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똑똑똑

글/그림 김희경 | 현암주니어
(발행 : 2019/02/15)


누군가 나를 찾아주었음을 알리는 반가운 소리 똑똑똑. 오늘 소개할 그림책 제목도 바로 “똑똑똑”, 빈집에서 혼자 밥먹기 싫은 아이가 엄마를 기다리며 펼치는 행복한 상상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똑똑똑!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는 소리, 외로움에 빠진 이에게 결코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주는 소리 함께 들어보시죠.

똑똑똑

넓다란 식탁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카레라이스 한 그릇. 입맛이 없는지 빈 숟가락만 입에 문 채 멍하니 앉아 있는 꼬마. 아이가 앉은 의자 다리에 기대어 있는 곰인형만이 오늘 저녁 식사를 함께 해주고 있습니다. 입맛이 없는 게 아니라 함께 맛있게 먹어줄 누군가가 없었던 거군요.

바로 그 때 어디선가 들려 오는 소리, 똑똑똑! 엄마 아빠가 온걸까요? 반가움에 내다보지만 문 밖이 아니라 자신의 방에서 나는 소리였어요.

똑똑똑

무슨 소리지, 누굴까 궁금해 하며 방문을 조심스레 열자 커다란 흑곰이 먹음직스러운 사과를 한아름 들고 서 있습니다.

“안녕, 난 흑곰이야.
나랑 사과 나눠 먹지 않을래?”

“어? 나도 혼자 밥 먹기 심심했는데,
잘됐다. 같이 먹자.”

똑똑똑 소리와 함께 찾아온 반가운 흑곰과 함께 맛있는 저녁 식사를 시작하려는 순간 또 다시 들려 오는 소리… 혼자 먹는 저녁이 쓸쓸해서 입맛 없던 꼬마에게 찾아온 손님은 흑곰만이 아니었습니다. 반달곰은 근사한 식탁보를 가져왔고, 판다는 죽순을, 불곰을 물고기를, 그리고 귀여운 레서판다는 피자를 들고 찾아왔어요.

똑똑똑

아이와 함께 식사해줄 친구들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저녁 밥상 역시 근사하고 푸짐해집니다. 여기서 끝이냐구요? 그럴리가요. 모두가 파티를 시작하자며 잔뜩 들뜬 마음으로 먹기 시작하려는데 엄청난 눈보라가 갑자기 몰아치더니 배가 너무나 고파 보이는 북극곰이 나타났어요.
※ 참고로, 오늘의 포트럭 파티에 북극곰은 빈손으로 찾아왔습니다. 아마도 온난화로 심각한 환경 변화를 앓고 있는 북극과 북극곰의 현실을 표현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똑똑똑

이정도면 더이상 찾아올 친구는 없겠죠? 다시 테이블을 정리하고 모두가 맛있게 식사를 시작하려는데… 이번엔 똑똑똑 소리가 아니라 ‘띵~동’소리가…

똑똑똑

“엄마다!”

세상 그 어떤 소리보다 반가운 소리, 엄마가 돌아오는 소리. 아이는 지금껏 함께 해준 친구들에게 손 인사만 남기고 후다닥 엄마에게 달려갑니다.

똑똑똑

“그럼 이제 배고픈 엄마랑 같이 저녁 먹을까?”

“좋아요!”

온종일 엄마를 기다리며 홀로 집에 남아 있던 아이는 엄마가 현관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달려가 와락 안깁니다. 혼자 앉아 있던 넓다란 식탁만큼이나 텅 비어 있던 아이의 허전한 마음이 다시 엄마의 사랑으로 가득 차오릅니다. 엄마 역시 고단한 하루의 무게가 아이의 환한 웃음과 격한 환영 덕분에 한결 가벼워집니다.

김희경 작가는 어릴적 기억의 한 조각을 꺼내 자신의 첫 번째 그림책에 담아냈습니다. 첫 그림책이니만큼 의욕이 넘쳤을텐데도 불구하고 욕심내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구성으로 아이의 마음을 담아내는 데에만 집중한 덕분에 괜찮은 그림책 한 권이 나온 것 같습니다.

한동안 사립유치원 문제로 떠들썩 했었죠. 아이를 당장에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에게는 참 힘든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한유총의 파렴치한 집단행동에 단호하게 맞선 우리 엄마 아빠들이 참 대견합니다. 아이들에게 눈꼽만큼의 배려도 보여주지 못했던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에게 이 그림책을 보여준다면 그들이 조금은 달라지려나요? 아니겠죠!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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