떡을 얹어 놓은 것 같아 보이는 건 여전히 방실이 마음에 꿀떡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기 때문일까요? ^^ 떠오르는 아침 해가 이들의 빛나는 앞날을 희망차게 예고해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에 가서 살아보기로 결심한 방실이는 껄껄 총각을 등에 업고 새 세상을 찾아갔고 호랑이는 그 길로 방실이 살던 마을로 내려갔대요. 그리곤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지요.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삶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됩니다.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자신 안에 숨은 두려움입니다. 그 선택의 순간이 두려워 그 자리에 주저앉아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그저 쳇바퀴 도는 삶을 살 수 밖에 없겠죠. 질곡의 현실 속에서 변화를 갈구하는 열정과 변화를 향해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있기에 우리 삶은 섣부르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고 그렇기에 더욱 한 번 살아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요?

꼴딱고개 꿀떡집의 기막히게 좋은 꿀떡을 맛본 꽃분이 할아버지 조차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꼴딱고개를 넘어가는 방실이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품고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갑니다. 안락한 삶 대신 스스로 삶과 운명을 개척하고 선택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실이에게 팔이 없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리가 없는 껄껄 총각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입에 찰싹 붙는 재미난 의성어 의태어로 된 문장과 화려한 그림으로 볼거리, 읽을거리, 생각거리를 가득 안겨주는 “꼴딱고개 꿀떡”,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변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이 이야기는 진정한 용기와 스스로 개척하고 선택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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