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걸음!
책표지 : Daum 책
아이스크림 걸음!

박종진 | 그림 송선옥 | 소원나무
(발행 : 2018/05/25)


덥다고 하면 더 덥다지만 너무 더워서 덥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그야말로 푹푹 찌는 찜통더위 속 한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꾸만 시원한 것, 차가운 것들에 눈길이 가게 되네요. 옷도 시원한 걸 찾게 되고 먹을 것도 그래요. 조금이라도 더 시원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보니 그림책도 시원한 것들을 찾게 됩니다. 그 간절한 마음으로 찾은 그림책이 “아이스크림 걸음!”입니다. 가재걸음, 까치걸음 같은 것은 들어봤는데 아이스크림 걸음은 무얼까 궁금해집니다. 아이스크림 걸음으로 걸으면 무더위 속 외출이 조금이라도 더 시원해질 수 있을까요?

아이스크림 걸음!

만화 봐야 하는데 어린이집으로 동생을 데리러 간 선동이는 마냥 꾸물거리는 동생 때문에 속이 타들어갑니다. 종종걸음으로 서두르는 형아의 재촉에도 동생 율동이는 어린이집 마당 달개비 풀잎 위에 앉은 달팽이를 보느라 가로수를 보느라 개미 구경 하느라 느릿느릿 꾸물꾸물 달팽이 걸음입니다. 확 그냥 잡아끌고 갈까 애를 태우던 선동이에게 퍼뜩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우리 걸음 놀이 하자!
잘 따라 하면 아이스크림 사 줄게.”

형아가 걸음 놀이하자는 말에 눈에 번쩍 떠진 걸까요?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트인걸까요? 형을 바라보는 동생 율동이의 눈빛이 반짝하고 빛납니다.

아이스크림 걸음!

선동이는 동생에게 각종 재미난 걸음걸이를 선보입니다. 좁은 골목길을 갈 때는 옆으로 쓰윽 탁 쓰윽 탁 게걸음(양손을 집게발처럼 들고 하면 더욱 재미있어요). 계단을 오를 때는 한 발로만 가야 하는 깽깽이걸음. 물웅덩이를 지날 때는 다리를 쫘악 벌리고 황새걸음. 선동이는 동생이 못 따라 하면 얼른 방법을 바꾸기도 하면서 형아답게 멋지게 시범을 보입니다. 따라쟁이 동생은 따라 하는 재미에 졸졸졸 형아 뒤를 잘도 따라갑니다. 옆도 돌아보지 않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서 말이죠.

아이스크림 걸음

좁다란 골목길도 가파른 계단도 위험해 보이는 차도도 조심조심 재미있고 안전하게 동생과 함께 집으로 돌아갑니다. 동생을 데리러 가는 것이 불만스러워 보였던 선동이의 얼굴에도 어느새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그런 형아를 따라가는 동생 율동이는 세상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는 없어 보여요.

콩콩 성큼성큼 참방참방 살금살금 겅둥겅둥 총총총 강중강중 걸음걸이마다 제각각 다 다르게 나는 발소리가 집으로 가는 길을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 줍니다. 매일 지나다니던 똑같은 길도 마음이 다르면 새롭게 보이는 법! 두 아이가 지금 그렇습니다.^^

아이스크림 걸음!

그렇게 한바탕 신나게 걷다 뛰다 보니 어느새 집 앞이에요. 마지막으로 하나 둘 하나 둘 바른걸음으로 씩씩하게 집을 향해 걷는데 이제까지 잘 따라오던 동생이 요지부동 꼼짝도 하지 않아요. 애가 탄 선동이가 뒤를 돌아보니 동생이 고양이 같은 눈빛으로 형아를 보고 이렇게 말했어요.

아이스크림!

아, 맞다. 선동이가 아까 약속했었죠. 잘 따라 하면 아이스크림 사주겠다고.

아이스크림 걸음!

아이스크림 걸음은 빛의 속도로~ (방금 뭔가 쌩하고 지나가는 거 보셨나요? ^^)

두 형제가 나란히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만화를 보고 있어요. 선풍기가 왱왱 돌아가는 집안, 이들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 세상 다 가진 형제입니다. ^^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초록으로 우거진 가로수 길, 좁은 골목길, 마을버스가 다니는 아담한 도로며 능소화가 흐드러진 빨간 벽돌집, 옹기종기 작은 집이며 동네 가게들, 우리 동네처럼 익숙한 동네 풍경이 다정하고 정답습니다.

동생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정겹고 따스하게 그려낸 그림책 “아이스크림 걸음”, 아이들에게는 일상이 놀이이고 놀이가 일상입니다.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생각해 낼 줄 아는 최고의 힘을 가진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그림책 속에 너무도 사랑스럽게 그려져 있어요.

오늘은 우리도 동네 길을 겅중겅중 걸어볼까요? 총총총 걸어 볼까요? 아! 더울 땐 뭐니 뭐니 해도 아이스크림 걸음이 최고겠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스크림 먹을 생각하면서 빛처럼 빠르게 쌩~ 아이스크림 걸음으로 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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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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